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in 예술

국악서 영감 얻은 클래식

클래식 대편성곡 작곡 최진석

등록 : 2023-02-0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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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연주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기법에서 오케스트라 곡의 영감을 얻었어요.”

2월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제14회 아르코한국창작음악제(이하 ‘아창제’)에서 선보이는 <비올라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음표놀이’>를 작곡한 최진석(40)씨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번 대회가 끝난 직후 열리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스위스 바젤콩쿠르’ 파이널에서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후보자로 올라가 있다. 정통 클래식의 대편성 곡을 만드는 데 한국음악의 연주기법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그의 고백은 이번 연주회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우리 연주기법 중 시김새는 국악 연주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방법이죠. 한국음악에는 즉흥적인 요소가 많잖아요? 제 곡에도 솔로 독주자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특성이 있어요.”

음을 가지고 논다는 뜻을 가진 ‘음표놀이’를 제목으로 사용한 이유도 시김새의 제멋대로인 특성을 대변하기 위해서다. 시김새가 올라가는 방향성을 가진 위로 꺾기인 ‘추성’과 아래로 꺾는 ‘퇴성’을 의미한다면, 현을 조롱하는 ‘농현’은 우리가 알고 있는 비브라토와 바이브레이션을 뜻한다.

바젤콩쿠르는 2월9~12일 결선을 마치고 최종 결과가 나온다. 2017년 시작한 이 콩쿠르는 역사가 길지 않지만 작곡가들 사이에서는 세계적인 대회로 통한다.

“세계적인 대회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역사, 심사위원, 상금 등을 갖춰야 해요. 바젤은 상금 규모가 클 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좋은 곡을 쓴다는 심사위원이 참여하죠. 게다가 가장 쓰기 어렵다는 오케스트라 곡이기 때문에 로망이 있어요.”

대편성이라는 점에서 아창제는 바젤과 비슷하다. 오케스트라 곡의 경우 들어볼 기회가 많지 않은데 아창제에서 미리 들어봄으로써 여러 면에서 공부가 많이 됐다는 것이다. 이번에 바젤 대회에 출품할 때도 더 좋은 곡을 만들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고 한다.


“많은 콩쿠르가 악보 심사만 하고 등수를 매기는데, 작곡가들에게 연주 기회는 소중합니다. 그 어떤 선생님에게서 배울 수 있는 수업보다 값진 경험이라 의미가 남다릅니다.”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축제기획실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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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석은 상명대와 연세대 대학원에서 작곡을 공부했으며 영국 맨체스터대 작곡전공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중앙음악콩쿠르와 세로츠키 국제작곡가대회 1위를 하고 아창제 등에 다수 작품이 선정됐다. 우현예술상(2021), 대한민국작곡상 우수상(2022)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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