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주인공이 되는 무대, 레디 액션!

특별한 배움과 놀이가 있는 천만 서울시민의 창의공원 서울혁신파크의 즐길거리들

등록 : 2016-04-28 14:06 수정 : 2016-04-29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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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배우고 싶던 것은 물론이고 상상하는 모든 것들까지 배우고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공간이 은평구 녹번동 북한산 자락에 열렸다. 서울혁신파크에서는 삶의 주권을 자기 것으로 돌려놓기 위한 해결책을 고민하고 미지에 대한 탐구도 할 수 있다. 누구에게나 24시간 개방되어 있는 이 공간에서 시민이 할 일은 다만 ‘즐기는’ 것이다. 일상을 반전시킬, 나아가 세상을 바꾸는 움직임이 될 서울혁신파크의 유쾌한 시나리오를 공개한다. 글 백난희·이나라 서울혁신센터 커뮤니케이션팀, 사진 서울혁신센터 커뮤니케이션팀

충북 오송으로 이전한 질병관리본부 녹번동 터에 들어선 서울혁신파크. 시민과 혁신가들이 만나고 모여서 서울의 다양한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하는 실험 공간이자 창조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장면 #1 엄마는 힘이 세다

아이와 남편을 유치원으로 회사로 보낸 뒤, 나도 출근한다. 어디로? 집 근처 카페로! 하나둘 엄마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엄마들의 모임은 결국 가족, 특히 아이들 이야기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마침내 지난달에는 직장에서 한가락 하던 엄마들이 수다를 일로 만들었다. 아파트 단지에서 육아 용품들을 사고파는 장터를 연 것이다. 최근 오전 시간마다 엄마들의 ‘작당 모의’가 이어지는 것은 다음번 장터를 동네 차원으로 넓혀 보려는 뜻 때문이다.  

오픈스페이스

오픈스페이스 시민에게 개방된 공간. 행사는 물론 독서하며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정기적으로 주제를 달리해 책장의 책을 교체한다. 공간 안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저녁에는 북콘서트, 작가와의 만남, 강연회, 팟캐스트 등 책과 관련한 다양한 행사가 연중 열린다. 그 밖에도 공유 부엌, 운동 공간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이 만들어질 예정이어서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금자동이 장난감 공유매장


금자동이 장난감 공유매장 아이와 부모가 함께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장난감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폐장난감의 재활용을 고민하는 사회적기업 금자동이가 운영하는 곳이다. ‘장난감학교 쓸모’를 열어, 수거 또는 기부 받은 장난감을 해체해 상상하는 대로 재조립해 보며 환경, 재활용과 분리수거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한다. 유아용품이나 장난감을 싼값에 팔고, 폐장난감으로 만든 예술 작품도 전시하고 있어 아이들과 함께 가 볼만하다.  

산책길

산책길과 숲 많은 시민들과 만나기 위해 담장을 허물고, 외곽 쪽에는 산책로를 만들었다. 정문으로 들어서면 작은 숲도 만날 수 있다. 앉아 쉴 수 있는 벤치와 테이블, 원두막이 마련돼 있어 야외에서 책을 읽거나 간단한 먹을거리와 함께 담소를 나누기도 좋다. 주말에는 정기적으로 농산물·수공예품 장터가 열리고, 아이들과 함께 몸을 움직여 볼 수 있는 팝업 놀이터 등 다양한 활동이 벌어진다. 볕 좋은 날 돗자리 하나 깔고 누워 일상의 여유를 되찾아 보자.

장면 #2 시니어의 ‘낭만에 대하여’

출근하지 않는 아침이 아직은 어색하다. 반평생을 회사를 위해 헌신해왔는데 회사에서도 사회에서도 어느새 뒷방 늙은이로 밀려난 꼴이다. 열정 넘치던 신입 시절이 그립다. ‘이제 와 새삼 이 나이에’ 새로움을 꿈꾸는 것은 노인네의 과욕일까? 나의 인생 2막, 그 옛날 신입 시절처럼 다양한 것들을 배우고 경험하며 잃어버린 활력과 낭만을 되찾고 싶다. 어딘가에는 또 다른 나의 역할이 있지 않을까?    

목공방

우드파크 한번쯤 나만의 책상과 의자를 직접 짜 보는 상상을 해 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시작하기가 쉽지 않았다면 올봄 시작해 보자. 혁신파크에는 목공을 위한 전문 장비는 물론 전문가가 늘 나오는 목공방이 있다. 못 없이 짜맞춤 기법으로 만든 가구들을 살 수도 있고, 주문한 가구의 제작 과정에 직접 참여해 볼 수도 있다. 초급부터 고급 과정까지 시민을 위한 다양한 목공 교육도 이루어진다.  

창문카페와 협동상회 부지 중앙에 자리한 건물 미래청에서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값도 뜻도 착한 커피 한잔을 즐길 수 있다. 로비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창문카페가, 오른쪽에는 협동상회가 자리 잡고 있다. 창문카페는 청년공동체인 카페오공이 운영하고 있는데, 청년들이 꾸민 아기자기한 공간이 매력적이다. 협동상회는 적정한 노동과 이윤을 지향하는 기업 이피쿱이 운영하고 있으며, 공정무역 커피와 함께 간단한 식사나 디저트도 즐길 수 있다.  

야외도서관 { }와 책 도서관 혁신파크를 걷다 보면 특이한 모양의 작은 도서관들을 만날 수 있다. 돔 형태의 {생각}과 책 도서관은 마치 등불 같은 모습이다. 건물 모서리에 붙어 있는 {다른 삶}과 책 도서관, 무지개색 파이프로 만들어진 {몸}과 책 도서관도 눈에 띈다. {숲}과 책 도서관은 외벽이 거울로 되어 있어 마치 숲 속 같은 느낌을 준다. 오픈스페이스와 같이 주제에 따라 정기적으로 책이 교체되며 도서관에서만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

장면 #3 청춘의 봄, 밥-영화-커피 말고!

밥-영화-커피 순의 어제의 데이트가 오늘 커피-영화-밥이 되어 돌아왔다. 영화 상영시간표를 올려다보는 여자 친구의 표정이 왠지 못마땅해 보이는 것은 나만의 착각인가? 급하게 휴대폰으로 ‘서울 데이트 코스’를 검색해 봐도 뾰족한 수는 없다.

얼마 전 시작된 연애가 벌써부터 식상해지는 것은 비단 내 나이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봄이면 떠오르는 벚꽃 노래만큼이나 뻔한 이 사이클을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벚꽃엔딩’이 막장 드라마로 조기 종영하지 않으려면, ‘봄, 사랑, 벚꽃 말고’ 아니 ‘밥, 영화, 커피’ 말고 ‘썸띵 스페셜’이 필요하다.    

전봇대집

전봇대집 공사 중인 것 같지만 안쪽으로 들어가 보면 구석구석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언뜻 보면 요즘 유행하는 라운지 카페 같기도 하다. 중앙의 홀을 중심으로 2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건물의 이름은 ‘전봇대집’이다. 테니스장으로 쓰이던 때의 조명탑을 남겨 두고 그 주위에 지었기 때문이다. 공연, 콘퍼런스(회의), 워크숍, 파티 등 다양한 형태의 모임과 행사를 할 수 있는 이 다목적 공간에서는 빗물을 모아 식물을 키우는 수경재배 장치도 있다.    

혁신광장에서 열린 캠핑

혁신광장과 모바일 하우스 옥상 양봉과 입식 생활을 할 수 있는 ‘허니루트 하우스’, 간단한 조리와 함께 스탠딩 파티를 열 수 있는 ‘모바일 키친 스테이션’, 따로 분리되는 글자 모양의 농구대 등 형태도 이름도 낯선 작고 큰 시설물들이 야외 공간에 흩어져 있다. 시민들의 아이디어와 창의성을 일깨우는 공간 구성을 목적으로 세워진 이 시설물 대부분에는 태양광판이 설치되어 있어 필요한 전력을 자가발전한다.    

아트전시관

아트 전시관, 예술 실험동 미술관이나 갤러리가 멀게만 느껴진다면, 혁신파크에서 오감으로 직접 체험하는 예술을 만나 보자. 아트 전시관, 예술 실험동에서는 연중 예술과 관련한 실험들이 벌어진다. 옛 질병관리본부의 흔적이 그대로 남은 공간에 담기는 예술은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공익 목적의 전시를 하기 위한 대관을 할 수 있고, 참여 요소가 많은 전시를 우선 대관한다.

혁신파크지도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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