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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천 왕꽃창포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닫힌 마음들도 ‘생활방역’ 시행과 함께 차츰 다시 열리고 있다. 이렇게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서 가보고 싶어지는 장소가 있는데, 바로 ‘안양천 생태초화원’이다.
구로구 대표 하천인 안양천에는 지난달부터 푸른 새싹들과 각양각색 꽃들이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가 펼쳐져 있다. 수필가 이양하는 ‘신록 예찬’에서 ‘봄철 새싹의 푸른빛에는 우리의 마음에 기쁨과 위안을 주는 이상한 힘이 있는 듯하다’고 했다. 안양천에서는 이 ‘이상한 힘’을 느낄 수 있다.
구로구는 집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누구나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안양천 명소화 사업을 펼쳤다. 지난해부터는 이 일대를 중심으로 ‘하천변 수목원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하천변 수목원화 사업은 총연장 12.61㎞, 면적 51만4140㎡에 이르는 구로구 역대 최대 규모의 하천 녹지 사업이다. 지난해 45억원에 이어 올해도 38억원을 투입해 생태복원과 녹지대 확충을 추진한다. 하천 제방 생태복원 식물 식재와 서부간선도로변 1.2㎞ 구간의 장미 정원 조성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조성을 완료한 안양천 생태초화원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도심 속에서 자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오금교부터 신정교 사이에 있는 생태초화원은 축구장 2.5배 규모(1만7500㎡)에 달한다. 장미원, 창포원, 습지원, 잔디마당 등 주제별로 구성돼 있어 볼거리가 풍성하다. 장미원, 창포원에는 장미, 부들레이아, 에키네시아, 꽃범의꼬리, 왕꽃창포, 삼색버들, 구슬사초, 은사초, 양국수나무, 노루오줌 등 여러 종류 식물이 심겨 있다.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봄을 맞은 생태초화원은 5월부터 늦가을까지 개화 시기별로 ‘다양한 얼굴’로 시민들을 맞을 예정이다.
식재된 꽃 앞에는 이름과 설명이 적힌 팻말이 세워져 있어 꽃과 친해지는 재미가 있다. 생태초화원 안에는 이용객 편의를 위한 벤치와 초가 정자도 마련돼 있다. 바닥에는 투수성과 쿠션감이 좋은 야자매트가 깔려 있어 걷기 편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안양천을 따라 쭉 걷다보면 제방 위 다양한 꽃들도 볼 수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벚꽃, 유채꽃, 철쭉, 장미, 에키네시아, 자엽국수나무, 수국, 부들레이아 등이 장관을 이룬다. 제방 위 산책로는 말 그대로 ‘꽃길’이다. 산책로 주변 곳곳에는 그늘목이 심겨 있어 한여름 뙤약볕도 피할 수 있다.
안양천 라벤더 꽃밭
하천과 맞닿아 있는 ‘명소화 단지’에도 즐길 거리가 많다. 여름에는 라벤더가 하천변을 보랏빛으로 수놓고 가을에는 핑크뮬리와 코스모스가 만발해 핑크빛 별천지를 펼친다. 안양천 전체가 봄, 여름, 가을 커다란 꽃밭이나 다름없다. 이곳에 오면 너도나도 꽃이 된다. 코로나19로 인간이 잠시 멈춘 사이에도 자연은 자신을 스스로 가꾸고 있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돼 일상을 되찾아가는 지금 사랑하는 이와 함께 안양천에서 꽃구경해보는 건 어떨까?
조형준 구로구 홍보전산과 주무관, 사진 구로구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