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만한 전시&공연

전통 춤사위로 보여주는 ‘불통 시대’는 어떤 모습일까

놋-N.O.T(23~24일)

등록 : 2019-05-1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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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걸린 여든 살의 할머니는 열 살 소녀가 되어 한국전쟁 당시 헤어진 아빠를 찾아 떠난다. 70년의 세월을 건너뛴 세상은 혼란의 연속이다. 소녀가 바라본 세상은 스마트폰 때문에 타인과 대화가 단절되고, 음악적 취향도 다른 청년층과 기성세대 사이엔 불협화음이 생겨났다. 그뿐인가. 각종 성폭력으로 가해자에게 억압받은 피해자가 있고, 갑질 때문에 권력자와 피권력자 사이에는 갈등이 숨어 있다. 이처럼 세대, 성, 이념, 정치, 경제, 사회 등 이 시대의 다양한 갈등 속에서 ‘소통하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을 한국적 춤사위에 맞춰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현한 무용 작품 <놋>(N.O.T·사진)이 오는 23일부터 2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작품 제목 ‘놋’은 “No One There?”(노 원 데어)의 줄임말로, ‘거기 아무도 없어요?’라는 뜻이다. 이 작품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불통의 현상을 바라보며 넘을 수 없는 선을 극복하고 상생의 길을 찾기 위해 제작됐다. <놋>은 지난 1월 서울시무용단장으로 부임한 한국 무용가 정혜진(60) 예술감독의 첫 작품이다. 그는 최현 선생의 고풍(古風), 한영숙 선생의 살풀이와 승무, 김천흥 선생의 춘앵무를 사사했으며, 국가무형문화재 92호 태평무를 이수했다. 그동안 서울예술단의 예술감독으로 총 6편의 가무극을 제작해 한국무용의 저변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단원들에게 자신을 모두 비우라고 했어요. 비워야만 새로운 창작이 탄생할 수 있습니다.” 그가 이번 작품을 앞두고 서울시무용단의 정체성과 한국무용의 전통성을 위해 강조했던 말이다. 이번 작품은 제주 방언에서 영감을 얻었단다. 이는 사람의 얼굴을 뜻하는 낯을 의미하는데, 인간의 존재를 나타내는 형상이며, 감정을 표현하는 1차적인 통로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이 된다고 설명했다. “우리 모두는 소통을 원하지만 서로를 넘지 못하는 상황 때문에 작품에서 선보인 소녀가 그러했듯이 서로의 선을 넘어 소통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제작했습니다.” 장소: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시간: 오후 8시 관람료: VIP석 7만원, R석 5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 B석 1만원 문의: 02-399-1766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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