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여 점의 작품과 글로 ‘한국 근현대 대표 화가 장욱진’을 깊이 본다

한국 근현대 화단을 대표하는 화가 장욱진(1917~1990)의 대규모 회고전이 한창이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에서 만나던 대표작들을 포함해 그동안 축적된 장욱진 연구와 전시를 되짚어 약 60년간 꾸준하게 이어진 작가의 미술 활동 270여 점을 망라했다. 동선 곳곳에 배치된 장욱진 작가의 글과 아카이브 자료가 생생한 이해를 돕는다.

특히 이 전시는 ‘동심 가득하고, 작고, 예쁜 그림’이라는 기존 단편적인 평가를 넘어 관람객이 작가의 지속적이고 일관된 창작 태도를 그림 속에서 읽어낼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를 위해 궁극적으로 장욱진이 추구하던 주제 의식과 조형 의식에 관해 쉽고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전시는 크게 4부로 나뉘어 1부와 4부에서는 작가의 연대별 작품 세계를, 2부에서는 장욱진 그림 속 반복되는 소재의 분석을, 3부에서는 작가의 불교적 세계관과 철학적 사유를 다뤘다.

학창 시절부터 중장년기의 작품을 살펴보는 1부에서는 기존에 소개되지 않았던 학생 작품전의 수상 실적 등 새롭게 밝혀진 장욱진의 초기 행적을 공개했다. 작가의 독창적인 한국적 모더니즘이 구축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2부는 까치, 나무, 해와 달 등 작가의 대표적 모티프들이 갖는 상징성과 의미, 도상적 특징을 분석했다. 작가의 생전 마지막 작품인 ‘까치와 마을’(1990)이 최초로 전시됐다.

3부에는 아내의 초상을 그린 ‘진진묘’로 시작된 작가의 불교 주제 회화를 모아두었다. 장욱진이 처음 그린 가족 그림인 1955년 작 ‘가족’도 최초 공개됐다. 그간 행방을 알 수 없었으나 전시 준비 과정에서 일본에서 발견돼 전시할 수 있었다. 4부에서는 1970년대 이후 동양화를 캔버스에 옮긴 듯한 말년 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다. 작가는 동양의 정신과 형태를 일체화시켜 한국적 모더니즘을 창출했다고 평가받는다.

매일 3회 작품 해설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온·오프라인 참여형 워크숍이 상시 진행되고 있으니 전시 관람 후 감상을 정리해보는 것도 좋겠다. 문화누리카드 소지자는 덕수궁 입장료를 포함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장소: 중구 정동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시간: 화·목·금·일 오전 10시~저녁 6시, 수·토 오전 10시~저녁 9시 관람료: 2천원 (덕수궁 입장료 1천원 별도) 문의: 02-2022-0600

이준걸 서울문화재단 홍보마케팅팀 대리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