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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젊은 예술가, 혹은 자유로운 영혼들은 손바닥 위에서 연결을 찾는다. 인스타그램에서, 클럽하우스앱에서 사진과 목소리로 소통하고 실제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경우도 잦다. 그렇다면 지금 거장이 된 예술가들은 과거에 어떻게 교류했을까?
국립현대미술관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시기, 즉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의 문예인 교류를 담은 전시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를 덕수궁에서 개최한다. 전시 포스터는 마치 오늘날 예술가들의 인스타그램 계정 간 연결도를 보여주듯 당시 문예인의 연결도를 표현해 두었다. 포스터 위에 이름이 쓰인 이상, 백석 등 시인과 김환기, 이중섭 등 동시대에 활동한 국내 작가들은 다방과 술집에 모여 부조리한 현실을 거부하고 새로운 시대 인식을 공유하며 함께 ‘전위(예술)’를 외쳤던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전시는 전위와 융합, 지상의 미술관, 이인행각, 화가의 글·그림 등 4개 공간으로 나누어 구성됐다. 당시 분위기를 엿보려면 제1 전시실(전위와 융합)에서 시인 이상이 운영했던 다방 ‘제비’를 배경으로 펼쳐진 예술가 네트워크와 새로운 도전들을 살펴보고, 출판 분야에 관심이 많다면 제2 전시실(지상의 미술관)에서 1920~1940년대 인쇄 미술을 집중해 관람할 수 있다. 당시 신문사와 잡지사 편집실은 문인과 미술인이 만날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였다. 복각본으로 출판돼 인기를 얻었던 김소월의 <진달래꽃> 원본 등 수많은 근대기 시집들도 볼거리다.
더 개인적이고 깊은 이야기는 제3 전시실(이인행각)에서 파악할 수 있다. 이중섭과 구상의 특별한 관계에서 비롯한 작품 등이 감동을 주고, 정지용과 장발, 백석과 정현웅, 김기림과 이여성, 이태준과 김용준 등 문예계의 대표적인 문학가-미술인 ‘쌍’들이 전시됐다. 문학적인 능력을 지닌 화가들을 조명한 제4 전시실(화가의 글·그림)은 김용준, 장욱진, 한묵, 박고석, 천경자, 김환기 등 6인의 작가가 남긴 글과 그림을 함께 감상하는 곳이다.
문학과 교류가 있었던, 그래서 능력을 십분 발휘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지금 거장들의 청년기와 상호작용을 다면적으로 다룬 이번 전시는 5월30일까지 계속된다.
장소: 중구 정동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시간: 화~일 오전 10시~오후 6시(수·토 오후 9시까지) 관람료: 무료(사전예약제) 문의: 02-2022-0600
이준걸 서울문화재단 대리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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