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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뚫고 봄향기 담은 창극 ‘춘향’이 왔네

춘향(14~24일)

등록 : 2020-05-0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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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풍이 눈을 녹여 가지가지 꽃이 피고 작작허고나.” 판소리 춘향가 가운데 옥중가의 한 대목처럼 어느새 봄은 성큼 다가와 거리가 온통 꽃으로 찬란하다. 코로나19로 잠시 멈췄던 공연장에도 봄의 향기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국립창극단은 창설 70주년을 맞는 국립극장을 기념해 2020년 신작으로 창극 <춘향>을 14일부터 24일까지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올해 선보이는 작품은 ‘다시 만난 춘향’이라 할 만큼 춘향가와 연이 깊은 창작자들이 참여해 화제를 모은다. 1987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해 여러 차례 춘향가를 선보인 유수정이 지난해 예술감독으로 부임해 첫 신작의 작창을 맡았다. 여기에 국립창극단 최초 완판장막창극이자 6시간이 넘는 <춘향전>(1998)의 대본과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2000)의 각본을 썼던 김명곤이 극본과 연출을 책임진다. 또한 김소희·안숙선·박애리 등 당대 내로라하는 국악인이 거쳐 간 주인공 춘향 역은 국립창극단 대표 주역인 이소연이 맡았다. 그에게는 <춘향 2010>(2010),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2014)에 이어 세 번째 춘향이다. 더블 캐스팅으로는 티브이(TV) 프로그램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 출연한 젊은 소리꾼 김우정이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됐다. 이 밖에 몽룡 역에 김준수, 월매 역에 김차경·김금미, 변학도 역에 윤석안·최호성, 향단 역에 조유아, 방자 역에 유태평양 등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무대를 장식한다. 춘향가는 오랜 시간 연극, 영화, 오페라,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 변주됐지만 2020년 버전은 전통소리에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창극은 뿌리인 판소리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유수정 예술감독의 비전과, “창극은 창극다워야 한다”는 김명곤 연출가의 의지가 결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통 국악기인 가야금, 거문고, 대금 등에 서양 악기인 신시사이저, 기타, 베이스드럼 등의 조화가 이번 공연을 더욱 색다르게 만들었다. 기존 창극에서 볼 수 없었던 분홍, 에메랄드, 노랑 등 파스텔 계통의 한복 80여 벌도 눈여겨볼 만하다.

장소: 중구 장충동2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시간: 화~금 오후 8시, 토·일 오후 3시 관람료: 5만원(R석), 3만5천원(S석), 2만원(A석) 문의: 02-2280-4114

김영민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 주임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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