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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 조용히 타면 안 될까?

등록 : 2016-07-21 15:28 수정 : 2016-07-22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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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성훈과 신혜선은 핑크빛이란 걸까, 아니라는 걸까?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한국방송2)에서 연인으로 나오는 성훈과 신혜선의 실제 관계가 누리꾼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현실에서도 연인인 듯 아닌 듯 알쏭달쏭한 태도로 일관하기 때문이다. 둘 사이의 의혹은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한국방송2)에 나와 ‘스스로’ 만들었다.

극 중 호흡 등을 묻는 단순한 질문에 ‘썸’(사귀는 건 아니지만, 좋아하는 듯한 감정의 교류) 타는 듯한 행동으로 일관했고, 사귀는 건 아니라면서도 “앞으로는 모를 일이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후 인터뷰마다 두 사람의 관계를 묻는 말이 이어졌고, “지금은 (연인은) 아니지만 드라마가 끝나면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다”는 모호한 말로 열애설을 부추겼다.

의도했든 아니든 ‘열애 의혹 사건’은 성공했다. ‘두 사람이 진짜 연인이 될 가능성’을 두고 인터넷 매체를 중심으로 연일 기사가 쏟아지고, 검색어에 오르는 등 인지도는 급상승했다. <해피투게더> 이후 드라마에서도 두 사람의 연기 모습을 더 유심히 챙겨 본다는 이도 늘었다. 지금 사귀든 아니든, ‘좋아하는 건 맞는 것 같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두 사람의 ‘썸 의혹’은 인기의 견인차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연예인들의 연애는 인지도를 높이는 하나의 방편이 된다. 오래전에는 ‘열애설’ 자체가 무명 연예인을 유명인으로 만들었다면, 이제는 ‘사귈까, 안 사귈까’ 궁금증을 유발하며 화제 몰이를 한다. 가수 레이디 제인과 방송인 홍진호는 식당에서 같이 친밀하게 밥 먹는 모습이 찍힌 뒤 열애설이 났다. “아니다”고 부인하면서도 나오는 방송마다 사진과 상대를 언급했고, 사귀는 것 같은 내음을 풍겼다. 그걸로 한동안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비치며 재미를 봤다.


‘연예인의 연애’가 인기를 끌면서, 기획사는 이를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촌극도 빚어진다. 같은 기획사의 신인 연예인과 유명 연예인이 사귄다는 열애설을 흘린 뒤, 아니라고 반박하며 주목받게 하고, 2011년 방송했던 드라마 <최고의 사랑> 내용처럼 기획사 간 윈윈 전략으로 ‘가짜 연애’도 한다. 진짜 연인을 보호하려고 다른 연예인과 가짜 열애설을 내는 ‘천막 작전’도 쓴다.

파파라치 매체가 데이트 사진을 몰래 찍어 공개해도 비난의 목소리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연예인의 연애’는 대한민국의 뜨거운 관심사다. 그러나 그런 관심을 인기 수단으로 역이용하는 것도 파파라치만큼이나 불편하다. ‘뭘까요?’ 식의 낚시성은 더 그렇다. 그러니 ‘썸’ 좀 조용히 타시면 안 될까?

남지은 <한겨레> 문화부 방송담당 기자 myviollet@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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