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의 변화로 완성되는 행복

정원오│성동구청장

등록 : 2024-08-0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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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15분도시’가 주목받고 있다.
‘15분도시’는 기후위기와 대도시 과밀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된 것으로, 문화, 복지, 의료, 여가 등 우리의 일상에 꼭 필요한 기능을 멀리 이동하지 않고도 생활반경과 가까운 곳에서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데서 착안한 개념이다. 한마디로 ‘이동에 드는 시간을 줄여 휴식, 취미활동, 가족‧친구 모임 등 각자의 여가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으로 모두가 ‘도시에서의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안 이달고 프랑스 파리 시장이 2020년 재선에서 ‘15분도시’를 공약으로 채택했고, 미국 포틀랜드, 호주 멜버른,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크게 호응받으며 전 세계로 확산하는 추세이다. 도시 정책의 관점과 기준이 시설과 공간 중심에서 ‘일상생활과 시간’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살기 좋은 도시는 쉼터, 일터, 삶터가 조화롭게 발전한 지속가능한 도시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를 가까운 곳에서 모두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동구가 올해 개인의 일상 가까운 곳에서 필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성동형 일상생활권’ 조성에 집중하는 이유이다. ‘성동형 일상생활권’은 15분도시와도 일맥상통한다. 구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교통망을 촘촘하게 구축하여 이동시간을 단축하고 주거, 건강, 교육, 여가 등 필수 사회적 기능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성동형 일상생활권’ 정책을 실행하기까지 많은 시간을 고민하고 공부하고 연구했다. 특히, ‘15분도시’의 개념을 정립한 카를로스 모레노 프랑스 소르본대 교수를 직접 찾아가 자문하고 영감을 얻었다. 그 특별한 인연으로 올해 5월에 열린 ‘성동형 일상생활권 구축을 위한 15분도시 성동포럼’에 모레노 교수를 초청해 특강을 진행했다. 강연에서 모레노 교수는 성동구가 15분도시 이론을 도시행정에 접목하여 실행력 있게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성동형 일상생활권은 성동구민 누구나15분 안에 도시 주요 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30분 내로 출퇴근이 가능한 ‘15분 도시 30분 출퇴근’을 지향한다. 문화와 여가, 돌봄공공서비스 등 생활의 필수 기능을 사는 곳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도록 한다. 이를테면 걸어서 5분 거리에 정원과 공원, 10분 거리에 도서관과 관공서, 15분 거리에 병원과 상업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대중교통으로 30분 이내에 회사에 갈 수 있는 도시이다.

생활반경 안에서 필수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려면 이동에 소요되는 시간이 최소화되어야 한다. 도보나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이 핵심이나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고, 시내버스나 마을버스 노선도 충분하지 않은 한계가 있다. 이에 교통망을 촘촘하게 구축하기 위한 방안으로 성동구는 올해 공공시설 셔틀버스를 도입한다. 마을버스 노선의 공백이 있는 구간에 공공시설 셔틀버스를 투입하여 이동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다. 이동시간을 줄여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지난 7월에는 ‘성동구 공공시설 셔틀버스 운영 조례’를 제정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주민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올해 10월 시범운영을 앞두고 있다. 셔틀버스는 교육시설, 문화시설, 체육시설, 구청, 동주민센터, 보건소 등 관공서를 비롯한 주요 공공시설을 연계하여 운행할 예정이다.


공공시설 셔틀버스가 본격 운영되면 의료, 문화, 복지시설 등 공공시설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고, 일상생활권 내 연결망이 강화되어 삶의 질도 함께 향상된다. 주민 중심의 대중교통 정책이 현실화되는 것은 물론, 무상교통 도입으로 주민의 이동권이 보장되어 지역 내 이동이 곧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도 가능해진다.

주거, 일, 건강, 레저, 교육 등 필수 서비스 이용에 지리적 불평등, 불균형한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노력은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 전체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 그렇기에 ‘15분 도시 30분 출퇴근’이 가능한 성동형 일상생활권 도시를 만드는 일은 행복에 대한 근접성을 높이는 것이다.

지난해 7월 성동구청 3층 대강당에서 열린 ‘15분도시 아이디어 워크숍’에서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행사에서는 주민과 마을활동가, 시,구의원 등 약 60명이 강의를 듣고 체험형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성동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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