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만한 전시&공연

570년 만에 무대 예술로 탄생한 ‘용비어천가’

세종의 신악-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

등록 : 2017-12-2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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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시여 아소서. 천년 옛날에 미리 정하신 한강 북에 어진 일을 쌓고 나라를 여셨으니 하늘을 공경하고 백성을 위하여 힘쓰셔야 나라가 더욱 굳으실 것입니다.” 오는 22~27일까지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송년 공연으로 무대에 오르는 <세종의 신악-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 중 경천근민(敬天勤民) 내용이다.

조선시대 정악 중 최초로 한글로 만든 노래인 ‘용비어천가’를 570년 만에 무대예술로 재구성했다. 세종대왕이 등장해 백성들을 위해 꽃을 바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국립국악원은 여기에 착안해 관객들에게 꽃과 차를 선물하는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 이승재 국립국악원 홍보마케팅팀장은 “세종대왕이 할비와 할미에게 무릎을 꿇고 꽃과 차를 올리는데,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도 ‘하늘의 음악을 듣고, 사람들의 마음을 통하게 한다’는 예악의 의미를 공유하는 의미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세종의 신악>은 궁중음악과 궁중무용을 선보이는 국립국악원 정악단과 무용단이 출연하고, 연출은 서울예술대학교 신선희 교수가, 작곡은 계성원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예술감독이 맡았다. 공연은 용비어천가의 원문에 정악 선율을 입혀 창작한 합창과 이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궁중무용이 어우러지며 진행된다. 27명의 대규모 정가(正歌·가곡·가사·시조 등의 성악곡으로 궁중행사 등에 등장하는 음악) 가객들이 부르는 합창이 귀를 즐겁게 해준다면, 화려한 궁중무용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우선 각 장의 주제에 따라 노랫말의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최대한 단순하게 연출한 무대 공간에는 수묵화와 추상화 영상을 투영해 우리나라 고유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신선희 연출가는 “이 공연은 당시의 의례를 단순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와 고난을 극복한 영웅들에게 덕치를 해야 하는 군주에 대한 훈계이자 애민정신과 예악사상을 담은 한국 문화정신의 실체”라고 강조했다. 올해 마지막 ‘문화가 있는 날’인 27일에는 전석 50% 할인 혜택도 준다. 관람료: S석 3만원, A석 2만원 문의: 02-580-3300 www.gugak.go.kr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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