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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베이커리&카페’에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해
은 팀장, 2013년 징검다리 구실
SPC·푸르메재단 협력
서울시, 지자체 중 첫 사회공헌 대상
25개 서울시 기관과 협력 모색
‘장애인의 날’인 지난 20일 서울도서관 ‘행복한 베이커리&카페’에서 윤장호·서진욱 바리스타(왼쪽부터)와 은신애 서울시 사회협력팀장이 활짝 웃고 있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은신애 서울시 사회협력팀장은 일주일에 1~3차례 시청 본청과 연결된 서울도서관 5층을 찾는다. 이곳에 있는 ‘행복한 베이커리&카페’ 때문이다. 외부 손님과 미팅도 이 카페에서 하고, 유기농 빵을 살 때도 꼭 들른다.
행복한 베이커리&카페는 조금 특별한 곳이다. 이곳에선 서진욱(25) 바리스타 등 장애가 있는 두 사람이 비장애인 2명과 함께 일한다. 서 바리스타는 카페에서 일한 지 6년째인 ‘베테랑’이라서 주문받고 커피 만들고 빵 파는 업무에 특별한 어려움이 없다. ‘장애인의 날’인 지난 20일, 서 바리스타는 “카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들어온 첫 직장”이라며 “주문이 밀리거나 바쁠 때는 힘도 들지만 돈을 벌고 독립적인 존재로 생활하니 좋다”고 말했다. 조금 어눌하지만 다부진 그의 말에 은 팀장의 얼굴에 웃음이 퍼진다. 은 팀장이 이곳과 2013년에 인연을 맺었다. 서울시와 장애인 지원 공익재단인 푸르메재단, 제과제빵 전문기업인 SPC그룹이 힘을 모아 카페를 연 그때, 은 팀장은 ‘징검다리’ 구실을 했다. “서울시는 서울도서관의 유휴공간 제공과 행정적 지원을, 푸르메재단은 운영을, SPC행복한재단은 기술과 예산을 각각 맡았어요. ‘공공-기업-민간’의 3자 협치로 장애인 일자리 같은 사회·지역 문제를 푸는 거지요.” 은 팀장은 이런 3자 협력을 ‘사회공헌 혁신모델’이라 했다.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는 행복한 베이커리&카페는 푸르메센터, 서울시인재개발원, 온조대왕문화체육관, 시립은평병원, 서울도서관, 푸르메재단넥슨어린이재활병원, 서초구청 등 서울에 모두 7곳이 있다. 이들 카페에서 19명의 장애인과 13명의 비장애인 청년이 일하고 있다. 임승대 SPC행복한재단 사무국장은 “1년 이상 일하고 자격 조건을 갖춘 장애인 바리스타 7명은 SPC가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했다”며 “카페에서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똑같이 일하며 고객들과 소통하는 모습이 많아질수록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이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은 팀장은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사회복지기관에서 일하다 2012년 5년 임기제 공무원으로 서울시 사회협력팀장이 됐다. 그리고 지난해에 재임용됐다. 사회협력팀은 민관 협력사업을 전담하기 위해 서울시가 지방자치단체(지자체) 최초로 만든 조직이다. 민관이 협력할 수 있는 사업과 적절한 시청의 부서를 연결하고, 업무 협약을 맺도록 돕고, 사업이 잘 진행되는지 살피는 것이 은 팀장의 일이다. “처음엔 부서 간 벽이 높았어요. 각 부서가 고유 업무에 바쁘기도 했고, 기업과 협력하는 것이라 주저하는 모습도 보였어요.” 하지만 협력사업이 하나둘 성과를 내면서 3자 협치를 보는 시선이 부드러워졌다고 한다. 2015년엔 기아자동차, 사단법인 ‘그린라이트’와 함께 장애인 가족에게 여행용 특수차량과 경비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서울시는 사업 홍보와 장애인 가족 모집을 맡고, 기아자동차는 차량과 예산을 지원하고, 그린라이트는 운용을 맡는다. 또 지난 9일엔 에너지기업인 ‘SK E&S’가 환경재단, 서울시공공보건의료재단과 함께 소아천식 어린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협약을 맺기도 했다. SK E&S는 환경재단 등과 함께 소아천식을 앓고 있는 취약계층 어린이 55명이 만 18살이 되기 전에 완치되도록 매달 의료비와 약제비를 지원하고, 각 가정에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와 미세먼지 투과방지 마스크 등도 제공한다. 이런 성과가 좋은 평가를 받아 서울시는 이달 초 ‘대한상공회의소·포브스 사회공헌대상’에서 사회공헌활동 지원 부문 대상을 받았다. 지자체 중 이 상을 받은 것은 서울시가 처음이다. 은 팀장은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지역 문제들을 원활하게 풀어내는 데 민관 협력이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은 팀장은 요즈음 서울시의 ‘관관 협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서울문화재단, 서울복지재단, 서울장학재단 등 서울시에 속해 있는 25개 기관의 민간협력 업무 담당자들과 ‘서울시 산하기관 민간협력 협의체’를 만들어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장학재단과 서울시향이 힘을 모아 가정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 음악도에게 시향 단원이 레슨을 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며 “협의체를 통해 더욱 다양한 협력사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재권 선임기자 jjk@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행복한 베이커리&카페는 조금 특별한 곳이다. 이곳에선 서진욱(25) 바리스타 등 장애가 있는 두 사람이 비장애인 2명과 함께 일한다. 서 바리스타는 카페에서 일한 지 6년째인 ‘베테랑’이라서 주문받고 커피 만들고 빵 파는 업무에 특별한 어려움이 없다. ‘장애인의 날’인 지난 20일, 서 바리스타는 “카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들어온 첫 직장”이라며 “주문이 밀리거나 바쁠 때는 힘도 들지만 돈을 벌고 독립적인 존재로 생활하니 좋다”고 말했다. 조금 어눌하지만 다부진 그의 말에 은 팀장의 얼굴에 웃음이 퍼진다. 은 팀장이 이곳과 2013년에 인연을 맺었다. 서울시와 장애인 지원 공익재단인 푸르메재단, 제과제빵 전문기업인 SPC그룹이 힘을 모아 카페를 연 그때, 은 팀장은 ‘징검다리’ 구실을 했다. “서울시는 서울도서관의 유휴공간 제공과 행정적 지원을, 푸르메재단은 운영을, SPC행복한재단은 기술과 예산을 각각 맡았어요. ‘공공-기업-민간’의 3자 협치로 장애인 일자리 같은 사회·지역 문제를 푸는 거지요.” 은 팀장은 이런 3자 협력을 ‘사회공헌 혁신모델’이라 했다.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는 행복한 베이커리&카페는 푸르메센터, 서울시인재개발원, 온조대왕문화체육관, 시립은평병원, 서울도서관, 푸르메재단넥슨어린이재활병원, 서초구청 등 서울에 모두 7곳이 있다. 이들 카페에서 19명의 장애인과 13명의 비장애인 청년이 일하고 있다. 임승대 SPC행복한재단 사무국장은 “1년 이상 일하고 자격 조건을 갖춘 장애인 바리스타 7명은 SPC가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했다”며 “카페에서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똑같이 일하며 고객들과 소통하는 모습이 많아질수록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이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은 팀장은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사회복지기관에서 일하다 2012년 5년 임기제 공무원으로 서울시 사회협력팀장이 됐다. 그리고 지난해에 재임용됐다. 사회협력팀은 민관 협력사업을 전담하기 위해 서울시가 지방자치단체(지자체) 최초로 만든 조직이다. 민관이 협력할 수 있는 사업과 적절한 시청의 부서를 연결하고, 업무 협약을 맺도록 돕고, 사업이 잘 진행되는지 살피는 것이 은 팀장의 일이다. “처음엔 부서 간 벽이 높았어요. 각 부서가 고유 업무에 바쁘기도 했고, 기업과 협력하는 것이라 주저하는 모습도 보였어요.” 하지만 협력사업이 하나둘 성과를 내면서 3자 협치를 보는 시선이 부드러워졌다고 한다. 2015년엔 기아자동차, 사단법인 ‘그린라이트’와 함께 장애인 가족에게 여행용 특수차량과 경비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서울시는 사업 홍보와 장애인 가족 모집을 맡고, 기아자동차는 차량과 예산을 지원하고, 그린라이트는 운용을 맡는다. 또 지난 9일엔 에너지기업인 ‘SK E&S’가 환경재단, 서울시공공보건의료재단과 함께 소아천식 어린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협약을 맺기도 했다. SK E&S는 환경재단 등과 함께 소아천식을 앓고 있는 취약계층 어린이 55명이 만 18살이 되기 전에 완치되도록 매달 의료비와 약제비를 지원하고, 각 가정에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와 미세먼지 투과방지 마스크 등도 제공한다. 이런 성과가 좋은 평가를 받아 서울시는 이달 초 ‘대한상공회의소·포브스 사회공헌대상’에서 사회공헌활동 지원 부문 대상을 받았다. 지자체 중 이 상을 받은 것은 서울시가 처음이다. 은 팀장은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지역 문제들을 원활하게 풀어내는 데 민관 협력이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은 팀장은 요즈음 서울시의 ‘관관 협력’에도 힘을 쏟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서울문화재단, 서울복지재단, 서울장학재단 등 서울시에 속해 있는 25개 기관의 민간협력 업무 담당자들과 ‘서울시 산하기관 민간협력 협의체’를 만들어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장학재단과 서울시향이 힘을 모아 가정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 음악도에게 시향 단원이 레슨을 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며 “협의체를 통해 더욱 다양한 협력사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재권 선임기자 jjk@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