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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 드러나진 않지만 은밀하게 작품을 변주하는 어린이극을 만들고 싶어요.”
가정의 달을 맞아 오는 8~9일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에서 진행되는 어린이 연극 <어딘가, 반짝>의 이지민 연출가(사진 왼쪽)는 개막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보통 어린이극이라면,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아이들 성향 때문에 관람 위주로만 연극에 참여할 수 있는데, 이번 작품은 관객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공연의 일부가 되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특히 10년 넘게 ‘체험하는 예술’을 고민해온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의 대표 사업인 ‘예술로 상상극장’으로 선정된 <어딘가, 반짝>은 수개월 동안 극작, 무대미술, 연기 등 공연 제작에 필요한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비로소 완성됐다.
특이한 점은 일반 극장이 아니라 30명 이내의 소수만 참여할 수 있는 스튜디오에서 연극이 올라가는 것. 아이들은 자리에 앉기 전, 로비 등에 비치된 그림과 이야기를 보고 자신의 신체를 종이에 그려놓는다. 배우는 이것을 활용해 공연의 마지막 퍼즐을 맞춰나간다. 이렇듯 공연의 줄거리와 틀에 어린이의 생각과 체험이 쌓이는 방식으로 작품이 완성된다.
어린이극이 하는 다양한 시도 중 하나를 실험한 이번 작품은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외모 기준에 못 미쳐 상처받는 아이들의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단순히 메시지를 던지려는 것이 아니라며, 이씨가 이번 공연에 거는 기대를 이렇게 드러냈다. “작품 자체는 외모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예뻐지고 싶다, 멋있어지고 싶다’는 욕망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단지 ‘내 몸을 다른 방식으로 바라볼 수 없을까, 내 몸이 나만의 고유한 것인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나누고 싶어요. 공연을 본 아이들이 친구, 부모님과 서로의 몸에 담긴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면 행복하지 않을까요?”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아이티(IT)팀장
■ 이지민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아동청소년극을 공부했으며, 주로 어린이극 분야에서 배우와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빨간머리박쥐다다>(작, 연출, 배우), <망토> <8시에 만나> <엄마가 모르는 친구> <재주 많은 다섯 친구>(이상 배우) 등이 있다. 특히 <어딘가, 반짝>은 어린이 전용 창작공간인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의 ‘예술로 상상극장’에 선정돼 공동으로 기획한 창작극이다.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