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만한 전시&공연

‘어쩌나, 어쩌다…’ 연극을 보면 이런 탄식이 나올까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11월4일)

등록 : 2018-11-0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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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한 번도 어렵다는 문학 등단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작가가 있다.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1999년)을 시작으로, <세계일보> 신춘문예 소설 부문(2001년), 우진창작상 희곡상(2003년)까지 문학의 3대 장르에서 등단한 그는 최치언이다. 이미 4년 전, 남산예술센터 시즌 프로그램이었던 연극 <소뿔자르고주인오기전에도망가선생>에서 ‘극 속에 극이 있고, 극 밖에 극이 있다’는 구조주의적 극작술을 선보인 그는 좋은 텍스트에서 좋은 공연이 나온다는 신념을 가진 ‘창작집단 상상두목’의 대표이기도 하다. 여기에 작품의 제목만큼이나 우스꽝스러운 블랙코미디와 ‘B급 코드’는 최치언만의 연극이 무엇인지 대중에게 각인시킨다. 시인, 소설가, 극작가라는 직함에 이번에는 ‘연출가’의 이력이 더해졌다. 1980년대와 2016년을 배경으로 엉뚱하게 꼬이고 얽힌 두 남자와 용기에 관한 블랙코미디 연극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작·연출 최치언)가 11월4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오른다. <소뿔자르고주인오기전에도망가선생>도 그렇지만 이번 작품의 제목에도 뒷이야기가 숨어 있다. 모르는 채로 이용당하고, 당하는 줄 알면서도 이용당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빠져나오려 발악하지만 그럴수록 수렁에 빠지는 두 주인공을 보며 관람객들은 ‘어쩌나, 어쩌다, 어쩌나’를 연발하게 된다는 뜻이다. 소시민 김두관에게 ‘용감한 시민상’을 주기 위해 이오구는 억울하게 강도 누명을 쓰게 된다. 그는 출소 후 자신이 ‘쪼다’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김두관을 찾아가 ‘한 번만 칼로 배를 찌르게 해달라’고 부탁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시대가 인간에게 던지는 모든 질문은 딜레마를 포함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특수성에서 기인한 질문은 그 자체가 딜레마이며, 결국엔 용기의 문제가 된다. 이 작품은 “우리 모두가 그 딜레마 앞에서 명쾌하게 답을 제시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장소: 중구 예장동 남산예술센터 시간: 화~금 저녁 7시30분, 주말 오후 3시 관람료: 3만원 문의: 758-2150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미디어소통실 미디어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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