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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자유를 원하면서 동시에 통제되기를 원하는 걸까?’ 오는 12일까지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무대에 오르는 연극 <파란나라>(작연출 김수정)가 던지는 질문이다.
지난해 남산예술센터와 극단 신세계가 공동 제작해 같은 장소에서 초연했던 이 연극의 모티프는 1967년 미국 캘리포니아 큐벌리 고등학교에서 진행된 실제 실험에서 따왔다. 이 학교 역사교사 론 존스는 “나치는 10%에 불과했는데, 왜 90%의 독일 사람들은 홀로코스트를 막지 않았느냐?”는 학생들의 질문에, 실험으로 그 가능성을 알아보자고 제안한다. 실험은 첫날 학생들에게 ‘바른 자세로 앉기’ 등 간단한 규율을 제시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제3의 물결’이라고 명명된 이 실험에서 ‘물결 무늬의 심벌’이나 ‘나치의 경례와 유사한 경례 방법’ 등 추가적 규율이 더해지자 학생들 중에서 철저한 신봉자들이 생겨난다. 특히 학생들 중 공동체 질서를 유지하는 조직인 ‘갈매기 군단’은 규율을 어기는 일반 학생들을 협박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한나 아렌트가 얘기한 ‘악의 평범성’을 경험한 존스는 결국 5일 만에 실험을 끝마친다.
‘파란나라’는 초연 당시 꼼꼼한 학교 현장 취재와 일반 학생들과 협업·워크숍·토론 방식을 거쳐 제작돼, 경쟁 시스템에 빠진 한국의 학교를 잘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고교의 원래 실험 과정에다 무한경쟁에 내달리는 한국 고등학교 상황을 보탠 것이다. 올해 ‘파란나라’에는 실제 고등학생 14명이 공연에 등장한다. 극단 신세계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2017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청소년×예술가 프로그램 운영단체 공모’에 선정돼 지난 4월부터 26주간 청소년들과 워크숍을 하면서 선발한 인원이다. 이와 함께 공고로 모집한 103명의 시민이 공연에 출연한다. 시간: 평일 20시, 주말 15시(월 쉼) 관람료: 일반 3만원, 학생 1만8000원 문의: 02-758-2104 www.nsartscenter.or.kr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