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도서관서 만나는 ‘트윈세대 감성 충전소’

영등포구 선유도서관 ‘사이로’

등록 : 2024-02-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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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서관 2층

글로벌 세대이자 인터넷과 모바일에 능숙하고, 감성과 트렌드에 민감해 소비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젊은 세대 중에서도 ‘트윈세대’가 있다. ‘세대’와 ‘사이’(Between)를 결합한 단어인 ‘트윈세대’는 12살에서 16살에 해당하는 연령대를 의미한다. 어른들에게는 그저 비슷해 보이는 아이들이지만 놀이터에서는 더 어린 동생들에게, 피시(PC)방이나 노래방에서는 고등학생 언니, 형들에게 치이는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에 ‘낀’ 세대라고 한다.

트윈세대를 위한 전용공간이 영등포에 생긴다. 27일 개관하는 양평동3가 선유도서관 ‘사이로’가 바로 그곳이다. 사이로는 도서문화재단씨앗에서 2018년부터 추진해온 ‘도서관 속 트윈세대 전용공간 프로젝트(space T)’의 일환으로 전국에서 여섯 번째이자 서울시 최초로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는 트윈세대가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고 자유롭게 활동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 넓혀갈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도서관 안에 만드는 사업이다.

도서문화재단씨앗은 프로젝트 기획, 공간 설계 및 시공, 콘텐츠 기획 등에 10억원의 기금을 들였다. 영등포구는 트윈세대 대상지 제공을 비롯해 콘텐츠 준비, 전담 운영 인력 배치 등을 맡았으며, 원활한 운영을 위해 개관 후 2년 동안 협업한다.

사이로는 시간의 틈, 공간의 사이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탐색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곳은 이름뿐 아니라 내부 공간설계까지 트윈세대와 머리를 맞대고 소통하며 조성했다고 한다. 스페이스 티(space T) 공모에 선정된 후, 2022년 9월부터 11월까지 영등포에 거주하는 트윈세대 3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

선유도서관 평상존

사이로는 선유도서관 2, 3층에 복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이로 탐험이 시작되는 2층에는 준비된 재료를 이용해 상상하는 것을 만들 수 있는 메이킹존, 안락한 공간에서 편하게 만화책이나 영화를 보거나 비디오게임과 보드게임을 할 수 있는 평상존, 사진과 영상 촬영을 배워보는 사진존 등이 있다.

복층 구조인 덕에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아기자기한 정원을 조성해 초록의 감성을 더했다. 도서관이 딱딱한 공간이 아닌 푸릇푸릇한 자연 느낌이 나는 힐링 공간이었으면 좋겠다는 트윈세대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이다.


3층은 보다 색다른 공간으로 채워졌다. 나만의 책을 만들어보는 스토리존, 레트로 감성이 물씬 나는 레코드(LP)와 턴테이블에 더해 연주나 작곡까지 할 수 있도록 전자키보드가 있는 음악존, 스콘이나 빵을 만들 수 있는 베이킹존까지 기존 도서관에서는 보기 힘든 체험형 열린 공간이다.

공간마다 개성과 감성이 가득한 이곳에서 트윈세대 아이들은 새로운 경험을 쌓아가며 자율적인 공간의 주인공이 된다. 트윈세대는 부모 품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하며 스스로 무엇인가를 결정하는 인격의 주체로 성장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도서관이지만 마음껏 놀며, 탐구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된 공간인 사이로에서 이들은 무한한 영감을 받고 자율적인 활동을 함으로써 삶의 경험치를 쌓아갈 것이다.

트윈세대라면 꼭 한번 친구들과 함께 사이로를 방문해보자. 상상하는 그 이상의 재미와 특별함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안진원 영등포구 미래교육과 도서관팀 주무관

사진 영등포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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