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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새끼… 아침부터 왜 소리 지르고 지랄이야!” 화가 잔뜩 난 고객과 상담을 하던 콜센터 직원인 수진은 음소거 버튼이 눌러지지 않은 채 말을 내뱉고 당황한다. 전화 상담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그녀는 최근 들어 감정 조절에 실패하는 횟수가 잦아졌다. 회사의 계속된 지적에 힘들어하던 수진은 고시원 옆방에 사는 민규에게 연기를 배운다. 연극은 감정노동과 연기라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일의 교차점을 찾는 과정을 보여준다. 얼굴은 지워진 채 목소리만 남은 감정노동자의 일상을 통해 잊히는 자신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질문을 던지는 연극 <전화벨이 울린다>(작·연출 이연주)가 오는 4월1일까지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재공연된다. 콜센터 상담원들의 일상을 통해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친절한 서비스의 허상과 가면 속 민낯을 드러내 보이고, 나아가 우리 내면에 잠들어 있는 괴물성을 살펴보게 하는 작품이다. “매일 거울로 내 얼굴을 보면서도, 눈을 감고, 목소리만 남았어요. 누구 목소린지도 모르는 소리만”이라며 고통을 호소하는 감정노동자의 외침이 처절하게 들린다. 초연 당시 실제 콜센터 상담원의 애환을 알기 위해 배우들은 120다산콜재단을 방문했으며, 실제 공연장에 상담원들을 초대하기도 했다. 제8회 두산연강예술상을 받은 이연주(40) 연출가는 “초연이 감정노동과 콜센터 안의 이야기였다면, 재연은 콜센터를 배경으로 생존과 실존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극은 2016년 서울연극센터 유망예술지원사업인 뉴스테이지에 선정됐으며, 작년에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선보였던 초연에서는 많은 관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출연진으로는 초연부터 출연했던 배우 신사랑·이선주·최지연·서미영·이지혜를 비롯해 이번에는 박성연·우범진·이세영 배우가 새로 합류했다. 이진아 연극평론가는 “연극은 인권과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인 감정노동자의 문제를 다루면서, 사안에 피상적으로 접근하거나 당위적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평했다. 관람료: 3만원 문의: 070-8276-0917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미디어소통실 미디어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