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만한 전시&공연

국가와 가족의 의미를 묻는 마당극 두 편

마당극패 우금치(~12일)

등록 : 2018-08-0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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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때 텔레비전에서나 가끔 보던 고전을 패러디한 마당놀이가 아니라, 전통 연희에 기반한 ‘마당극’을 제대로 볼 기회가 생겼다. 1970년대부터 대학가를 중심으로 당시 사회적 이슈를 표출해온 마당극은 40년이 넘도록 한국식 연극 양식이자 정신으로 통한다. 현대극에 밀려 점차 사라져가는 마당극은 전국 방방곡곡을 떠돌며 공연을 이어온 유랑극단에 의해 명맥이 유지돼왔다. 이 중 자신만의 위치를 확고히 다지고 있는 마당극패 우금치(예술감독 류기형)가 작품 두 편을 8월1일~1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대학로에서 공개되는 이 마당극은 ‘시대’와 ‘개인’을 아우르는 에피소드를 소재로 만들었다. 먼저 공연되는 ‘천강에 뜬 달’(8월1~5일)은 세상이 뒤숭숭하던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뉴스보다 더 기막혔던 정치 상황을 풍자한 이 공연은 세월호, 가습기 살균제 사태, 비정규직 청춘의 죽음을 비롯해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절실함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무대에서 드러낸다. 2016년 10월, 광주항쟁 30주년 기념공연으로 금남로 도청 앞에서 초연됐던 이 작품은 ‘국가란 어떤 존재인가’와 ‘세상의 진실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공연은 여러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보여줘 관람객은 마치 뉴스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이어지는 마당극 ‘쪽빛황혼’(8월7~12일)은 한 노인의 인생사를 절절하게 담아낸다. 아버지를 버린 자식의 고뇌, 모두 서울로 떠나 아무도 남지 않은 마을, 노인에게 온갖 술수로 건강식품과 약을 파는 장사꾼, 그 약을 사왔다고 자식에게 구박당하는 노인, 치매를 앓고 있는 시어머니를 모실 수 없다는 며느리 등 우리 가정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소재가 주재료다. 작품은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쓸쓸하게 이어지는 개인의 인생사와 해체되는 가족공동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장소: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예술극장 시간: 화~금 오후 8시, 주말 오후 3시 관람료: 3만원 문의: 042-934-9395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미디어소통실 미디어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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