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치구 문화재단 톺아보기

“연결의 도시 성동에서 스마트문화 중심을 꿈꾼다”

‘지역문화의 허브’ 자치구 문화재단 톺아보기 ② 지역 예술가 발굴·지원하는 문화행정가 윤광식 성동문화재단 대표이사

등록 : 2022-03-24 16:58 수정 : 2022-10-2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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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문화재단 윤광식 대표이사는 ‘스마트포용도시’라는 성동구의 비전에 발맞추어, ‘스마트문화도시’를 향해 차별화되고 창의적인 재단이 되고자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기관 및 기업과 업무협약 체결로 지역 예술인 발굴·지원, 콘텐츠 개발, 공연 기회 확대 등을 도모 중이다.

“기존 문화 개념 탈피해야 ‘스마트’ 구현”

문화 예술가 협치에 ‘기업 기술’ 더하고

‘댄스 콘텐츠 제작’ 벤처와 협업하기도

코로나 상황 속 ‘베란다음악회’ 등 진행

‘복지로서의 문화’ 위해 시민들 찾아가

소월아트홀 재개관, 활발한 활동 예고

‘문화다양성 사업’ 주관기관…7년 운영


“직원과 주민에게 희망 주는 재단 꿈꿔”

성동문화재단은 지하철 네 개 호선이 만나는 왕십리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다. 강북과 강남을 잇는 교통의 요지답게 성동문화재단은 다양한 문화와 세대를 ‘연결’하며 주민들에게 복지로서의 문화를 제공하고자 한다.

문화재단 사무실은 성동구립도서관과 같은 건물에 있으며, 문화재단의 두 개 아트홀 중 하나인 소월아트홀은 성동문화원, 성동구민대학, 어린이집과 한 둥지를 틀고 있다. 곁에는 어린이공원도 붙어 있다. 이 외에도 성동문화재단은 구립도서관(7곳), 성수아트홀, 갤러리허브, 어린이집(2곳), 아이꿈누리터(7곳), 청소년 시설, 청년센터 성동오랑 등 전 세대와 전시, 공연, 돌봄, 축제, 사업 등이 결합한 문화복지를 아우르는 공간을 운영한다.

이 모든 것을 이끄는 이가 성동문화재단 윤광식 대표이사다. 지난해 6월 취임한 윤 대표이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보좌관, 성동문화재단 이사, 성동구 보육정책위원 등의 문화 분야에서 오랜 활동을 이어온 문화 전문가다.

윤 대표 취임 뒤 가장 주안점을 둔 과제는 재단 직원들을 문화행정가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일이었다. 그는 “행정 업무를 지원하고 지역예술가를 발굴·지원하는 실력을 갖추는 것이 문화재단의 역할”이라고 믿고 있다. 그래서 윤 대표는 “사업계획이나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에 취약한 예술인을 제대로 돕기 위해서는 직원 역량 강화 교육이 절실하다”고 보고 해당 분야 교육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윤 대표는 또 다양한 문화예술인을 발굴·지원하고 시민들이 문화 향유권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콘텐츠 개발과 공연 기회를 확대해나갔다. 그는 이를 위해 대한가수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한국예술인복지재단 등 여러 문화단체와 업무협약을 맺어가고 있다. 이렇게 단체와 직접 연결함으로써 질적, 양적으로 향상된 문화 자원 제공을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인적 네트워크를 확대한 윤 대표는 성동구의 비전인 ‘스마트포용도시’ 실현에 발맞추기 위해, ‘스마트문화도시’를 구현하기 위한 차별화되고 창의적인 재단이 되고자 준비하고 있다.

저자와 함께하는 토크형 진행 방식에 연주, 판소리, 팝페라 등 책의 주제에 맞는 다양한 공연, 그리고 미디어영상까지 융합해 감동을 전하는 북콘서트 모습.

그는 이러한 스마트문화도시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문화 개념을 탈피”해야 한다고 본다. 윤 대표는 이를 위해 “지역문화자원을 문화 예술가와 협치”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여기에 기업의 기술까지 더해져 온오프 문화 콘텐츠가 결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상과 공연을 접목한 북콘서트를 이러한 지향점을 대표하는 결과물이라고 본다.

나아가 정보기술(IT) 인프라와 문화기술(CT, Culture Technology)을 접목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협력하는 것은 기본이고, 성동구 소셜벤처 기업과 함께 문화기술도 구축 중이다. 스마트한 독서문화 진흥을 위해 소셜벤처 ㈜이씨오와 협력하고, 댄스 콘텐츠 제작과 발굴을 위해 원밀리언과 함께 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 어려운 시기 성동문화재단에서는 비대면 프로그램을 늘려 구민들에게 문화적 힐링 공간을 제공했다. 사진은 비대면 영화 상영을 하는 ‘살곶이자동차극장’ 모습.

윤 대표는 코로나19로 활동이 위축된 지난해까지는 대규모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어려웠던 점을 아쉬워한다. 하지만 이 기간에도 그는 창의적 아이디어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데 앞장섰다. 대표적인 행사가 ‘베란다음악회’다. ‘사회적 거리는 유지하되 마음의 거리는 더 가깝게’ 다가서기 위해 공연팀이 직접 아파트 단지나 공터 등을 찾아갔다. 또한 관내 ‘살곶이자동차극장’을 활용해 영화 상영회를 열기도 했다. 윤 대표는 “코로나19 이후로도 시민들에게 트라우마는 남을 것”이라며 “정신과 치료뿐 아니라 감동을 통한 문화적 치유, 응어리를 풀어주며 공동체를 복원하는 문화 축제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복지로서의 문화’가 되기 위해서는 더욱 적극적으로 시민들에게 찾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소월아트홀 재개관 제막식에서 관계자들이 터치버튼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지난 15일 국비와 시비 등 총 75억원을 들여 전면 리모델링을 마친 소월아트홀이 재개관한 것도 성동문화재단이 올해 활발한 활동을 할 것을 예고한다. 윤 대표는 “이번 리모델링으로 기계, 음향, 조명장치 등 무대시설과 연습 공간 등을 현대화했다”며 “이를 계기로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이를 위해 주민들이 공예·그림 장터를 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소월아트홀 광장도 재정비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국내 그림 시장이 너무 고가여서 일반 시민이 향유하기 어렵다”며 “이 광장이 몽마르트르 언덕처럼 일반 시민뿐 아니라 초등학생, 중고등학생도 자기가 만든 그림, 공예품을 사고파는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성동문화재단은 2016년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국고사업 ‘문화다양성 확산 사업’ 주관기관으로 7년째 운영 중이다. 문화다양성이란 무엇인가? 윤 대표는 “규정화, 명확화가 다양성을 훼손하기 때문에 개념으로 정리하는 순간 다양성은 없어진다”며 “있는 모든 문화를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고 밝힌다.

이를 주도적으로 실천해나가는 이들이 ‘다양성동(洞) 청년기획단’이다. 참여자의 절반가량이 청년일 정도로 젊고 역동적인 성동구는 서울숲과 각종 문화콘텐츠를 동력으로 ‘가장 핫한’ 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올해 벌써 6기 출범을 앞둔 기획단은 청년의 시각에서 성동구의 새로운 문화다양성 이슈를 해마다 발굴한다. 운영 초기에는 기간, 예산이나 활동 주제가 제한됐지만, 중반부터 활동 범위를 자율적으로 열어둠으로써 다채로운 성과를 보이고 있다.

대표 활동으로는 ‘성동 문화다양성 지도 제작’을 꼽을 수 있다. ‘지역 내 소수자와 소수문화에 대한 편견과 차별 극복을 소재로 한 창작 그림책 온라인 콘텐츠 제작’ ‘재단 임직원 대상 문화다양성 교육 및 인터뷰’ 등이 있다.

윤 대표는 최종적으로 재단이 꿈꾸는 모습에 대해 “생동감이 넘치는 재단, 직원도 주민도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공간”이라고 밝혔다. 해마다 3월 응봉산에서 개최된 ‘개나리축제’가 코로나19로 올해도 제대로 열리지 못하고 대면과 비대면 백일장으로 대처했지만, 10월에 열리는 ‘태조 이성계 축제’에는 시민들이 마음껏 가을을 누릴 수 있길 바란다. 성동구 보물인 살곶이다리는 이성계가 사냥 행차 때 오갔다 하여 사냥 행사를 재현하기도 했는데, 올해는 문화로 소통하고 화합하는 행사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유진아 객원기자 jina6382@naver.com

사진 성동문화재단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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