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만한 전시&공연

개미지옥 같은 고택에 숨겨진 비밀을 보았다

사막 속의 흰개미(~11월25일)

등록 : 2018-11-2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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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지옥 알아요? 막 빨려 들어가는 거. 여기서 사는 게 꼭 그거 같아요.” 무너져가는 저택과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을 다룬 창작극 <사막 속의 흰개미>가 오는 2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에스(S)씨어터에서 공연된다. 흰개미 떼의 서식지가 되어버린, 100년이 넘은 고택이 배경인 이 작품은 자연현상으로 무너져가는 집의 실체와 이를 감추려는 사람들의 긴장감이 팽팽하게 이어진다. 연극을 보면 아프리카 사막에서 발견되는 둥근 원과 그 둘레를 따라 식물이 자라는 자연현상인 ‘페어리 서클’이 떠오른다. 아직도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이 현상만큼이나 연극에서도 고택과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수풀, 그 안에 무언가를 감추려는 사람들까지 미스터리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집을 갉아먹는 흰개미와 무너져가는 고택은 이 사회의 불안과 위태로움, 허위와 가식의 역사 등 현실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사막 속의 흰개미>는 지난해 11월 ‘2018 서울시극단 정기공연 창작대본 공모’에서 선정된 황정은 작가의 작품이다. 관객은 미스터리한 자연현상인 ‘페어리 서클’을 보듯 무대 안에서도 사막 속에 빠져들어가는 현란한 무대 연출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에스씨어터는 300석 규모의 가변식 극장으로 무대와 객석이 엄격하게 구분되는 획일화된 극장 구조에서 탈피했다.

김광보 서울시극단 예술감독은 “고택과 마당의 광활한 분위기가 공연장에 가득 메워지도록 마치 패션쇼장처럼 객석을 양쪽으로 배치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사막 속의 흰개미>는 세종문화회관 개관 40주년을 맞아 지난 10월 문을 연 에스씨어터의 개관 페스티벌 하이라이트 작품으로 손꼽힌다.

장소: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시간: 월·수·목·금 저녁 8시, 토 오후 3시·7시, 일 오후 3시 관람료: R석 3만원, S석 2만원 문의: 399-1794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미디어소통실 미디어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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