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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가 1976년 처음 언급
문화가 전파되는 과정을 설명한 개념
소셜에선 동영상·사진 등으로 전달돼
자유롭게 해석되며 전파·생명력 높여
몇 년 전 보도됐던 ‘한강 위 고양이’ 영상 패러디 게시물 널리 퍼지며 인기 얻어
프로게이머 김혁규의 “중꺾마” 발언도 수없이 변형되며 사람들에게 힘 북돋워 최근 회사에서 소셜미디어 트렌드와 새로운 기능을 발표하는 행사를 했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인기를 끈 순서는 ‘제트(Z)세대의 마음을 읽어주는’ 트렌드 미디어 캐릿(www.careet.net)이 발표한 최신 밈 트렌드 소개였다. 그 내용을 참고해 밈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밈’(meme)은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1976년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문화의 진화를 설명하면서 처음 만든 용어다. 도킨스는 문화가 전파되는 것은 어떤 개념이 뇌에서 뇌로 퍼져 나가면서 증식하고 변화하고 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유전이 아닌 모방을 통해서 습득하고 나타난 트렌드를 도킨스는 ‘밈’이라고 정의했다. 도킨스는 이 밈이 유전자와 동일하게 변이, 경쟁, 자연선택 등의 과정을 거쳐 전달되면서 진화한다고 봤다. 밈은 문화적으로 관련된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나타내는 이미지 또는 동영상이다. 언어뿐 아니라 동영상, 사진, 음성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진다. 밈은 해시태그가 되기도 하고 움직이는 그림파일인 지아이에프(GIF) 파일이 될 때도 있으며 짧은 동영상 형태로 전달되기도 한다. 유머를 위해 글과 사진이 결합하기도 한다. 기존 문화를 비판하거나 색다른 하위문화를 대변하는 대변인이기도 하다. 현대에는 밈이 문화적 농담으로 통하기도 한다. 밈은 유행어와 비슷하게 온라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흥하고 사라진다. 자발적으로 나오고 창의적으로 재생산되고 복제되면서 다양한 맥락에서 형태를 바꾸면서 진화한다. 빠르게 등장하고 입소문을 타는 만큼 빠르게 사라지기도 한다. 밈은 아는 사람끼리의 우리만의 언어다.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의사소통이 잘되듯 밈은 인터넷 세상에서 너와 나만 아는 언어다. 밈을 즐기는 ‘나’라는 사람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감각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도 많다. 밈에는 원본이 되는 영상이나 장면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기만의 스타일로 밈을 해석하고 자유롭게 가지고 논다. 그러면서 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몇 년 전 보도됐던 ‘한강 위 고양이’ 영상 패러디 게시물 널리 퍼지며 인기 얻어
프로게이머 김혁규의 “중꺾마” 발언도 수없이 변형되며 사람들에게 힘 북돋워 최근 회사에서 소셜미디어 트렌드와 새로운 기능을 발표하는 행사를 했다. 이날 행사에서 가장 인기를 끈 순서는 ‘제트(Z)세대의 마음을 읽어주는’ 트렌드 미디어 캐릿(www.careet.net)이 발표한 최신 밈 트렌드 소개였다. 그 내용을 참고해 밈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밈’(meme)은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1976년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문화의 진화를 설명하면서 처음 만든 용어다. 도킨스는 문화가 전파되는 것은 어떤 개념이 뇌에서 뇌로 퍼져 나가면서 증식하고 변화하고 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유전이 아닌 모방을 통해서 습득하고 나타난 트렌드를 도킨스는 ‘밈’이라고 정의했다. 도킨스는 이 밈이 유전자와 동일하게 변이, 경쟁, 자연선택 등의 과정을 거쳐 전달되면서 진화한다고 봤다. 밈은 문화적으로 관련된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나타내는 이미지 또는 동영상이다. 언어뿐 아니라 동영상, 사진, 음성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진다. 밈은 해시태그가 되기도 하고 움직이는 그림파일인 지아이에프(GIF) 파일이 될 때도 있으며 짧은 동영상 형태로 전달되기도 한다. 유머를 위해 글과 사진이 결합하기도 한다. 기존 문화를 비판하거나 색다른 하위문화를 대변하는 대변인이기도 하다. 현대에는 밈이 문화적 농담으로 통하기도 한다. 밈은 유행어와 비슷하게 온라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흥하고 사라진다. 자발적으로 나오고 창의적으로 재생산되고 복제되면서 다양한 맥락에서 형태를 바꾸면서 진화한다. 빠르게 등장하고 입소문을 타는 만큼 빠르게 사라지기도 한다. 밈은 아는 사람끼리의 우리만의 언어다.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이 의사소통이 잘되듯 밈은 인터넷 세상에서 너와 나만 아는 언어다. 밈을 즐기는 ‘나’라는 사람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감각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도 많다. 밈에는 원본이 되는 영상이나 장면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기만의 스타일로 밈을 해석하고 자유롭게 가지고 논다. 그러면서 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밈은 문화적으로 관련된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나타내는 이미지 또는 동영상이다.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다닙니다” 동영상을 매일 한 차례 올리는 인스타그램 계정(@daily.kongkong.cat).
최근 인기를 끄는 밈으로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다닙니다”가 있다. 2021년 <엠비엔>(MBN) 기자가 추위에 얼어붙은 한강 위를 걸어가는 고양이 모습을 보도한 귀엽기도 하고 엉뚱하기도 한 영상이 소재다. 엑스(X)와 인스타그램, 틱톡 등으로 퍼지다가 2024년 들어 유행하는 밈이 됐다. 1일 1 영상을 올리는 인스타그램 계정(@daily.kongkong.cat)도 생겼다. 매일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다닙니다”라는 보도 음성과 똑같은 영상이 올라오지만 팔로어는 무려 12만 명이다!
또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인 춘식이를 비롯한 각종 캐릭터와 유명인들도 패러디한 영상을 올렸다. 음원 리믹스도 시작돼 다양하게 변형되고 있다. 이 음원을 이용한 고양이 동작을 따라 한 챌린지까지 생겨났다. 심지어 초등학교 5학년인 우리 딸은 ‘꽁꽁 고양이 챌린지’를 아느냐며 따라 하라고 춤을 가르쳐줬다. 사람들은 이 챌린지를 하면서 “아! 그 귀여운 동영상!”을 떠올리는 등 밈을 즐긴다.
소셜미디어와 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둘 다 사람들과의 소통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가 판을 깔아주면 밈은 문화적으로 유행하는 트렌드를 소셜미디어를 타고 전달한다.
‘흥둥이홈트’로 유명한 윤쌤(@ch.yoooon), 뇽쌤(@pila_nyong) 쌍둥이 자매도 ‘꽁냥이 밈’으로 운동을 만들어서 올렸다.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유명한 밈 계정 중에는 @dudewithsign이 있다. 미국 뉴욕에서 선글라스를 쓴 키 큰 남자가 종이상자의 한 면에 글씨를 써서 들고 있는 밈이다. 이 계정은 2019년에 “회사 전체 메일에 회신 좀 하지 말자”(Stop replying-all to company-wide emails)고 쓴 카드 보드를 든 사진으로 시작했다. 솔직한 1인시위에 사람들이 환호하면서 이 계정은 유명해지기 시작했고 몇 달 만에 400만 명 이상이 팔로 했다. 지금은 789만 명이 팔로 하는 ‘인기 계정’이 됐다. 이 계정을 팔로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일 것이다. 확실한 건 그가 사람들이 속으로 한 번쯤 해봤을 만한 생각을 속 시원하게 드러냈다는 점이다.
“텔레마케터를 대하는 모습이 진짜 너야.”(How you speak telemarketer is real you, 이 포스팅을 보고 분명 뜨끔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나는 절대 트위터를 엑스라고 부르지 않을 거야.”(I’ll never call twitter “X”,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이름을 바꾼 것에 저항) “틱톡 미식가들이여, 제발 평범한 식당을 과대 포장하지 말기를!”(Tiktok foodies stop hyping up mediocre restaurant, 소셜미디어에서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고 과장해서 식당을 좋게 평가하는 것을 비판함)
미국 뉴욕에서 선글라스를 쓴 키 큰 남자가 종이상자의 한 면에 글씨를 써서 들고 있는 밈(@dudewithsign)도 인기다.
거침없는 1인시위는 사람들의 마음속을 시원하게 긁어준다. 사람들은 대리만족하며 내 속의 이야기를 대변하는 그에게 열광한다. 이에 따라 이를 모방한 소셜미디어 게시물도 등장했다. 카타르시스와 공감을 동시에 선사하는 기능이 밈에 있다.
트렌드 예측 전문회사 ‘WGSN’(www.wgsn.com/ko)과 인스타그램이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인도, 브라질, 영국, 한국의 제트(Z)세대 5천 명은 2024년을 ‘자기계발과 자기발전의 해’로 정의했다. 실제로 Z세대는 밈을 “스스로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긍정의 만트라”로 이용한다. 예를 들어 ‘중꺾마’는 2022년 세계적인 게임 대회인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 참여한 프로게이머 김혁규(아이디 ‘Deft’) 선수가 “패배는 괜찮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인터뷰한 이후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카타르월드컵 예선전에서 포르투갈에 2 대 1로 역전승한 대표팀이 흔들던 태극기에도 등장했다. 이어 이 밈은 대표적인 동기부여 밈으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프로게이머 김혁규 선수가 인터뷰에서 밝힌 ‘중꺾마’도 인기 밈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인스타그램 계정 갈무리
자기계발 크리에이터들의 인기도 높다.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는 레이첼에너지(@rachelenergyx)는 미국 엠제트(MZ)세대가 사용하는 영어 표현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데, 지루하지 않게 영어를 배울 수 있어서 인기가 많다. ‘흥둥이홈트’로 유명한 윤쌤(@ch.yoooon), 뇽쌤(@pila_nyong) 쌍둥이 자매가 알려주는 간단하게 따라 할 수 있는 운동법도 인기가 많다. 심지어 꽁냥이 밈으로 운동을 만들어 올리기도 했다. 이렇게 밈처럼 운동 기술을 알려주는 운동 크리에이터도 많다.
인기 아이돌 그룹 아이브의 장원영도 밈의 주인공이다. 장원영은 스페인으로 여행을 갔다가 눈앞에서 앞사람이 빵을 다 사는 걸 봤다. 그러나 그는 새로 빵이 만들어지기를 기다리면서 “오히려 갓 구운 빵을 먹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할 정도로 긍정적이다. 사람들은 ‘#원영적사고’라는 해시태그로 긍정적이고 밝은 기운을 독려한다.
밈과 소셜미디어는 서로에게 완벽한 조합이다. 밈은 소셜미디어에 맞춤화돼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온라인 경험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밈을 공유한다. 꽁꽁 고양이 밈처럼 수년 전 나왔던 영상이 밈으로 부활해 다시 재미와 놀거리를 만든다. 사람들은 그렇게 놀거리에 목마르다. 밈의 유행은 빠르게 변하지만 본질은 사람들이 무언가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다는 사실 아닐까? 공감이라는 힘을 타고 그렇게 밈은 성장하고 확산하고 또 사그라진다.
정다정 메타코리아 인스타그램 홍보총괄
사진 인스타그램 계정 갈무리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