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커뮤니티 넘어 청년창업 모임 활동도 시작했죠”

인터뷰 | 권혜수·신유라 입주자

등록 : 2021-12-16 17:28 수정 : 2021-12-1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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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둥지 이야기 공모전 현장실사단과 ‘우리 하메’ 회원들이 인터뷰하는 모습. 우리 하메 제공

“무엇보다 여자 혼자 생활하려니 보안과 안전이 가장 큰 걱정거리였어요.”

정보통신 관련 출판사에서 기획자로 일하는 권혜수(27)씨는 처음에는 고시원 생활을 하다가 너무 답답하고 불편해 원룸을 얻으려고 했으나 비용이 만만찮았다. 권씨는 11일 “에어스페이스 1호점은 한집에 6명이 함께 생활해 안전한 주거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어 선택했다”고 했다.

신유라(30)씨는 사교적인 천성으로 공동주거 생활이 적당한 것 같아서 에어스페이스 1호점에 입주했다. 신씨는 “젊은 여성들이 공통된 주제로 수다를 떠는 게 정신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며 “다양한 의견을 접할 수 있어 나 자신이 성장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권씨와 신씨는 2020년 5월 관악구 대학동에 있는 에어스페이스 1호점에 입주했다. 에어스페이스는 청년 1인 가구를 위한 공동주거 공간으로 개인 침실을 제외한 거실, 부엌, 화장실 등을 입주자가 공동으로 사용한다. 사회적기업 어울리가 운영하는 에어스페이스는 3호점까지 있는데, 권씨와 신씨가 있는 1호점은 건물 3~4층에 각 6명씩 입주해 있다. 3층에는 두 사람을 비롯해 21~33살 여성 6명이 함께 산다.

권씨와 신씨는 공동생활을 하면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거 커뮤니티 ‘우리 하메(하우스메이트를 줄인 말)’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공동생활에서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그러려면 규칙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에어스페이스 입주자들은 월 1회 음식을 나눠 먹으며 대화한다. 서로 불편한 것들을 얘기하고 공동으로 사용하는 거실, 화장실, 부엌과 냉장고, 쓰레기, 신발장 등과 관련한 규칙을 만들었다. 만장일치로 만든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당장 벌칙을 주기보다는 우선 경고한다. 신씨는 “규칙 위반을 2~3차례 반복하면 커뮤니티 모임 시간에 규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돌려서 말한다”며 “그러면 당사자가 알아서 규칙을 지키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고 사과도 한다”고 했다.

에어스페이스 1호점 입주자들은 주거 커뮤니티를 넘어 지난 6월 ‘스타트크루 프로젝트’라는 청년창업모임도 만들었다. 스타트크루 프로젝트는 창업에 필요한 인력을 모으지 못해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네트워크를 만들어주는 플랫폼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권씨는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있어 다소 늦어졌지만, 내년 4월께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했다.


1인 가구는 지역 공동체에 스며들기 힘든데 공동주거 공간 입주자들은 김장, 쓰레기 봉사, 재래시장 장보기 등 소규모 단체 활동으로 지역 사회와 더 친밀하게 교류하고 있다. 신씨는 “1인 가구는 지역 사회와 똑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 고독감을 많이 느낀다”며 “공동주거 생활을 통해 정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이충신 선임기자 cslee@hani.co.kr

현장실사 김준호 한국사회주택협회 회원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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