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지원주택 늘어 불편 없이 살 수 있길 바라요”

인터뷰 | 함응모 회원

등록 : 2021-12-16 16:39 수정 : 2021-12-1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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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둥지 이야기 공모전 현장실사단과 함응모씨가 인터뷰하고 있다. ‘원광 아빠들의 따뜻한 모임’ 제공

“장애인 자녀 양육을 오롯이 아내에게만 맡긴 아빠들이 뒤늦게 각성해 만들었죠.”

2008년부터 ‘원광 아빠들의 따뜻한 모임’(원광아빠모임) 활동을 해온 함응모(57)씨는 10일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아빠들은 아이가 아픈 것을 아내 탓으로 돌리고 아이를 돌보지도 않아 대부분 부부 사이가 좋지 않다”며 “하지만 아빠들이 자조모임을 만들고 아이에게 관심을 쏟으니 아내들도 좋아하고 사이도 좋아졌다”고 했다.

중랑구 신내동 원광장애인종합복지관 아빠들의 자조모임인 원광아빠모임은 2005년 만들어져 2015년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을 하면서 체계화된 단체로 바뀌었다.

“장애인이 세상 속에서 살아가려면 세상에 노출해야 해요.” 원광아빠모임은 중랑구 주민 모임 중랑마을넷과 마을라운딩 프로그램을 만들어 장애인 자녀들을 지역 사회에 ‘노출’시켰다. 부모와 장애인 자녀들이 지역에 있는 식당, 공원 등을 함께 둘러보며 일상 속에서 비장애인을 마주하게 했다. 하지만 처음에는 서러움도 많이 당했다. 함씨는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가면 아예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곳도 있고 손님 없는 한가한 때에 오라는 곳도 있었다”며 “먼저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를 위해 원광아빠모임은 2018년 중랑마을넷과 함께 장애인 인식개선 강사 양성과정을 만들었다. 부모와 장애인을 교육해 장애인 부모가 강사, 장애인 자녀가 보조강사로 나섰다. 강사 교육을 받은 부모와 장애인들은 2019년부터 학교나 단체 등에서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했다. 함씨는 “지금껏 3년째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하고 있는데, 점차 지역 사회도 장애인을 대하는 시선이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이 아이들 직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보람이 크다”고 했다.

원광아빠모임은 장애인 자녀들이 직업을 갖고 독립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발달장애인 6명이 2016년부터 중랑구청 내 다솜카페에서 바리스타로 근무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발달장애인 2명이 중랑구 청년조례를 만드는 데 함께 참여해 지역 사회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발달장애인과 부모들은 무척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함씨는 “마스크를 쓰기 싫어하는 발달장애인은 학교도 제대로 못 가고 산책도 못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며 “이런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부모 중 한 명이 직장을 그만둔 가정도 많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함씨는 요즘 장애인 복지가 좋아졌다지만 앞으로 아이들이 독립해서 살아갈 주택이 가장 큰 고민거리다. 함씨는 “장애인이 편리하게 살 수 있는 장애인지원주택이 많아져 장애인이 불편 없이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충신 선임기자 cslee@hani.co.kr

현장실사 윤창섭 한국사회주택협회 회원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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