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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막연히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이런 선입관 속에서 예술은 박물관, 미술관 등 현실과 분리된 공간에 잠들어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예술을 만나 놀라움과 즐거움은 겪어본 사람은 안다. 생활과 예술이 만난 모범 사례로서 나만 알고픈 숨겨진 보석 같은 거리, 영등포 문래동의 ‘문래창작촌’(사진)을 소개한다.
문래창작촌의 역사는 오랜 세월에 걸쳐 문래동에 오밀조밀 들어선 기계금속공장 밀집 지역에서 시작됐다. 국내 최고의 금속 시제품을 만들어내는 소규모 공장주인 장인들은 오랜 세월 기술을 연마하며 꿋꿋하게 한자리에서 버텨왔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산업화로 달라진 유통 구조, 상업시설 유입 등 문래동을 둘러싼 외부 변화와, 인력 부족과 소규모 생산 등 내부적 한계로 점차 활력을 잃고 쇠퇴의 길을 걷게 됐다.
그러던 이곳에, ‘뜻밖의 예술’이 이끄는 변화의 물결이 찾아왔다. 2000년대 초, 대학로와 홍대 일대의 비싼 임대료를 피해 철공소가 밀집한 문래동으로 이주한 예술가들이, 시의 지원에 힘입어 이곳에 뿌리를 내리며 생긴 자생적 예술마을이 자연스레 ‘문래창작촌’이란 이름을 갖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터줏대감 노릇을 해온 철공소 장인들이 타지에서 온 예술가들을 곱지 않게 보았던 것도 사실이나, 소외된 직업이라는 동병상련으로 묶인 철공소 장인들과 예술가들은 ‘문래창작촌’ 간판 아래 어느덧 공생 관계를 이뤘다.
예술가들의 활동과 함께 시작된 변화는 낡아가던 철공소 골목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그냥 찍어도 그림이 되는 벽화가 골목길을 환하게 밝히고, 예술가들의 꿈과 끼가 담긴 간판들이 새싹처럼 피어났다. 을씨년스러웠던 철공소들이 예술을 만나 새로운 도약을 해내며 ‘낡음’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문래창작촌 골목을 찾은 도시여행자들은 철공소 사이사이에 자리잡은 맛집과 분위기 좋은 카페, 상점들을 보물찾기하듯 찾아내는 재미에 푹 빠진다. 예술가들의 활동 무대인 아기자기한 공방들을 비롯해 창작을 위한 대안 공간들, 곳곳에 터줏대감마냥 오롯이 버티고 선 조형 작품들은 문래창작촌에 다채로운 색깔을 층층이 덧입히는 주역들이다.
홍대, 경리단길, 연남동의 계보를 지금은 이곳 문래창작촌이 이어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날이 이곳을 찾는 발길이 늘어나고, ‘출사’ 나선 아마추어 사진가들을 비롯해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과 퇴근 후 삼삼오오 모여드는 직장인들은 이곳에서 예술가가 된 양 자신만의 작품을 사진 속에, 기억 속에 담아간다.
이곳의 명성은 한국을 넘어 세계로 퍼져간다. 골수팬들을 거느린 할리우드 흥행 보증수표 영화 〈어벤저스 2〉의 일부 장면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문래창작촌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한국의 과거와 현재가 한곳에서 만난 특유의 분위기를 느끼며, 수제 맥주와 커피, 스테이크 등 낯설지 않은 식문화의 한국식 변주를 체험한다.
여름휴가, 멀리 떠나는 것도 좋지만 가까운 곳에서 발견하는 즐거움도 크다. 무엇보다 경제적이다. 지금 문래창작촌을 찾아 옛 모습을 간직한 위에 예술을 덧입힌 철공소들 특유의 정취를 느껴보고, 아기자기한 공방과 카페가 자리한 벽화 골목을 걸으며 소박한 아름다움이 주는 마음의 고양감을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 박미선 영등포구 홍보전산과 홍보지원팀 주무관 사진 영등포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여름휴가, 멀리 떠나는 것도 좋지만 가까운 곳에서 발견하는 즐거움도 크다. 무엇보다 경제적이다. 지금 문래창작촌을 찾아 옛 모습을 간직한 위에 예술을 덧입힌 철공소들 특유의 정취를 느껴보고, 아기자기한 공방과 카페가 자리한 벽화 골목을 걸으며 소박한 아름다움이 주는 마음의 고양감을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 박미선 영등포구 홍보전산과 홍보지원팀 주무관 사진 영등포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