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사람·생활 모든 분야 ‘지도’ 바꿔 동작구 가치 높이겠다”

'일하는 동작, 새로운 변화’ 구정 표어

동작형 재정비사업 도시 외형 바꿀 것

동작구청 주식회사로 정비사업 지원

평균 165일 걸리던 서류 작업 60일로

노량진 민자역사 동작 랜드마크 조성

흑석역 9호선 급행 정차 교통난 해소

폭우 피해 막는 배수 시설 건설 노력

뉴욕 코넬테크 같은 산업단지 만들어

청년 창업 메카로…일자리 창출 기대

“백 마디 말보다 성과로 약속 지킬 것”

박일하(59) 동작구청장은 국토교통부에서 36년간 잔뼈가 굵은 공무원 출신이다. 지난 2월 원주지방국토관리청장을 그만두고 동작구청장에 출마해 당선됐다. 박 구청장은 “역량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곳이라 여겨 동작구를 선택했다”며 “재개발, 재건축 인프라를 바꾸는 데 저보다 잘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구청장은 취임하자마자 구청장실에 민원실을 만들어 주민 소통에 적극적이다. 이날도 주민 2명이 찾아와 박 구청장에게 “4년 동안 잘해달라”고 당부하고 돌아갔다. 10월27일 동작구청장실에서 박 구청장을 만나 4년 동안의 구정 운영에 대해 들었다.

구청장에 취임한 지 넉 달이 지났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취임 한 달이 지났을 때 사상 유례없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그 당시 하루도 빠짐없이 수해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을 실시간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사당동 극동아파트 기전실이 침수돼 단전·단수됐을 때 대방빗물펌프장에서 동력양수기를 가져와 물을 퍼냈다. 극동아파트 수해 복구하느라 김밥 한 줄 먹고 이틀을 지냈다. 평생 먹을 욕도 이때 다 먹었다. 그러다보니 몸무게가 6㎏이나 빠졌다. 그날 이후 모든 현장에 방문해 주민 삶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보고 주민 불편에 귀를 기울이려 노력한다.”

구정 슬로건 ‘일하는 동작, 새로운 변화’의 의미는? 또한 ‘최고의 가치 도시’는 어떤 것인가?

“‘일하는 동작, 새로운 변화’는 ‘더 큰 동작’으로 나아가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다. ‘동작의 새로운 변화’를 만드는 데 온 힘을 쏟겠다는 의미이다. 지난 12년간 변화의 동력을 잃어버린 ‘동작의 변화’를 바라는 구민의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

구민이 자부심을 가지는 ‘최고의 가치 도시’를 만드는 게 목표다. 도시, 사람, 생활, 역사·문화 등 모든 분야의 지도를 바꿔 동작구의 가치를 높이겠다. 노량진 민자역사를 랜드마크로 조성하고 동작구형 재정비사업으로 도시의 외형을 바꾸겠다. 보육 으뜸 도시와 경쟁력 있는 교육도시를 조성하고 어르신 여가생활 보장 등으로 사람의 가치를 높이겠다. 전자상거래 거점공간 설치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생활 인프라를 구축해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겠다. 문화예술 시설 확충, 국립현충원 명소화로 풍요로운 도시를 만들겠다.”

동작구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는?

“도시개발이 시급하다. 그동안 뚜렷한 개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도시정비사업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개발 속도는 더디고 주거지 가치는 저평가됐다. 지역발전의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주택정비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 구가 주도해 ‘선 계획 후 개발’ 하겠다. 동작구의 주택정비지역은 총 29곳이다. 지난 9월 서울시 주택공급 확대 정책인 ‘모아타운’ 대상지 추가 공모에 2곳이 선정됐다.”

재개발·재건축을 위한 동작구청 주식회사 설립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나?

“10월19일 ‘대한민국 동작 주식회사’ 설립 절차를 마무리했고 이달 말 정식 출범한다. 기존 어르신일자리 주식회사를 확대 개편했다. 청년, 여성 일자리를 비롯해 주택정비사업부까지 뒀다. 도시계획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 컨설팅 기구인 주택정비사업부는 사업 설명, 서류 작성 안내 등 단계별 지원업무를 담당한다. 인허가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이른 시일 내에 정비사업을 완료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평균 165일 걸리던 것을 110일을 줄여 60일 만에 사업 준비를 끝낼 수 있다. 재개발은 평균 착공까지 13년, 입주까지 15~16년이 걸린다. 이렇게 오래 걸리는 재개발을 입주까지 4년 안에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

동작구의 현안 중 하나가 노량진 민자역사 개발이다.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궁금하다.

“2023년 착공하는 게 목표이다. 2002년부터 개발이 추진됐지만 아직 착공도 못했다. 노량진 민자역사 주식회사의 기업회생 절차가 마무리되면 후속 절차를 신속히 이행하겠다. 노량진 민자역사를 여의도 63빌딩과 비교되는 서울의 랜드마크로 만들고자 한다. 노량진 일대는 국제금융지구 여의도와 국제업무지구 용산과 인접하고 한강변을 접한 최고의 입지이다. 서울시도 최근 노량진을 포함한 한강변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했다. 수협이 보유한 인근 부지와 연계해 노량진역사를 신성장 거점으로 육성하겠다.”

노량진에 뉴욕의 코넬테크 같은 청년창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노량진 고시촌이 있는 만양로 일대를 신산업 중심지로 만들어 다양한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 2만 평 부지에 대학원을 유치하고 산학연 산업단지를 만드는 일이다. 빅데이터, 차세대 통신, 인공지능 등 동작구만의 신산업을 발굴하고 자유로운 창업 기회를 보장하는 청년 창업의 메카를 조성하겠다. 기업이 들어오면 청년 일자리 창출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 신대방동 기상청 이전 예정 터에는 넷플릭스나 디즈니 등에 영상 콘텐츠를 공급할 복합문화콘텐츠 단지를 조성해 관련 기업을 육성하겠다.”

지난여름 폭우에 동작구 지역이 큰 피해를 봤다. 원인과 해결 방안을 듣고 싶다.

“12월까지 건축·토질·구조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민간특별조사위원회’가 피해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 침수 취약 지역인 사당동과 성대시장 일대는 근본적인 침수 저감대책을 추진하겠다. 배수터널이 함께 설치되는 사당동 일대의 ‘이수~과천 복합터널 민간투자 사업’은 현재 실시협약 체결을 위한 실무 협상 중이다. 성대시장 일대는 100년 빈도 강우에 대비한 ‘도림천과 대방천 지하방수로 건설사업’을 하루빨리 추진할 수 있도록 돕겠다. 아울러 현장에서의 수해방지 대책도 병행 추진 중이다. 저지대 주택·상가에 물막이판과 역류방지 밸브를 설치하고 필요한 곳에는 물막이판 높이를 40㎝에서 60㎝로 높이기로 했다.”

굵직한 개발 정책이 많다. 이 밖에도 힘 쏟는 정책이 있다면?

“동작구는 대규모 도시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장래 교통수요가 급증할 것이며 이에 대비한 교통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상습 정체 구간인 현충로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흑석역 9호선 급행열차 정차가 꼭 필요하다. 흑석동 대규모 정비사업이 완료돼 7천 가구 이상이 입주하면 현충로의 교통체증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지금도 막히는데 감당할 수 없다. 자가용 이용자가 전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전환해야 하는데, 지금 9호선 완행역으로는 부족하다. 서울시가 반대하고 있지만 가능하도록 설득하겠다.

자동차전용도로가 대중교통 중심 도로로 바뀌는 여의교 지하차도~본동 한강대교 남단 약 2.1㎞ 구간에 ‘노들로 구조개선 사업’을 추진 중이다. 2차선인 서달로는 4차선으로, 4차선인 흑석로는 8차선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상습 정체 구간인 동작대로 교통 혼잡을 해소하기 위한 ‘이수~과천 복합터널 사업’이 이른 시일에 착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자치단체장에게 필요한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구민에 대한 책임감은 자치단체장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38만 동작구민의 선택을 받은 구청장직은 막중한 책임을 갖고 그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자리이다. 구민과의 약속인 공약을 지키는 일, 구민의 목소리를 듣는 일, 수해를 입은 구민을 돌보는 일 등 지역의 크고 작은 모든 일에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구민에게 한 말씀 해달라.

“‘우리 구청장 잘 뽑았다’ ‘동작구가 많이 바뀌었다’는 말을 듣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백 마디 말이 아닌 손에 잡히는 성과로 구민들에게 보여드리겠다. 동작에 사는 것 자체가 자부심이 되도록 하겠다.”

글 이충신 선임기자 cslee@hani.co.kr

사진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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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하 동작구청장은?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자문위원(2022년), 20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국토교통 특보(2022년) △국토교통부 원주지방국토관리청장(2021년 8월~2022년 2월) △제천고, 서울과학기술대 토목공학과(학사), 서울과학기술대 철도전문대학원 공학박사 △충북 제천 출생(1963년)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