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볼만한 전시&공연

잊혀가는 존재에 가치를 부여해 과거와 현재를 잇다

상상의 정원에 진짜 두꺼비들을(~5월6일)

등록 : 2020-04-09 14:24 수정 : 2020-04-09 14:27

크게 작게

“장소에 대한 인간의 상징적 소유 욕망과 특정 장소에서 일어나는 사건, 기억, 사물, 인물, 역사 등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관심을 느꼈어요.” 2019~2020 송은아트큐브 전시지원 공모 프로그램에 선정된 ‘상상의 정원에 진짜 두꺼비들을’의 라오미 작가는 이렇게 전시 취지를 설명했다. 꿈속에서 보통 두꺼비가 나오면 재물이나 복을 가져다준다고 믿는데, 예로부터 그것은 길조의 상징으로 여기던 존재였다. 그런 두꺼비를 제목으로 지은 이 전시는 작가의 상상이 더해져 다소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이런 작가의 작업 방식은 하루아침에 생겨난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예전에는 영화 미술과 무대 미술 분야에서 활동하며 시나리오 속 장소를 실제와 가깝게 연출하기 위해 인물과 공간을 분석하고 이와 연관된 이미지들을 수집하기도 했다. 그는 실제로 근대 사진, 잡지, 조선화와 극장의 배경그림을 수집하면서 이를 활용해 현재의 작업으로 이어왔다. 초기엔 일제강점기에 발행된 금강산 엽서와 조선 최초의 무대미술가 원우전의 그림을 토대로 과거 흔적을 찾기도 했다. 전작 ‘유람극장, 금강산 관광’(2017), ‘동시상영’(2018)이 대표적인데 작가는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사라지고 잊힐 것들에 생을 되돌려주는 것을 의무로 느끼며 동서양, 이상과 현실, 전통과 현대, 과거와 현재를 끊임없이 여기와 연결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역사와 문화적 자료를 바탕으로 특정 장소와 사물을 둘러싼 사건을 수집하고 여기에 작가 특유의 상상을 더해 서사를 구현했다. 항구 도시의 특성에 주목해 인천항에서 중국 단둥항까지 떠났던 긴 여정 속에 그곳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다양한 작업을 선보인다. 떠나는 배의 뒷모습을 담은 ‘상상의 정원에 진짜 두꺼비들을’, 신의주 공장과 근대 건축물, 상징적 모뉴먼트(역사적인 사건이나 개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건조물)를 한 화면에 거듭 겹쳐놓은 ‘끝없는 환희를 그대에게’(사진), 인천 북성포구에 정박한 어선이 출발할 당시를 담은 ‘표류를 위한 항해술’ 등이 대표적이다.

장소: 강남구 대치동 송은아트큐브 시간: 월~금 오전 9시~오후 6시30분 관람료: 무료 문의: 02-3448-0100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