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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눈’ 이방인, 걷기·언어·기술로 만든 ‘예술 작품’

어쩌고 저쩌고(Blah blah blah)(18일)

등록 : 2020-04-16 14:18 수정 : 2020-04-1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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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끝자락에 있는 금천구 독산1동. 마천루가 즐비한 대도시가 아니라 다소 오래돼 보이는 공장들 사이로 각양각색의 입간판이 널려 있다. 조금만 벗어나면 고속도로와 안양천이 서울 외곽으로 뻗어나가는 곳이다. 2015년 베니스(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95분짜리 다큐멘터리 <위로공단>으로 은사자상을 받은 임흥순 작가도 이곳에 거주하면서 구로공단 여성 노동자들의 삶을 영화로 제작했다. 이곳은 첨단기술과 굴뚝이 공존하며,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시각예술 창작 공간인 ‘금천예술공장’이다.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시각 예술가들이 3개월부터 1년까지 이곳에 머물며 세상과 교감하는 다양한 결과물을 만들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11기 해외 입주작가 머라이어 블루(미국)도 지난 2월부터 이곳에 머물며 자신의 작업 세계에 몰두했다. 입주 기간 만료를 앞둔 18일 오후 2시, 공장 일대에서 보여주는 <어쩌고 저쩌고>(Blah blah blah)는 낯선 세상을 경험한 파란 눈의 작가가 이국에서 경험한 자신만의 작업 세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는 3개월 동안 ‘걷기, 언어, 기술’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원래는 영상과 조각품도 준비했는데, 최근 전세계를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 때문에 오직 퍼포먼스에만 집중했다고 한다. 말이 안 통하는 외국인이 낯선 동네에서 주변 환경을 체득하기 위해 ‘둘러보며 걷기’를 선택한 것이다. 자신의 감각을 통해 소리, 질감, 색깔, 냄새를 받아들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은 ‘언어와 기술의 상호작용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그는 이해할 수 없는 입간판의 활자를 알아듣기 위해 번역기를 이용하는데, 신기술이 전해준 방식에 이런 질문을 내던졌다. “과연 언어와 기술의 상호작용을 통한 소통은 인간만 가진 예외주의인가?” 경고하기 위해 페로몬을 남기는 개미나 ‘비언어적 언어’로 세상과 교감하는 고래도 있는 것 아닌가. 작가는 인간이 체득한 언어와 기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장소: 금천구 독산1동 서울문화재단 금천예술공장 시간: 오후 2시 관람료: 무료 문의: 02-807-4137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장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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