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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한국 미술계에 한 획을 그었던 작가가 화려하게 돌아왔다.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아시아 여성의 노동 문제를 소재로 만든 95분짜리 다큐멘터리 <위로공단>으로 은사자상을 받은 임흥순 작가. 그가 지난 11월30일부터 2018년 4월8일까지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이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오랜 세월 비주류 작가였던 임 작가는 이제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 작가로 우뚝 섰다. ‘현대차 시리즈’는 현대자동차가 국립현대미술관과 함께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도 국제 수준의 전시 플랫폼을 제공받지 못했던’ 작가들의 전시를 후원하는 10년짜리 기획이다. 임 작가는 올해의 ‘현대차 시리즈’ 작가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비주류를 향한 그의 시선은 변하지 않았다. 제주 4·3사건을 다룬 <비념>(2012), 그에게 베니스 비엔날레 은사자상을 안겨준 <위로공단>(2014~2015), 탈북여성에 관한 <려행>(2016)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던 이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현대차 시리즈’ 전시는 한국 현대사에서 희생된 할머니 네분의 삶을 미술과 영화에 담았다. 4·3사건을 겪고 일본으로 밀항한 김동일(1932~2017), 지리산에서 가족을 잃은 빨치산 출신 고계연(1932~), 중국으로 망명한 항일 독립운동가 정정화(1900~1991),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이란-이라크 전쟁을 경험한 이정숙(1944~)이 그 주인공이다.
‘도대체 우리를 갈라놓는 것들은 무엇이냐’는 질문에서 출발한 전시는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형성된 분단 이데올로기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평범한 일상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보여준다.
네분 할머니를 소개하는 이유를 작가는 “고통스러운 시대를 견뎌온 할머니들을 잘 보내드려야 한다”며 “우리가 분단과 분열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어디서부터 이곳에 와 있는지,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시와 관련된 다큐멘터리 영화가 내년 하반기에 발표될 예정이다. 관람료: 4000원 문의: 02-3701-9500 www.mmca.go.kr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