서울문화재단, 예술가 힘 북돋워주는 ‘서울예술상’ 제정

이창기 대표, 취임 100일 맞아 ‘3대 전략, 10대 혁신안’ 발표

등록 : 2022-02-1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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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지난 1월26일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예술상’ 제정 등 2022년에 중점 추진할 ‘3대 전략, 10대 혁신안’을 발표했다.

2004년 재단 창립 이후 처음으로 제정

예술 지원 작품 대상으로 수상작 뽑아

예술가들 응원, 창작활동 활성화 기대

“서울시민 문화향유권도 높일 것” 예상

예술가 지원 영역에 ‘청년’ ‘원로’ 추가

‘예술인 NFT 플랫폼’ 국내 최초 구축

창작 초연 중심의 극장 ‘쿼드’ 7월 개관


축제 시즌제…“연중 다양한 축제 즐겨”

서울시의 문화예술활동을 북돋워온 서울문화재단이 2004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서울예술상’을 제정하기로 했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는 지난 1월26일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센터에서 2022년에 중점 추진할 ‘3대 전략, 10대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첫 번째 혁신안으로 ‘서울예술상’ 제정을 선언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해 10월18일 임기를 시작한 이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아 진행한 것이다. 이 대표는 취임 100일 만에 기자회견을 연 데 대해 “17곳에 이르는 서울문화재단 창작공간 및 조직과 예산 파악, 그리고 새로운 사업에 대한 조직의 변화 가능성까지 파악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의례적인 기자회견이 아니라 “예술 생태계와 서울시민에게 실질적으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업”을 제시할 수 있는 기자회견이 되도록 준비를 철저히 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예술경영 전문가다. 이 대표는 세종문화회관 경영본부장, 강동아트센터 관장, 마포문화재단 대표이사 등을 지냈으며 한국공연예술경영협회와 한국문화경제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장에서 서울예술상 제정이 “서울문화재단의 서울예술지원사업으로 선정된 1천 개 안팎의 프로젝트 가운데에서 가장 우수한 작품을 응원”하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원사업에 선정된 분들의 적극적인 창작 동기를 불러일으킬 것”이며 결국 “서울시민들의 문화향유권을 높이고, 창작활동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서울문화재단은 청년·신진·유망·중견·원로 등 예술 지원의 모든 장르와 함께, 자치구 문화재단 부문 등 분야별로 수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 대표가 이날 밝힌 ‘3대 전략, 10대 혁신안’에는 이 밖에도 서울문화재단의 큰 변화를 예고하는 굵직한 내용이 많았다.

“예술로 함께, 시민 곁으로”라는 슬로건으로 펼쳐지는 ‘3대 전략’은 첫째, 코로나19로 위축된 예술가를 위해 지원정책의 다변화를 모색하고 둘째, 서울시민의 문화향유 프로그램을 획기적으로 증진하며 셋째, 투명하고 공정한 예술환경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서울문화재단은 올해 ‘10대 혁신안’을 통해 예술가 지원을 강화하고 서울시민의 문화향유권을 높이는 다양한 정책을 시행한다. 지난해 시작한 융합예술 축제 ‘언폴드 엑스’는 대규모 융복합 전문 아트페어로 발전돼 나간다.

또 이를 구체적으로 구현할 ‘10대 혁신안’에는 ‘서울예술상’ 제정 및 그물망 예술지원체계 수립을 맨 앞자리에 두면서 ② 융합예술, 대체불가토큰(NFT) 등으로 가상플랫폼에서 미래예술 선도 ③ 신대학로 시대를 이끌 창작공간 3곳 조성 ④ 창작 초연 중심의 1차 제작·유통 극장, 대학로극장 ‘쿼드’ 개관 ⑤ 예술인 지원정보 접근성 강화한 공공앱 구축 ⑥ 예술 지원 미선정 예술가를 위한 홍보 캠페인 ⑦ 사계절 내내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시즌제 ⑧ 월 1회, 11개 창작공간에서 진행하는 예술공감 콘서트 ⑨ 예술교육 종사자를 위한 시즌제 ⑩ 예술인 신거버넌스 ‘서울문화예술포럼’ 추진 등을 담았다.

그물망 예술지원체계 수립에서는 사업규모를 역대 최대인 200억원으로 늘린 것 외에도 기존에 ‘신진→유망→중견’으로 이어지는 3단계 지원방식에 ‘청년’ 트랙과 ‘원로’ 트랙을 신설한 점이 눈에 띈다. 이에 따라 지원영역은 ‘청년·신진·유망·중견·원로’로 더욱 세분된다.

또 ‘예술인 대체불가토큰 플랫폼 론칭’은 첨단기술영역과 공익성을 잘 결합한 시도로 읽힌다. 대체불가토큰은 블록체인에 저장된 데이터 단위로, 고유하면서 상호 교환할 수 없는 사진·비디오·오디오 등의 디지털 파일을 나타내는 데 사용할 수 있다.

현재 디지털 아트와 대중문화 분야에서 대체불가토큰 경매가 서서히 늘어나는 등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순수예술 분야에서는 아직 생소한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은 이런 상황에서 국내 최초로 가상의 플랫폼에서 순수예술 분야의 예술가를 대상으로 하는 ‘예술인 NFT 플랫폼’을 론칭할 계획을 밝힌 것이다. 이 대표는 “현재 서울문화재단이 자체적으로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실무적인 제휴·검토를 활발히 해나가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 플랫폼이 “예술인들이 가지고 있는 자존감을 높여주게 될 것”이라며 “더 나아가 플랫폼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된다면 이 또한 하나의 예술 지원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대학로극장 ‘쿼드’를 오는 7월에 개관하겠다는 계획도 눈에 띈다. 쿼드는 2020년 말로 운영이 종료된 남산예술센터가 해왔던 순수창작예술의 발표 무대 구실을 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남산예술센터는 2009년부터 12년 동안 순수창작예술의 요람 구실을 해왔으나 소유주인 서울예술극단의 임대계약 종료 통보 등으로 문을 닫았다.

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는 이런 남산예술센터의 전통을 이어받아 연극뿐 아니라 무용·음악·전통·다원예술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창작 초연 중심의 1차 제작·유통 극장’으로 운영한다. 7월 ‘개관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대상·장르·형식 등 공연장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작품을 공개할 계획이다. 총 372석 규모의 블랙박스 공연장인 쿼드는 현재 무대와 장비 등에 대한 정비작업을 진행 중인 상태다.

연극인에게 꿈과 힘이 되어온 ‘서울연극센터’는 11월 재개관한다.

서울문화재단은 이와 함께 9월에는 장애예술 분야의 시각예술 레지던시로 독보적인 역할을 구축해온 ‘잠실창작스튜디오’를, 11월에는 연극인들에게 꿈과 힘이 되어온 ‘서울연극센터’를 재개관한다. 두 공간은 모두 현재 리모델링 중에 있다. 서울문화재단은 올해 차례로 문을 여는 쿼드와 잠실창작스튜디오, 그리고 서울연극센터가 시너지를 내어 ‘신대학로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서울거리예술축제등 축제는 계절과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시즌제’가 추진된다.

‘서울시민을 위한 문화향유 프로그램 증대’ 계획도 눈에 띄는 혁신안 중 하나다. 서울문화재단은 계절과 관계없이 서울의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최대한 즐길 수 있는 ‘서울아트페스티벌 시즌제’를 추진한다. ‘대부분의 축제가 특정 시기에 편중됐다’는 한계를 보완해 시민 누구나 축제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개편하는 것이다. 봄과 가을에 서울 서커스 축제인 ‘서커스 캬바레’ ‘서커스 캬라반’을 시작으로 ‘제1회 서울생활예술페스티벌’ ‘서울거리예술축제’ ‘서울비보이페스티벌’과 유망 예술가들의 성과공유 페스티벌인 ‘비넥스트’(BENXT)가 열린다.

또한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11개의 창작공간에서는 매월 첫째 주 목요일 오전 11시에 공연과 음악이 함께하는 예술공감 콘서트 ‘스테이지 11’을 선보이며 서울시민의 오전 일상을 바꾼다. 오는 4월부터 연말까지 진행될 이 콘서트는 총 5천 명에 이르는 관람객에게 무료 공연을 선사하고 예술단체와 출연진에게는 공연 기회를 제공한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사진 서울문화재단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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