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머컬쳐로 느리게 살기

텃밭의 잡초 해결사, 신문지

등록 : 2016-04-06 18:02 수정 : 2016-05-20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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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잡초더미, 분뇨 층 위에 신문지를 덮는다. 2. 신문이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볏짚을 깐다. 3. 모종은 뿌리가 들어가게 심는다.
봄이다. 마음 한구석에 미루어두었던 마당 한 곁의 텃밭이 자꾸 눈에 밟힌다. 이제 슬슬 몸을 풀고 마당에 나가보자. 싱싱한 상추, 깻잎, 쑥갓 그리고 방울토마토의 맛에 마음이 설레기 시작한다. 그런데 무작정 밀고 나오는 잡초 생각을 하면 그 설렘은 공포로 바뀐다. 잡초를 대항할 묘책은 없는 걸까. 퍼머컬처(Permaculture)는 신문지를 사용해서 만드는 다층뿌리덮개(Multi-Layer Mulch)를 권장한다.  

1) 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할 유기물질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재료는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잡초다. 푸른색을 띠는 여러 가지 잡초는 토양에 부족한 질소뿐 아니라 작물 성장에 필요한 미량성분도 포함하고 있다. 잡초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텃밭을 만들 토양 위에 얇게 깔아준다.  

2) 질소분을 더 공급해주려면 가축 분뇨를 잡초 더미 위에 얇게 깔아도 된다. 발효하지 않는 생분뇨도 크게 문제없다.  

3) 이제 신문지가 등장할 차례다. 잡초 더미, 분뇨층 위에 신문지를 덮으면 된다. 신문을 펴서 덮으면 바람에 날려 제대로 깔 수 없다. 양동이에 물을 담아 신문지를 적시고 손에 잡히는 대로 펴면서 덮어준다. 꼭 한 장씩 덮을 필요는 없다. 겹쳐져도 크게 상관없다. 다만 비어 있는 공간이 없도록 덮어준다.  

4) 이 상태로 물기가 마르면 신문은 바람에 날아갈 것이다. 그래서 신문지 위에는 볏짚을 얼기설기 깔아준다.  

5) 바로 작물을 심을 수 있다. 모종삽으로 신문지를 약간 찢고 맨 아래 잡초층을 헤친 뒤 토양에 모종 뿌리가 들어갈 충분한 공간을 만든 후 모종을 심는다. 비어 있는 공간에 잘 발효된 퇴비를 넣고 갈무리를 하면 된다.  

맨 아래에 있는 잡초와 분뇨층이 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동시에 토양의 구조를 개선해주고 신문지와 볏짚이 보온과 보습을 하면서 햇빛을 차단해 잡초의 발아를 막는다. 한 달쯤 지난 텃밭의 토양은 지렁이 천국으로 변한다. 그렇게 텃밭은 건강해지고 신문지의 작용으로 잡초에 시달리지 않는다.

<서울&>의 소식을 소중하게 읽었다면 모아두었다가 잡초 해결사 삼아 올봄에는 신나게 텃밭농사 시작해보자.


글·사진 임경수 느린삶학교 대표 강사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퍼머컬처(Permaculture)는 지속가능한 생산과 정주체계를 만들어내기 위해 호주의 빌 몰리슨이 창안한 방법이다. 한겨레 느린삶학교에서는 퍼머컬처의 삶을 배우는 ‘느린삶학교 2기’ 수강생을 모집한다. 4월9일 개강 예정이며 모두 6회의 강좌로 구성된다. 교육비는 35만원. 참가 신청과 문의는 전화(02-710-0743~6) 또는 인터넷(www.hanihu.com)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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