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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걷기 편한 북측순환로
서울 한눈에 보이는 전망대 2곳
케이블카와 관광버스가 아닌
걸어서 오를 때 남산이 더 잘 보여
남산 북측순환로
서울 도심에서 이런 숲길을 걸을 줄 몰랐다. 남산 둘레길 7.3㎞는 남산 기슭을 한 바퀴 도는 원점회귀형 길이다. 키 큰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주는 포장된 길을 따라 편안하게 걸으며 서울의 풍경을 즐긴다. 포장된 길에서 숲길로 접어든다. 이곳이 서울 도심 한가운데 있기 때문에 더 반가운 숲길이다.
편하게 걸으며 전망을 즐기는 남산 북측순환로
국립극장 입구에서 남산 순환버스가 다니는 길을 따라 올라간다. 남산 북측순환로 입구 정류장 앞에서 길이 갈라진다. 오른쪽 길로 접어든다. 이곳부터 남산 북측순환로가 끝나고 도로를 만나는 곳까지 약 3㎞ 구간은 경사가 완만하고 포장된 길이기 때문에 남녀노소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다. 남산 둘레길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나무 그늘 쪽으로 걷다보면 조선 인조 임금 때 만든 활터 석호정이 나온다. 사라진 석호정을 1970년에 지금의 자리에 만들었다. 이 구간에는 전망 좋은 곳이 두 곳 있다. 첫 번째 전망데크에 서면 안산, 인왕산, 백악산(북악산)이 한 줄로 이어지며 서울 도심을 감싸고 있고, 그 뒤에 북한산이 버티고 선 모습이 한눈에 보인다. 두 번째 전망데크는 첫 번째보다 전망이 좋지 않다. 도심의 빌딩이 풍경을 가려 멀리 펼쳐진 산줄기가 끊어진다. 두 전망데크 사이 길가의 소소한 풍경에 걸음이 느려진다. 나뭇가지 사이로 기와집이 모여 있는 풍경이 보인다. 기와지붕이 만드는 넘실대는 선들이 5월의 바람을 닮았다. 남산골 한옥마을이다.
국립극장 입구에서 남산 순환버스가 다니는 길을 따라 올라간다. 남산 북측순환로 입구 정류장 앞에서 길이 갈라진다. 오른쪽 길로 접어든다. 이곳부터 남산 북측순환로가 끝나고 도로를 만나는 곳까지 약 3㎞ 구간은 경사가 완만하고 포장된 길이기 때문에 남녀노소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다. 남산 둘레길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나무 그늘 쪽으로 걷다보면 조선 인조 임금 때 만든 활터 석호정이 나온다. 사라진 석호정을 1970년에 지금의 자리에 만들었다. 이 구간에는 전망 좋은 곳이 두 곳 있다. 첫 번째 전망데크에 서면 안산, 인왕산, 백악산(북악산)이 한 줄로 이어지며 서울 도심을 감싸고 있고, 그 뒤에 북한산이 버티고 선 모습이 한눈에 보인다. 두 번째 전망데크는 첫 번째보다 전망이 좋지 않다. 도심의 빌딩이 풍경을 가려 멀리 펼쳐진 산줄기가 끊어진다. 두 전망데크 사이 길가의 소소한 풍경에 걸음이 느려진다. 나뭇가지 사이로 기와집이 모여 있는 풍경이 보인다. 기와지붕이 만드는 넘실대는 선들이 5월의 바람을 닮았다. 남산골 한옥마을이다.
남산 금낭화
숲속 좁은 골짜기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길가에 인공으로 만든 작은 도랑과 어울린다. 햇볕 반짝이는 도랑물 위에 분홍빛 금낭화가 피어 어른거린다. 가까이 보기 위해 금낭화 앞에 쪼그려 앉으면 마음 없이 멀리서 걸을 때는 들리지 않던 도랑물 소리도 들린다. 제갈량, 관우, 단군, 산신 등을 모신 와룡묘도 있다. 처음 만들어진 때는 알 수 없다. 1924년에 불탄 것을 1934년에 새로 짓고 1976년에 지금 모습으로 보수했다고 한다.
1971년 5월에 만든 조지훈 시비가 남산 북측순환로의 마지막 풍경이다. 시비에 새겨진 <파초우>의 몇 행을 옮긴다. “…성긴 빗방울/ 파촛잎에 후두기는 저녁 어스름/ …/ 날마다 바라도/ 그리운 산아…”
김소월 시비를 지나 키 큰 나무가 있는 길을 걷다
남산 북측순환로가 끝나면서 도로가 나온다. 왼쪽으로 약 150m 정도 가면 안중근 의사 기념관, 남산 둘레길 등을 알리는 이정표가 보인다. 계단으로 올라가서 안중근 의사 동상 앞에서 왼쪽 길로 내려간다.
김소월 시비 앞에서 쉰다. 남산 둘레길을 반 정도 걸은 셈이다. 김소월 시비는 1968년에 세웠다. 그의 시 <산유화>가 새겨졌다. ‘갈 봄 여름 없이 피는 꽃’처럼 시비 주변에 꽃이 한창이다. 시 한 편 읽고 남산 둘레길 이정표를 따라 남산 남측순환로로 접어든다.
이 길은 남산 순환버스와 관광객을 태운 전세버스들이 오가는 길이다. 버스가 지나갈 때는 조심해서 걷는다. 이 길을 걸으면 키 큰 나무들 때문에 흐뭇해진다. 침엽수 사이로 도심이 보인다. 하늘을 가린 나뭇가지가 보호막 같다. 까닭 없이 마음이 푸근해진다.
남산 둘레길의 큰 나무들
오르막길이지만 힘들지 않다. 사람들이 각자의 호흡에 맞게 걷는다. 이 길에서 바쁠 게 아무것도 없다. 그렇게 걷다보면 도로에서 숲길로 접어드는 곳이 나온다. 이정표를 따라 숲으로 들어간다.
남산에 이런 숲길이 있다
1천만 도시 서울, 그 도심 한복판에서 숲길을 걷는다. 이해와 타산이 거미줄처럼 얽혀 살아가는, 속도와 문명의 이기로 뭉친 서울의 삶. 그 도시의 심장부에 남산 숲길이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버스를 타고 유람하는 산으로만 생각했던 남산의 숲으로 들어가 풀숲 오솔길을 밟고 걸으며 나무와 바위의 온도까지 느껴본다.
‘철갑을 두른 듯한 남산 위에 저 소나무’가 만든 숲길을 걷는다. 가꾸지 않아 제멋대로 자란 나무들이 오히려 신선하다. 개구리가 사는 연못, 반딧불이가 사는 곳도 있다. 숲속 의자는 숲길의 쉼표다. 그곳에 앉아 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숲을 지나는 바람 소리와 어우러진다.
숲길은 남산 야외식물원으로 이어진다. 잘 가꾸어진 식물원 길을 걸어 팔도의 소나무를 심어놓은 곳을 지난다. 그리고 길은 또다시 숲으로 들어간다. 서울시가 남산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한 숲의 향기가 진하다. 남산 남측 사면 소나무 숲은 2007년에 지정됐다. 남측 숲에 자생하는 소나무가 500그루 정도 된다고 한다. 깊은 숲속 오솔길을 걷는 느낌이다.
숲길이 끝나면 도로가 나온다. 내리막길을 걷다보면 한양도성 성곽이 보이고 그곳을 지나면 출발했던 국립극장 입구에 도착한다. 약 1㎞ 떨어진 동대입구역으로 가는 길에 조선시대 청계천의 수위를 측량하던 수표가 있던 수표교를 보았다. 1958년 청계천 복개공사를 하면서 철거했다가 1965년에 지금의 자리에 옮겨 세웠다고 한다.
수표교를 지나 동대입구역 사거리에 도착했다. 1946년 개업한 빵집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아직도 여섯 집이 성업 중인 ‘장충동 족발거리’ 족발가게는 해거름에 벌써 왁자지껄하다.
글·사진 장태동 여행작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