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희망 키우는 동작구 ‘만원주택’

서울, 이곳동작구 ‘양녕 청년 주택’

등록 : 2024-08-2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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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여, 야망을 가져라’(Boys, Be Ambitious).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이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명언이다. 하지만 요즘 청년들에게 막연히 꿈을 가지라 하기에는 현실이 너무 가혹하다. 그래서인지 ‘3포세대’를 넘어 이미 ‘엔(N)포세대’로 살아가는 청년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에서 ‘내 집 마련’은 삶의 가장 중요한 기반을 만드는 것이며, 부를 축적하는 수단으로 여긴다. 하지만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하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런 서울 한복판에 ‘월세 1만원’만 내면 살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동작구가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탄생시킨 ‘만원주택’이다. 2000년대 초반 텔레비전 인기 프로그램 ‘만원의 행복’을 떠올려보라. 당시에도 생활비 만원으로 일주일을 버티기 어려웠는데 20여 년이 지난 지금 월세 1만원으로 주거를 해결한다니, 그것도 서울에서 말이다. 시쳇말로 역대급 정책이다.

동작구는 옛 양녕주차장 부지에 공공임대주택을 건립해 지역 청년들을 맞이했다. 7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지난 4월 첫 입주를 시작해 100일이 조금 넘은 지금 전 세대가 입주를 마쳤다. 연면적 3229㎡에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로 총 36가구(가구별 35㎡)와 부설 및 거주자우선 주차장, 주민공동이용시설 등으로 구성됐다. 고즈넉한 주택가에 위치해 조용하고 마을버스 정류소가 바로 앞에 있어 생활 여건이 매우 좋다.

외관은 마치 대학 캠퍼스에 온 듯한 느낌을 주며 건물 내부는 신축 건물 특유의 깨끗하고 깔끔한 분위기가 돋보인다. 각 가구에는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필수 가전제품은 물론 화장실, 주방 등 주거 공간이 갖춰야 할 것은 전부 준비돼 있다. 층마다 다양한 교류를 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커뮤니티실이 마련돼 있고 탁 트인 외부 공간이 있어 주거의 주요 기능인 ‘쉼’을 잘 구현했다.

도대체 어떻게 만원주택을 가능하게 했을까? 혹자는 ‘세금으로 지원하는 것 아니냐’ ‘주변 주택가의 월세 시장을 교란하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답을 먼저 말하자면 둘 다 ‘아니요’다.

동작구는 2022년 10월 출범한 혁신 성장 출자기관 ‘대한민국동작주식회사’를 통해 만원주택을 실현했다. 수익금(잉여금)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도록 주식회사를 만들고 1호 공헌 사업으로 ‘양녕 청년 주택’을 추진했다. 가령 주변 월세 시세가 40만원이라면 주식회사가 39만원을 내고 입주 청년들이 1만원을 내는 것이니, 세금 투입도 없고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지도 않는다.


향후 동작구는 지원 대상을 넓혀 신혼부부도 1만원에 거주할 수 있는 ‘동작형 전세임대주택’까지 도입할 예정이다. 출산, 결혼, 청년 문제 등 말만 앞세우는 정책보다는 실질적인 정책으로 동작구는 마치 고요한 연못에 던진 작은 돌이 큰 파문을 일으키듯 만원주택이 임대주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양녕 청년 주택’이 추구하는 목표는 뚜렷하다. 청년들이 안정된 거주지에서 2~4년 안에 자립해 나갈 수 있도록 디딤돌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만원주택에서 꿈을 키우고 성장해 나가는 청년들이 늘어날수록 우리 사회의 미래도 더욱 밝아지리라 믿는다.

김봉준 동작구 홍보담당관 주무관, 사진 동작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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