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곳

재래시장의 활력소, 주민들의 배움터

강북구 주민사랑방 ‘다락방’

등록 : 2019-03-1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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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 공방 회원들. 강북구 제공

“회원들께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동아리들이 시장 문화의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이들 동아리 활동이 우리 ‘다락방’을 지탱하는 버팀목입니다.”

북적대는 수유시장 한복판을 지나다보면 빼곡히 붙어 있는 소규모 점포들과 잇대어 회색 건물 하나가 자리하고 있다. 다락방 대표 이진숙(47)씨는 이곳을 “지역의 문화예술 명소”라고 주저 없이 소개한다.

다락방은 2008년 재래시장 살리기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발족했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인 건물에서 풍물, 바느질, 목공, 마당극 등 4개 분야 모임이 열리고 주민과 시장 상인이 어우러져 문화예술을 향유한다.

다락방의 대소사는 전체 대표와 소모임 대표들로 구성된 운영위원들이 결정한다. 운영위는 회원들과 함께 참여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특색 있는 콘텐츠를 발굴하며 다락방을 알차게 꾸려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연극팀과 풍물패가 힘을 합쳐 만든 창작극이 솔샘시장, 장미원시장, 강북종합시장 등 주변 전통시장 순회공연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2층에 있는 ‘열린카페’는 장보러 온 주민의 쉼터로 활용되며 일주일에 한 번씩 아이들 그림책 읽어주기 행사가 열린다.

건물 3층, 목공 공방에 들어서자 나무 표면 가공에 한창인 소모임 대표 심경미(48)씨가 반갑게 맞이했다. 나무의자는 불꽃으로 가열한 뒤 사포로 문질러 매끄럽게 다듬자 이내 상앗빛을 드러내며 반들반들해졌다. 수시로 방문하는 회원들이 들어오기 무섭게 작업을 거들고 제 모습을 갖춰가는 가구가 가지런히 정리되고 있었다. 나무 향기 가득한 자그마한 공간에선 회원들의 유쾌한 웃음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목공 동아리에 참여하려면 10만원의 비용이 드는데 공구와 재료를 사거나 일부는 동아리 운영 기금으로 쓰인다. 회원들 재능기부로 이뤄지는 수업은 수준별로 진행돼 참가자가 더 체계적이고 빠르게 가공 기술을 익힐 수 있다. 회원들은 “필요에 따라 손수 제작한 실용적인 가구를 사용할 때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고 했다.

건물 지하 풍물 연습실에선 빠른 템포의 자진모리장단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전자악기를 위주로 만들어진 대중음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직관적인 소리였다. 4명의 연주자였지만 법고(북)가 저음 대역을, 장구가 중음 대역을, 꽹과리가 고음부를 채워 꽉 차고 힘 있는 가락이 온몸을 휘감았다. 여기에 회원들의 역동적인 몸동작이 더해져 흥을 돋웠다.


풍물패 동아리는 민요, 법고, 진도북놀이, 허튼춤, 난타 장구 등 분야 구분 없이 수업을 한다. 매주 목·금·일요일 연습을 통해 실력을 갈고닦아 지역의 여러 행사장에서 흥겨운 공연을 선보인다. 수유시장의 ‘우리가락 넘실 축제’를 비롯한 동네의 크고 작은 잔치가 이 풍물패의 주요 활동 무대다.

다락방은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모임 장소이기도 하면서 시장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점에선 특별함이 덧씌워 있다. 문화의 풍성함과 넘치는 예술적 감수성, 그리고 정겨운 주민이 있어서 더욱 그렇다. 수유역 4호선 미아역 인근, 도봉로 쪽 수유시장 들머리로부터 직선으로 100여m 거리에 이곳이 있다.

김정학 강북구 홍보담당관 언론팀 주무관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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