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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도시건축비엔날레 열리는
DDP 방문해 도시전 둘러봐
익선동 한옥마을·서울로 등 탐방
직원 임신 축하카드 등 정책 반영 쏠쏠
서울 중구청 무한상상청춘클럽 ‘인피니티’ 팀의 최다영 팀장(맨 오른쪽) 등 5명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는 ‘도시전’을 보러왔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지난 14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중구청 직원 5명이 ‘떴다’. 중구청 무한상상청춘클럽의 ‘인피니티’ 팀 멤버인 최다영(공원녹지과·팀장), 조원희(여성가족과), 송준미(건강관리과), 전유리(도심재생과), 심수연(주택과)씨다. 20대 중반~30대 중반의 2~7년차 직원들이다. 이아름(가로환경과)씨는 사정이 있어 참여하지 못했다.
멤버들은 이날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주요 프로그램인 ‘도시전’을 둘러봤다.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중국 상하이, 북한 평양 등 세계 50개 도시의 다양한 공공프로젝트 전시를 통해 도시문제에 대한 해법을 공유하자는 뜻에서 마련된 자리다. 최다영 팀장은 “세계 도시들이 고민하는 주택·환경·보건·기후변화 등의 문제를 살피고 각자의 영역에 맞게 시사점을 얻고 싶어 관람했다”며 “구청에서 하는 모든 일이 결국 도시와 관련된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시전 관람 이후 멤버들은 19일 ‘액션 리포트’를 썼다. “평양의 실제 아파트를 모델하우스로 재현한 ‘평양살림’ 전시는 남한과 북한의 경제·문화적 차이를 확연히 보여줬고 양쪽의 균형 있는 발전이 절실히 필요함을 느끼게 했다.”(조원희) “주요 도시들의 인구, 면적 등 여러 지표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한 전시물이 인상 깊었다. 서울이 다른 도시에 비해 살인율은 낮았지만, 10년 넘게 자살률 1위인 점을 많이 생각했다.”(송준미) 이렇게 인피니티는 한달에 한번꼴로 ‘현장’을 찾는다. 현장을 배우고, 그 속에서 주민들에게 보탬이 될 창의적 아이디어를 궁리하기 위해서다. 지난 5월 시작해 그동안 익선동 한옥마을, 서울로 7017,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CJ제일제당센터, 사무실 공유기업 ‘위워크’ 을지로점 등을 방문했다. 현장 탐방에서 벤치마킹한 아이디어들은 구정에 쏠쏠하게 반영되고 있다. 익선동 한옥마을의 한옥 카페와 차가 다니지 않는 골목 등은 필동 일대에서 진행 중인 ‘서애길 명소사업’에 도움을 줬다. CJ제일제당이 시행 중인 직원 임신 키트 축하 선물 제공은 구청이 바로 도입했고, 패밀리데이 식당 50% 할인은 ‘가정의 날’ 충무아트홀 공연 할인으로 이어졌다. 인피니티의 출발은 지난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청은 직원들의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공모와 추천을 통해 17명의 젊은 7~9급 직원으로 무한상상청춘클럽을 만들었고, 최다영 팀장 등 6명은 ‘인피니티’라는 이름을 짓고 뭉쳤다. ‘무한대’(∞)를 뜻하는 영어 단어에서 따온 이름이다. 청춘클럽에는 ‘또 하나의 선물’(6명)과 ‘하이파이브’(5명) 등 다른 두 팀도 활동하고 있다. 구청엔 애초 국별로 4~9급 직원들이 참여하는 창의동아리가 있었으나, 직원들이 의무로 느끼고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측면이 있어 과감히 폐지하고 청춘클럽으로 틀을 바꿨다. 인피니티는 ‘스스로 창의적인 사람이 되자’와 ‘모든 직원이 창의적이 되는 직장 분위기를 만드는 데 기여하자’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최 팀장은 “공무원은 딱딱하고 보수적인 집단이라는 인식이 강한 탓인지 의외로 스스로 혁신과 변화에 목말라한다”며 “좋은 사람들과 창의 활동을 하는 게 재밌다”고 했다. 인피니티를 포함한 청춘클럽의 활동은 현장 탐방에 그치지 않는다. ‘창의리더’란 말을 들으며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확산시키는 창구 노릇을 하고 있다. 무한상상청춘엽서를 통해 직원들이 평소 생각하는 불편한 점이나 업무 개선사항, 더 나은 주민 서비스를 위한 제안 등을 100건 넘게 받았다. 이 가운데 건축물대장 정리 문자 알림, 부동산 중개수수료 안내 서비스, 쓰레기통 없는 화장실 만들기, 직원 물물교환장터 개최 등 10여건은 실제 행정에 반영됐다. 인피니티에 대한 동료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구청은 현장 탐방 때 활동비를 지원하고, 활동 실적에 따라 개별 인센티브도 준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조직 변화의 주인공은 창조적인 직원들”이라며 “흥미 있는 창의 활동이 구정에 도움을 주고 양질의 주민 서비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조직 문화로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정재권 선임기자 jjk@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도시전 관람 이후 멤버들은 19일 ‘액션 리포트’를 썼다. “평양의 실제 아파트를 모델하우스로 재현한 ‘평양살림’ 전시는 남한과 북한의 경제·문화적 차이를 확연히 보여줬고 양쪽의 균형 있는 발전이 절실히 필요함을 느끼게 했다.”(조원희) “주요 도시들의 인구, 면적 등 여러 지표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한 전시물이 인상 깊었다. 서울이 다른 도시에 비해 살인율은 낮았지만, 10년 넘게 자살률 1위인 점을 많이 생각했다.”(송준미) 이렇게 인피니티는 한달에 한번꼴로 ‘현장’을 찾는다. 현장을 배우고, 그 속에서 주민들에게 보탬이 될 창의적 아이디어를 궁리하기 위해서다. 지난 5월 시작해 그동안 익선동 한옥마을, 서울로 7017,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CJ제일제당센터, 사무실 공유기업 ‘위워크’ 을지로점 등을 방문했다. 현장 탐방에서 벤치마킹한 아이디어들은 구정에 쏠쏠하게 반영되고 있다. 익선동 한옥마을의 한옥 카페와 차가 다니지 않는 골목 등은 필동 일대에서 진행 중인 ‘서애길 명소사업’에 도움을 줬다. CJ제일제당이 시행 중인 직원 임신 키트 축하 선물 제공은 구청이 바로 도입했고, 패밀리데이 식당 50% 할인은 ‘가정의 날’ 충무아트홀 공연 할인으로 이어졌다. 인피니티의 출발은 지난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청은 직원들의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공모와 추천을 통해 17명의 젊은 7~9급 직원으로 무한상상청춘클럽을 만들었고, 최다영 팀장 등 6명은 ‘인피니티’라는 이름을 짓고 뭉쳤다. ‘무한대’(∞)를 뜻하는 영어 단어에서 따온 이름이다. 청춘클럽에는 ‘또 하나의 선물’(6명)과 ‘하이파이브’(5명) 등 다른 두 팀도 활동하고 있다. 구청엔 애초 국별로 4~9급 직원들이 참여하는 창의동아리가 있었으나, 직원들이 의무로 느끼고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측면이 있어 과감히 폐지하고 청춘클럽으로 틀을 바꿨다. 인피니티는 ‘스스로 창의적인 사람이 되자’와 ‘모든 직원이 창의적이 되는 직장 분위기를 만드는 데 기여하자’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최 팀장은 “공무원은 딱딱하고 보수적인 집단이라는 인식이 강한 탓인지 의외로 스스로 혁신과 변화에 목말라한다”며 “좋은 사람들과 창의 활동을 하는 게 재밌다”고 했다. 인피니티를 포함한 청춘클럽의 활동은 현장 탐방에 그치지 않는다. ‘창의리더’란 말을 들으며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확산시키는 창구 노릇을 하고 있다. 무한상상청춘엽서를 통해 직원들이 평소 생각하는 불편한 점이나 업무 개선사항, 더 나은 주민 서비스를 위한 제안 등을 100건 넘게 받았다. 이 가운데 건축물대장 정리 문자 알림, 부동산 중개수수료 안내 서비스, 쓰레기통 없는 화장실 만들기, 직원 물물교환장터 개최 등 10여건은 실제 행정에 반영됐다. 인피니티에 대한 동료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구청은 현장 탐방 때 활동비를 지원하고, 활동 실적에 따라 개별 인센티브도 준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조직 변화의 주인공은 창조적인 직원들”이라며 “흥미 있는 창의 활동이 구정에 도움을 주고 양질의 주민 서비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조직 문화로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정재권 선임기자 jjk@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