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변종카페 거리에서 청년창업 요람으로

강동구 엔젤공방거리

등록 : 2020-03-2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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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하기 좋은 계절, 찬란한 봄이 돌아왔다. 하지만 봄이 와도 코로나19로 인해 봄 같지 않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은 마음을 애써 누를 수밖에 없는 요즘이다.

갑갑한 마음에 주위를 둘러보니 걷는 것만으로도 답답한 마음이 한결 가실 것 같은 문화거리, 색다른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강동구 성내동에는 청년들의 빛나는 꿈으로 다시 태어난 엔젤공방거리가 있다. 엔젤공방은 ‘마음씨 좋은 조력자’라는 의미의 엔젤과 ‘물건을 만드는 곳’이라는 공방이 합쳐진 말이다.

이 거리는 엔젤공방이 생기기 전인 2016년에는 걷다보면 절로 어깨가 움츠러드는 변종카페 밀집 거리였다. 거리가 위치한 성안로에는 36개의 변종카페가 줄지어 늘어서 있어 민원이 끊이지 않았고, 특히 주위에는 학교도 있어 주민들은 아이들 보기 민망하고 무섭다며 거리를 피해 다녔다.

이런 사정으로 강동구는 관련 부서와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주거환경 개선, 상권 활성화 방안 마련에 고민했고, 여러 차례에 걸친 전방위적 분석과 대안사업을 검토한 끝에 성내동 변종카페 거리에 ‘엔젤공방’을 만들어 청년 창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엔젤공방에 입주하는 이들에게 점포 리모델링, 임대보증금과 함께 첫해에 한해 월세 절반을 지원해 아이디어와 기술, 열정은 있으나 자금이 부족한 청년들이 마음껏 꿈과 열정을 펼칠 수 있도록 했다.

구는 위생업소 단속을 해온 부서와 함께 건물주, 영업주를 만나 설득에 설득을 거쳐 성내도서관 인근 변종카페 1곳을 확보해 그 자리에 ‘엔젤공방 1호점’을 2016년 6월에 최초 개소할 수 있었다. 4년 남짓 지난 현재 1호점으로 시작한 엔젤공방은 19호점으로 늘었다. 아기자기하고 창의적인 공방이 들어서면서 어두침침했던 거리는 활기차게 변했고, 찾는 사람도 자연히 많아져 골목상인들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어나고 있다. 강동역 3번 출구에서 나와 성내도서관이 있는 엔젤공방거리 시작점으로 가면 도자기·플라워·디저트·가죽·젓가락·일러스트·금속공예·애견액세서리 등 다양한 주제를 가진 공방을 볼 수 있다. 강동구 성안로는 4년 만에 ‘변종카페가 난립하는 유해업소 거리’에서 ‘청년이 찾는 문화 예술의 거리’로 변했다.

그러자 엔젤공방에 대한 공공기관 등 벤치마킹 문의가 이어졌다. 구는 거리의 지속적인 성장과 문화거리 조성, 종합적인 홍보·커뮤니티 공간이 필요해져 엔젤공방 허브센터도 조성하게 됐다. 허브센터는 4월 중에 개관할 예정으로 성내도서관 주변 변종업소 6개가 밀집한 건물을 매입해 건립했다. 지하 1층에서 지상 5층까지의 건물로 새로 리모델링된 성내도서관과 함께 청년 창업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거점이자 커뮤니티의 중심지로 활용될 예정이다. 구는 지난 4년간의 엔젤공방거리 성과를 진단하고 개선해 실질적인 지원체계를 갖추고, 강풀만화거리, 성내시장 등 주변 문화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성안로를 청년 문화와 경제 중심의 거리로 발전시킬 것이다. 아직은 쌀쌀한 기운이 남아 있다. 하지만 코를 간질이는 따뜻한 바람과 향긋한 꽃이 가득할 4월이면 새롭게 태어날 엔젤공방 허브센터와 함께 엔젤공방거리의 제2의 도약을 기대해본다.


김혜령 강동구청 홍보과 언론팀 주무관

사진 강동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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