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머컬쳐로 느리게 살기

빗물도 저축해서 사용하자

등록 : 2016-07-0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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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13억8600만㎦의 물을 가지고 있지만 97%가 바닷물이다. 육지에 있는 물이라도 빙하, 깊은 지하에 있기 때문에 실제로 우리가 쓸 수 있는 물은 하천과 호수, 일부 지하수로 0.3%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낮은 비율의 물로도 인류가 문명을 지속해 올 수 있었던 것은 물이 순환하기 때문이다. 바다와 육지에 있는 물은 태양에 의해 증발하거나 식물의 증산작용으로 수증기가 되고 이 수증기는 적절한 조건이 되면 비가 되어 순환한다.

퍼머컬처는 빗물을 소중하게 여긴다. 어디에 있었을지 모르는 물이 지구 환경의 복잡하지만 경이로운 과정을 거쳐 내가 있는 곳으로 공급되기 때문이다.

수자원을 계속 이용하기 위한 퍼머컬처의 원칙이 있는데 첫째, 빗물은 꼭 모아 저장해서 쓴다.(사진) 둘째, 사용한 물은 적절한 용도로 다시 쓰고 또 쓴다. 셋째, 어쩔 수 없이 물을 버려야 한다면 흙에 버려 정화된 뒤 다른 지역에서 쓸 수 있도록 한다. 넷째, 오염 등으로 물의 순환 과정을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네 가지다.

그냥 버려지는 대부분의 빗물은 적절한 장치로 모으면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다. 우선 빗물을 저장할 통을 구한다. 강화플라스틱(FEP)으로 만든 저장 탱크 등을 사는 방법도 있지만 업소용 간장통, 큰 항아리, 빨간색 고무통 등 쓰지 않는 통을 재활용해도 된다. 통이 준비되었다면 지붕과 옥상의 빗물을 받는 홈통의 아래를 잘라 연결하면 끝이다.

뚜껑을 만들면 증발을 막고 오염도 줄일 수 있다. 통에서 물을 퍼내어 쓰는 것이 불편하다면 빗물통을 조금 높게 설치하고 아래에 수도꼭지를 달면 물을 손쉽게 받아 쓸 수 있다. 한 통에 물이 가득 차면 다른 통으로 물이 넘어갈 수 있도록 통을 여러 개 연결하면 더 많은 물을 저장할 수 있고 빗물통의 높이가 높을수록 물을 멀리 보낼 수 있다. 이러한 빗물통을 빗물저금통이라고도 하는데 물 사용량을 줄여 돈도 절약할 수 있다.

글·사진 임경수 느린삶학교 대표강사

퍼머컬처(Permaculture)는 지속가능한 생산과 정주 체계를 만들기 위해 호주의 빌 몰리슨이 창안한 방법으로 전 세계의 생태마을과 생태적 지역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활동가들의 지침이 되고 있다. 한겨레는 퍼머컬처를 기반으로 <느린삶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8월6일 3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궁금한 점은 전화(02-710-0743) 또는 전자우편(tree@hani.co.kr)으로 문의 바란다. www.hanihu.com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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