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공유
1983년 6월, 석촌호수 서호에서 바라본 전경. 왼쪽 기와지붕 집이 1984년 서울시가 무형문화재 전승을 위해 지은 서울놀이마당이다. 밤이 되면 호수 남쪽에 들어서던 포장마차촌은 공원 정비 등을 이유로 1989년 강제 철거되어 사라졌다
2016년 6월, 로사나 부띠끄 호텔 옥상 위에서 석촌호수를 바라본 전경. 왼쪽 하얀 천막이 서울놀이마당 야외시설이다. 호수 남쪽에는 카페와 식당, 관광호텔들이 들어섰고, 석촌호수 위로 인공섬 매직 아일랜드가 생겨났다. 서울시, 기억발전소 제공
오래된 아파트가 숲을 이룬 잠실에는 사막 한가운데의 오아시스처럼 석촌호수가 있다. 잘 정비된 산책로 덕에 근처 주민들의 단골 휴식처다. 1985년부터 잠실동에 정착한 장기원(70)씨 역시 30년 넘게 호변 달리기로 하루를 시작했다. 그의 또 다른 낙은 서쪽 서울놀이마당의 전통극을 관람하는 것이었다. 장인이 공연하는 날에는 야외 천막 끄트머리에 겨우 서서 까치발을 들어야 할 정도로 사람이 모였다.
1980년대 말부터는 밤에도 석촌호수 주변을 밝히는 포장마차들이 들어섰다. 88올림픽 폐막식 뒤 외국 선수단들이 회포를 푼 일화로도 유명한 포장마차촌은 직장 동료와 막걸리·파전으로 하루의 피로를 풀거나, 마중 나온 부인과 소주잔 기울이며 삶의 애환을 털어놓는 장소였다. 시유지로 묶여 황량했던 석촌호수 주변은 1988년 롯데가 백화점과 호텔, 놀이 시설을 지으면서 끊임없이 변화했다. 현재는 사시사철 열리는 축제와 완공을 앞둔 제2롯데월드몰 등 다채로운 볼거리로 주민은 물론 내외국인 관광객들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
박소진 기억발전소 기획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