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한국으로 새로운 삶의 관점

외국살이 서울살이 l 루시 알레만드(프랑스)

등록 : 2025-01-09 15:11 수정 : 2025-01-09 20:17

크게 작게

어학원 한국어 선생님과 한국 음식을 맛보고 있다.

외국살이 서울살이’는 서울살이를 하는 외국인들이 겪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진솔하게 터놓는 열린 발언대입니다. seoul01@hani.co.kr로 투고환영합니다. 편집자주

저는 프랑스에서 온 루시입니다. 이번은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다른 나라에 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습니다. 지난해에 한국을 여행했는데 그때부터 한국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여행을 통해 한국에서 일상을 살며 다른 모습을 발견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제가 평생 알고 지낸 모든 사람과 떨어져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프랑스를 떠나 한국에 왔습니다. 저는 한국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왔습니다. 저에게는 맞서고 싶은 큰 도전이었습니다.

정착 초기에 어학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어학원이 학교에서 꽤 멀어서 버스로 통학했습니다. 저는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서 왔기 때문에 한국의 대중교통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대중교통을 탈 때 모든 것이 이해하기 쉬웠고 특히 네이버 지도는 경로, 노선이나 버스 번호, 교통 흐름(원활, 보통, 막힘), 소요 시간 등 모든 것을 표시하기 때문에 편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예의가 있어 보였습니다. 대중교통 시설 안에서는 매우 조용했고 다른 승객을 방해하는 탑승객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 시스템은 좋게 보였고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금방 적응하게 됐습니다.

첫눈이 내린 날, 버스는 교통체증으로 느리게 움직였고 만차였지만 승객들은 붐비는 와중에도 서로를 배려했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대중교통을 타는 한국식 방법이 있는 점입니다.


지하철을 탈 때 내리는 사람이 먼저 내릴 수 있도록 양쪽으로 줄 서서 기다렸다가 타고 에스컬레이터에서는 오른쪽에만 서 있어서 급한 사람이 먼저 갈 수 있게 길을 내어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일상생활을 더 쉽게 만들어주는 그런 작은 것들을 많이 봤습니다.

계엄령이 발표됐을 때도 똑같았습니다. 버스는 시위를 피하기 위해 우회했습니다. 계엄령은 한밤중에 발표됐고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습니다. 외국인 신분으로서 한국이 앞으로 어떤 모습이 될지는 불확실했으며 구체적인 정보를 얻기 어려웠습니다.

함께 사는 룸메이트와 어학원장의 조언에 따라 저는 어학원에 등원했습니다. 분위기는 놀라울 정도로 차분했습니다. 사람들은 앞으로의 일에 어느 정도의 불안감을 느끼는 같았지만 다른 ‘평범한’ 날처럼 출근했습니다. 일부 지역은 출입이 금지됐지만 서울에서는 불안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시민들의 시위는 평화롭게 진행됐습니다. 시민들은 다른 사람들이 지나갈 수 있도록 통로를 확보하고 서로 나란히 앉아 시위를 진행했고, 행인들은 아무 문제 없이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 집회는 평화롭고 차분하며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이러한 시위 모습은 제 나라인 프랑스의 모습과는 굉장히 다릅니다. 안타깝게도 프랑스의 일부 시위는 훨씬 더 공격적이고 무례하며 위험합니다. 한국 시위는 다른 나라들에 한국의 모습을 보여주는 예시로 작용합니다. 저는 이 나라에 산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저를 포함한 많은 외국인을 놀랍게 하고 매료되게 만드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앞으로 어떠한 많은 놀라움을 발견할지 기대됩니다. 저는 제 기준에 따라 한국에서 지낼 것을 결정했고 앞으로 어떠한 어려움을 겪게 되든 제 마음속에 남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글·사진 루시 알레만드(프랑스) 번역 지은진(홈스테이 매니저)

[원문]

From Europe to South Korea : new life perspectives

I am Lucie from France. It was my last chance to come to a country as a Working Holidays Visa holder. I travelled last year in Korea which I have felt in love with since. I wanted to take another shot in order to discover Korean daily living side!

Away from every person that I have known all my life, I flew away from France to start a new life here. I came without knowing a thing about Korean language.

For me, it was a huge challenge that I wanted to take on! I decided to take language class at first. I lived quite far from the school so I had to take the bus to go there and, coming from a small town, I was really impressed by Korean public transports infrastructures.

Everything is quite easy to understand, especially with the NAVER app: the grail. Everything is indicated in this app: the route, the line or the number of the bus, the capacity of public transports (good, usual, busy), the hours and the duration.

The users' behaviour is very civilized : usually, the public transports are very calm, no one disturbs the peacefullness of others. This system is well thought and I wasn't really used to it at first. But I enjoyed it quickly! During the first snow fall, the bus trafic was slow and even if the public transports were full of people, they were very respectful from each other depiste the crowd.

However, there is a Korean way of getting on public transports: making your way out, queuing up one behind the other to wait for the metro, getting on the right-hand side of the escalator to let those in a hurry pass. There are lots of little things like that that make everyday life easier.

It was the same when martial law was announced, with buses diverted to avoid most of the demonstrations. This announcement was made during the night and was completely unexpected. With so much uncertainty about my status and especially about the future of this country, it was difficult to get any concrete information. On the advice of my flatmate and the head of the language centre, I went to my class.

The atmosphere was surprisingly calm: people had gone to work like any other ‘normal’ day, even if you could feel a certain anxiety about what was to come. Some areas were off-limits, but there was no sense of insecurity in the capital. The demonstrations went off peacefully: people were coordinated, sitting next to each other, legs crossed, and passageways had been laid out so that people could move around without any problems.

These rallies were peaceful, calm and musical. This way of demonstrating is totally different from those in my country. These are unfortunetaly much more virulent, disrespectful and dangerous in some cases. Despite everyone's position, the demonstrations in South Korea are an example for many countries.

I've only been living in this country for a month, and some things still puzzle me and others fascinate me. I can't wait to discover this new country full of surprises.

I know that I've chosen a country that matches my criteria and that will remain in my heart no matter what trials I've been through or those that lie ahead.

Full name is Lucie Allemandou

email : Lucie.allemandou94@gmail.com

편집자주) 번역글은 맥락 이해를 위해 의역 및 설명 내용 추가했음.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