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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서 토해내는 연기가 아니라 오롯이 귀로 들을 수 있는 대사만으로 몰입을 높일 수 있을까?” 퍼포먼스를 중요시하는 현대 연극과 다르게 독특한 극작술을 펼치는 낭독공연이 주목하는 것이다. 희곡과 공연 사이를 관객의 ‘상상’으로 채우는 낭독공연이 공연 마니아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무엇보다 역사처럼 거대 담론을 다루는 것이 많은 한국 희곡과 달리 보편적인 소재가 많은 일본 작품을 엿볼 기회가 찾아왔다. 21~23일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리는 ‘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은 2002년 발족한 한일연극교류협의회가 격년으로 해온 행사다. 올해까지 9권에 이르는 <현대일본희곡집>을 발간했는데, 매 권 일본 대표 극작가 5명의 작품을 번역·발간했다. 여기에 3편의 낭독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먼저, 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대담한 상상력을 더한 노기 모에기의 <다스 오케스터>(Das Orchester)(21일)가 문을 연다.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가 단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유대인 단원들을 해고하며, 악단의 국유화를 강요하는 나치에 저항하는 이야기이다. 이어 일상적인 언어로 관객의 윤리관을 흔드는 야마모토 스구루의 <그 밤과 친구들>(22일, 사진)은 커밍아웃을 계기로 서서히 멀어지는 세 친구의 차이와 우정을 그렸다. 사회적 문제를 소재로 연극·영화·소설 등 폭넓은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시라이 게이타의 (탄생·23일)는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냉혹한 현실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갈망하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각 작품은 정진새, 민새롬, 박근형 등 한국의 내로라하는 연출가들의 손을 거쳐 공연으로 완성됐다. 각 공연을 마친 이후엔 제작자, 작가, 연출가가 들려주는 ‘관객과의 대화’를 비롯해 마지막 날에는 ‘한일연극교류의 미래’라는 주제로 고주영(기획자), 장지영(공연 칼럼니스트), 시라이 게이타(극작가 겸 연출가), 오타 아키라(일한연극교류센터 사무국장)가 발제하는 심포지엄도 열린다.
장소: 중구 예장동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시간: 금 오후 7시30분, 주말 오후 3시 관람료: 무료 문의: 02-758-2150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