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머컬처는 빗물을 소중하게 여긴다. 어디에 있었을지 모르는 물이 지구 환경의 복잡하지만 경이로운 과정을 거쳐 내가 있는 곳으로 공급되기 때문이다.
수자원을 계속 이용하기 위한 퍼머컬처의 원칙이 있는데 첫째, 빗물은 꼭 모아 저장해서 쓴다.(사진) 둘째, 사용한 물은 적절한 용도로 다시 쓰고 또 쓴다. 셋째, 어쩔 수 없이 물을 버려야 한다면 흙에 버려 정화된 뒤 다른 지역에서 쓸 수 있도록 한다. 넷째, 오염 등으로 물의 순환 과정을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네 가지다.
그냥 버려지는 대부분의 빗물은 적절한 장치로 모으면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다. 우선 빗물을 저장할 통을 구한다. 강화플라스틱(FEP)으로 만든 저장 탱크 등을 사는 방법도 있지만 업소용 간장통, 큰 항아리, 빨간색 고무통 등 쓰지 않는 통을 재활용해도 된다. 통이 준비되었다면 지붕과 옥상의 빗물을 받는 홈통의 아래를 잘라 연결하면 끝이다.
뚜껑을 만들면 증발을 막고 오염도 줄일 수 있다. 통에서 물을 퍼내어 쓰는 것이 불편하다면 빗물통을 조금 높게 설치하고 아래에 수도꼭지를 달면 물을 손쉽게 받아 쓸 수 있다. 한 통에 물이 가득 차면 다른 통으로 물이 넘어갈 수 있도록 통을 여러 개 연결하면 더 많은 물을 저장할 수 있고 빗물통의 높이가 높을수록 물을 멀리 보낼 수 있다. 이러한 빗물통을 빗물저금통이라고도 하는데 물 사용량을 줄여 돈도 절약할 수 있다.
글·사진 임경수 느린삶학교 대표강사
퍼머컬처(Permaculture)는 지속가능한 생산과 정주 체계를 만들기 위해 호주의 빌 몰리슨이 창안한 방법으로 전 세계의 생태마을과 생태적 지역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활동가들의 지침이 되고 있다. 한겨레는 퍼머컬처를 기반으로 <느린삶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8월6일 3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궁금한 점은 전화(02-710-0743) 또는 전자우편(tree@hani.co.kr)으로 문의 바란다. www.hanihu.com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