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로 유인하는 방법도 있다. 병해충이 좋아하지만 우리는 먹지 않는 식물을 군데군데 심어, 그 식물에만 병해충이 달라붙게 하는 것이다. 오이밭이나 수박밭에 수세미를 같이 심어 놓으면 해충인 오이잎벌레는 수세미 쪽으로 간다. 마찬가지로 일반 상추를 기를 때는 배추와 양배추를 교잡해 만든 쌈추를 함께 심어, 벌레들이 좋아하는 쌈추에만 모이게 할 수 있다.
어떤 식물이 기피식물인지 유인식물인지 모르겠다면 텃밭에 다양한 작물을 섞어 심으면 된다. 이를 혼작이라고 하는데 정확한 기피식물, 유인식물이 없더라도 텃밭 전체가 특정 병해충으로 한번에 망가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천연 농약을 직접 만들 수도 있다. 제충국, 돼지감자, 대마유, 유황, 마요네즈 등 다양한 재료가 쓰이지만 바이러스, 곰팡이까지 효과적으로 막아 주는 것은 다름 아닌 마늘이다. 다진 마늘 50g에 물 1리터를 넣고 달여서 식힌 뒤, 50배로 희석해 사용하면 된다.
가장 손쉽게 쓸 수 있는 것은 비눗물이다. 비눗물의 물이 기체가 되면 비누거품이 수축하는데, 이때 병해충의 세포막이 터진다. 식물유지를 사용해서 만든 천연 물비누 1~2숟갈에 물 1리터를 섞어 분무기로 뿌려 주면 된다. 물비누가 없으면 고체비누를 따뜻한 물에 녹여 희석해 쓸 수 있다. 진딧물, 응애 따위에 효과가 있다. 합성세제는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천연 비누를 써야 한다.
글·사진 임경수 느린삶학교 대표강사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 퍼머컬처(Permaculture)는 지속가능한 생산과 정주 체계를 만들어내기 위해 호주의 빌 몰리슨이 창안한 방법으로 전 세계의 생태마을과 생태적 지역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활동가들의 지침이 되고 있다. 한겨레는 퍼머컬처를 기반으로 ’느린삶학교 2기’를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궁금한 점은 전화(02-710-0743) 또는 이메일(tree@hani.co.kr)로 문의 바란다. www.hanih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