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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이야기에서 ‘틀린 그림 찾기’ 하며 신선함 느끼는 실험극

겹괴기담(~9일)

등록 : 2023-10-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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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기(대학로극장 쿼드) 제공

50년이 다 돼가는 연극 원작이 여전히 신선하다. 여섯 개의 막 사이에서 두 개의 괴기담이 교차하는 독특한 구조를 지닌 연극이 대학로극장 쿼드의 블랙박스에서 다시 관객과 만난다.

양방향 객석, 비지정석으로 운영되는 이번 무대는 거대한 검은 장막 속 다섯 개로 나뉜 공간에서 각 공간의 배우들이 펼치는 이야기를 살펴보는 식으로 진행된다. 괴기담의 원형을 보여주는 간단한 이야기들이다. 두 이야기와 더불어 몽타주식 장면들이 합쳐져 결과를 만드는 형식은 기존의 ‘연극 보기’와는 다르게, 틀린 그림 찾기나 퍼즐 맞추기에 참여할 때와 같은 체험을 선사한다. 그리고 그 관객의 참여가 창작자와 관객만이 공유하는 새로운 극적 세계를 구성한다.

결과적으로 관객은 이야기 속 주인공의 역경에 공감하기보다는 두 이야기의 차이와 공통점을 인식하며 신선함을 느끼게 된다. 5개 공간의 양쪽에서 출발한 길 잃은 주인공의 이야기가 한 칸씩 이동하며 가운데서 만나고 다툼이 일어난다. 미국의 실험극이 크게 성행했던 1960~70년대 뉴욕에서 실험극으로 두각을 나타낸 작가이자 연출가인 마이클 커비가 70년대 말 내놓은 원작은 괴기담의 내용보다 형식이 중요하기에 이 작품은 구조주의 연극으로 불린다.

우리나라 구조주의 연극의 거장으로 손꼽히며 아흔 가까운 나이에도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는 김우옥 연출(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의 <겹괴기담>은 지난해 한국연극평론가협회의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선정되기도 했다. 서사 중심의 전통 연극을 탈피한 실험연극을 계속해서 선보이는 김 연출은 이 작품을 40년에 걸쳐 다섯 번째 선보이며 관객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 고령에도 동시대 연극에 관한 깊은 고민을 이어가고 있는 김 연출의 도전이 대학로극장 쿼드 특유의 실험적인 분위기와 어우러져 대학로의 관객 선택지를 넓히는 중이다.

대학로극장 쿼드의 쿼드초이스 시리즈 중 하나인 <겹괴기담>은 10월6~9일 총 6회 진행된다. 전소현, 이윤표, 김지영, 김광덕, 권슬아, 이아라 배우가 무대에 오른다. 만 16살 이상 관람 가능.

장소: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극장 쿼드 시간: 금 저녁 7시30분, 토~일 오후 3시·7시, 월 오후 3시 관람료: 5만원 문의: 1577-0369

이준걸 서울문화재단 홍보마케팅팀 대리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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