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주택의 미래

<세상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등록 : 2022-03-1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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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의 삶은 코로나19 이전의 삶과는 여러 면에서 크게 달라질 것이다. 그중 주택 등 주거의 측면에서 보면 어떨까.

주택 문제 전문가인 배문호 엘에이치(LH)토지주택대학교 겸임교수의 <세상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바른북스 펴냄)는 이런 궁금증에 답할 만한 책이다. 저자는 1988년 공기업인 대한주택공사(현 LH)에 입사해 주택공급팀장 등으로 34년간 근무한 주택 전문가다.

총 5부로 구성된 책은 1부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 삶의 모습 변화를 담은 뒤, 2부에서는 행복주택, 사회주택, 신혼희망주택 등을 통해 우리나라 주택정책을 소개한다. 또 3부에서는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주장을 담고, 4부에서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주거형태인 아파트 주거공동체 문제를 다룬다.

이 가운데 핵심은 역시 주택 문제다. 작가는 코로나 이후 우리가 주목할 주택 공급 방식으로 기본주택을 제시한다. 현재의 공적 주택 공급은 청약가점제도에 의한 것인데, 2007년 만들어진 이 제도는 3~4인 가족을 전제로 하는 제도이기에 현재 1~2인 가구가 보편적인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 그러므로 저자는 무주택자이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는 ‘기본주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기본주택의 핵심은 토지임대부주택이다. 가령 경기도가 2020년 초에 발표한 장기임대형 및 분양형 기본주택을 보자. 임대형은 무주택자 누구나 역세권 등 핵심 지역에 고밀 개발하여 적정 임대료를 내고 30년 이상 장기간 거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 분양형은 환매조건이 부여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으로, 50년 이상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 이때 국가나 지자체 등이 소유한 토지에 대해 토지임대료를 내기 때문에 초기 분양금이 크게 줄어든다. 토지임대료를 내고 살다가 10년이 지나면 이사 가고 싶을 때 다시 공공기관에 되파는 주택이다. 지은이는 이렇게 토지를 통한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방안을 만드는 것을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게 하는 진정한 투자라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초고층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5층 이하 저층 아파트에 사는 사람보다 병원 가는 횟수가 2배 이상 많으며, 그 이유가 고층아파트는 건축공학적으로 일반 아파트에 비하여 훨씬 조밀한 성격의 시멘트를 사용해 자연통풍이 잘 안 되기 때문이라는 등 전문성을 가미해 짚어주는 주거의 이모저모가 흥미롭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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