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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로창고극장을 점령하라. 우리가 만드는 극장으로.” 그동안 공공극장의 운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잦았다. ‘시민의 문화증진’이라는 목표 아래 획일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은 연극인뿐만 아니라 관객에게도 ‘피로감’을 안겨줬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젊은 연극인 80명이 모여 아이디어를 냈다.
삼일로창고극장 운영위원인 전윤환 연출가는 “처음엔 배우들도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민한 것에서 출발했다”고 했다. 이후 ‘24시간 안에 연극을 만들어보자’는 의견이 나와 ‘24시간 연극제’로 발전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인 ‘창고개방-24시간 연극제’(사진)는 11월20일~12월1일 삼일로창고극장에서 열린다. ‘창고개방-24시간 연극제’는 각기 다른 창작자들이 모여 서로를 확인하고 협업하며 낯선 작업을 시도하는 장이다. 올해는 배우, 작가, 연출가 등 연극인 50명이 참여했다. 10개 팀이 10일 동안 매번 다른 내용으로 공연한다. 애초 참가 신청 인원은 더 많았는데, 제비뽑기로 참가자를 50명으로 정했다. ‘서류 전형, 면접’을 거치는 전통적인 선발 방식에 반기를 들고 발상의 전환을 꾀한 것이다. 창작 주제도 참가자들이 제출한 34개 중 10개를 제비뽑기로 선정한다. 주제는 24시간 전에 공개되는데, 이를 24시간 동안 15분 이내의 연극으로 만들어야 한다. 전윤환 연출가는 “미투 이후 위계적인 방식이 아닌 수평적인 소통에 대해 연극계에서 끊임없이 고민했다”며 “결국 수평적 언어와 관계 맺는 과정이 연극제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극제에 참여한 연극배우 원미진씨는 그룹이나 극단에 소속되지 않고 홀로 활동하고 있다. 원씨는 “배우와 연출가의 경계를 허무는 최근 연극계의 흐름에 발맞춰 하나만 잘해서는 살아남을 수가 없다”며 “짧은 시간에 작품을 완성해야 하는 조건에서 다른 사람들과 협업하는 과정을 통해 배우를 벗어나 멀티플레이어가 되는 연극인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장소: 중구 저동1가 삼일로창고극장 시간: 화~일 오후 7시 관람료: 무료 문의: 02-758-2150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