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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의원 요청으로 기초의원 시작
2008년부터 전국 지방의회 대상 강의
‘전국적 스타강사’ 경험 책속에 오롯이
“임기 뒤 지방행정 봉사 방안” 고민중
김용석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이 지난 13일 오전 중구 서울시의회 대표의원실에서 최근 출간한 저서 <지방의원의 길>을 설명하고 있다.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전국 3756명의 지방의원 중 70~80%에 이르는 초선의원들을 위한 책입니다.”
13일 오전 김용석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이 중구 서울시의회 대표의원실에서 최근 출간한 저서 <지방의원의 길>(시간의서재 펴냄)을 펼치며 조용히 설명했다. 김 대표의원은 도봉구의회 3·4·5대 의원, 제8·9대 서울시의원을 역임한 데 이어 현재 제10대 서울시의원을 지내고 있는 관록의 6선 지방의원이다. 제4대 도봉구의원 시절에는 31살의 나이에 구의회 의장을 지내며 ‘전국 최연소 지방의회 의장’ 타이틀을 가지게 됐다. 현재는 서울시의회 유일한 교섭단체인 민주당 102명 의원을 대표하는 자리에 있다.
그런데도 김 대표의원의 마음은 언제나 ‘초선의원’들을 향하고 있다. 무엇보다 자신의 초선의원 시절 어려웠던 경험이 잊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10여년간 모아온 강연 원고를 다듬어 내놓은 책이 <지방의원의 길>이다.
김 대표의원은 자신의 ‘정치적 아버지’인 고 김근태 의원으로부터 1998년 도봉구의원 출마를 권유받았다. 두 번을 사양하다 출마 권유를 받아들인 그 선거에서 그는 젊음을 상징하는 인물로 인식되면서 도봉구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만 27살의 나이였다. 그러나 그가 당시 맞닥뜨린 상황은 너무 험난했다. “지방의원으로서 상임위별 전문지식도 있어야 하고 행정에 대해서도 전반적인 것을 알아야 하는데…. 인터넷도 잘 안 되는 시절이었고, 관련 책도 없고, 지방의회 경험을 강의해주는 사람도 없었지요.” 그는 닥치는 대로 자료를 모아서 읽는 등 최선을 다해 상황을 돌파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그에게는 ‘김근태 정신’이라는 푯대가 있었다. ‘사람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깨끗함을 강조한’ 그 푯대를 기둥 삼아 꾸준히 공부하며 나아간 것이 평가됐는지, 그는 제4대 도봉구의회 전반기에 구의회 의장을 맡게 됐다. 김 대표의원은 제4대 후반기 다시 평의원으로 돌아온 뒤 초선의원 때부터 공부하고 경험한 자료를 모아 2005년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첫 강의 요청은 3선 기초의원 시절이던 2008년에 받았습니다. 지방의회를 견제·감시하는 ‘시흥의제21’이라는 시민단체였습니다. 제 자료가 초선의원뿐만 아니라 지방의회를 감시하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뒤 김 대표의원을 찾는 강의 요청이 점점 늘어나는가 싶더니, 그는 어느새 ‘지방의원들의 전국적 스타 강사’가 됐다. “강의 요청자의 99%가 지방의원이에요. 저는 요청받은 의회에 갈 때마다 그곳 회의록이나 예산서, 결산서, 재정공시 등을 다 찾아보고 갑니다. 또한 관련 조례나 현안 사업 등까지 살펴보느라 강의 준비에만 꼬박 일주일 정도 걸립니다.” 그런 꼼꼼함이 통했을까? 그는 의회 회기를 피해서 했는데도, 지난 10여년 동안 주로 지방의회 대상으로 200여회의 강의를 했다. 강의 대상 의회는 전국적이지만 특히 경상도나 부산, 대구 등 다른 정치적 성향이 다수당을 차지하는 지방의회도 많았다. 처음엔 민주당 의원에게 강의를 듣는다는 것을 마뜩잖아하다가도 한번 강의를 들으면 “정말 도움이 됐다”며 다시 강의 의뢰를 해오기도 한단다. 그사이 보드판에 적어가면서 하던 강의가 파워포인트(PPT) 파일로 세련되게 바뀌었다. 강의 제목도 ‘나도 베스트 지방의원’이라는 이름으로 수렴돼갔다. ‘자료 요구가 반이다’ ‘예산이 곧 로마다’ 등 <지방의원의 길>의 중심 내용이 바로 이 강의들에서 숙성된 것들이다. “지방의원은 한 사람 한 사람이 개별 기관입니다. 보좌관도 없이 혼자이기는 하지만, 아니 그래서 더욱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견제·감시하려면 스스로 자료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자료 요구는 정말 의정활동의 심장입니다.” 김 대표의원은 또 “예산서를 잘 봐야 집행부의 모든 사업을 통제할 수 있다”며 지방의원들이 예산 보는 법에 빨리 익숙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가 강조하는 능력은 ‘지방의원의 길’을 걷는 이뿐 아니라 ‘지방의원들을 잘 감시하려는’ 사람들에게도 꼭 필요한 것이다. <지방의회의 길>이 12월 초 5일 이상 인터넷 교보문고 정치사회분야 베스트셀러 1위, 종합에서 2위를 차지한 것이 그 증거다. 김 대표의원은 “지방의회 감시를 위한 시민모임에서도 책을 많이 구입한다는 소문”이라며 “이 또한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지방의원과 시민들의 관심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지방의회가 좀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김 대표의원은 11월25일 <지방의원의 길> 출판기념회에서 억울한 오해도 받았다고 한다. 내년 총선 출마용으로 이 책을 펴낸 것 아니냐는 일부의 시선이었다. “지방의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강조해온 제가 임기 중 의회를 떠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런 소문은 지방자치에 부정적 시각을 가진 이들의 음해에 가까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내년 6월까지인 민주당 대표의원 임기를 성실히 마치고, 그 뒤에는 또다시 초선의원 등을 위한 강의 등 지방의회 발전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그럼 제10대 서울시의원 임기를 마친 뒤에는? “6선 지방의원으로서 이제 후배에게 길을 터준다는 차원에서 더 이상 광역의원 출마는 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다만 행정을 감시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로 지방행정 분야에서 봉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아 신중하게 고민해볼 생각입니다.” 그는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든 그를 만들고 성장시킨 ‘김근태 정신’을 잊지 않고 그에 걸맞은 길을 계속 걸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김 대표의원은 자신의 ‘정치적 아버지’인 고 김근태 의원으로부터 1998년 도봉구의원 출마를 권유받았다. 두 번을 사양하다 출마 권유를 받아들인 그 선거에서 그는 젊음을 상징하는 인물로 인식되면서 도봉구민들의 선택을 받았다. 만 27살의 나이였다. 그러나 그가 당시 맞닥뜨린 상황은 너무 험난했다. “지방의원으로서 상임위별 전문지식도 있어야 하고 행정에 대해서도 전반적인 것을 알아야 하는데…. 인터넷도 잘 안 되는 시절이었고, 관련 책도 없고, 지방의회 경험을 강의해주는 사람도 없었지요.” 그는 닥치는 대로 자료를 모아서 읽는 등 최선을 다해 상황을 돌파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그에게는 ‘김근태 정신’이라는 푯대가 있었다. ‘사람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깨끗함을 강조한’ 그 푯대를 기둥 삼아 꾸준히 공부하며 나아간 것이 평가됐는지, 그는 제4대 도봉구의회 전반기에 구의회 의장을 맡게 됐다. 김 대표의원은 제4대 후반기 다시 평의원으로 돌아온 뒤 초선의원 때부터 공부하고 경험한 자료를 모아 2005년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첫 강의 요청은 3선 기초의원 시절이던 2008년에 받았습니다. 지방의회를 견제·감시하는 ‘시흥의제21’이라는 시민단체였습니다. 제 자료가 초선의원뿐만 아니라 지방의회를 감시하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뒤 김 대표의원을 찾는 강의 요청이 점점 늘어나는가 싶더니, 그는 어느새 ‘지방의원들의 전국적 스타 강사’가 됐다. “강의 요청자의 99%가 지방의원이에요. 저는 요청받은 의회에 갈 때마다 그곳 회의록이나 예산서, 결산서, 재정공시 등을 다 찾아보고 갑니다. 또한 관련 조례나 현안 사업 등까지 살펴보느라 강의 준비에만 꼬박 일주일 정도 걸립니다.” 그런 꼼꼼함이 통했을까? 그는 의회 회기를 피해서 했는데도, 지난 10여년 동안 주로 지방의회 대상으로 200여회의 강의를 했다. 강의 대상 의회는 전국적이지만 특히 경상도나 부산, 대구 등 다른 정치적 성향이 다수당을 차지하는 지방의회도 많았다. 처음엔 민주당 의원에게 강의를 듣는다는 것을 마뜩잖아하다가도 한번 강의를 들으면 “정말 도움이 됐다”며 다시 강의 의뢰를 해오기도 한단다. 그사이 보드판에 적어가면서 하던 강의가 파워포인트(PPT) 파일로 세련되게 바뀌었다. 강의 제목도 ‘나도 베스트 지방의원’이라는 이름으로 수렴돼갔다. ‘자료 요구가 반이다’ ‘예산이 곧 로마다’ 등 <지방의원의 길>의 중심 내용이 바로 이 강의들에서 숙성된 것들이다. “지방의원은 한 사람 한 사람이 개별 기관입니다. 보좌관도 없이 혼자이기는 하지만, 아니 그래서 더욱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견제·감시하려면 스스로 자료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자료 요구는 정말 의정활동의 심장입니다.” 김 대표의원은 또 “예산서를 잘 봐야 집행부의 모든 사업을 통제할 수 있다”며 지방의원들이 예산 보는 법에 빨리 익숙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가 강조하는 능력은 ‘지방의원의 길’을 걷는 이뿐 아니라 ‘지방의원들을 잘 감시하려는’ 사람들에게도 꼭 필요한 것이다. <지방의회의 길>이 12월 초 5일 이상 인터넷 교보문고 정치사회분야 베스트셀러 1위, 종합에서 2위를 차지한 것이 그 증거다. 김 대표의원은 “지방의회 감시를 위한 시민모임에서도 책을 많이 구입한다는 소문”이라며 “이 또한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지방의원과 시민들의 관심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지방의회가 좀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김 대표의원은 11월25일 <지방의원의 길> 출판기념회에서 억울한 오해도 받았다고 한다. 내년 총선 출마용으로 이 책을 펴낸 것 아니냐는 일부의 시선이었다. “지방의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강조해온 제가 임기 중 의회를 떠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런 소문은 지방자치에 부정적 시각을 가진 이들의 음해에 가까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내년 6월까지인 민주당 대표의원 임기를 성실히 마치고, 그 뒤에는 또다시 초선의원 등을 위한 강의 등 지방의회 발전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그럼 제10대 서울시의원 임기를 마친 뒤에는? “6선 지방의원으로서 이제 후배에게 길을 터준다는 차원에서 더 이상 광역의원 출마는 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다만 행정을 감시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로 지방행정 분야에서 봉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아 신중하게 고민해볼 생각입니다.” 그는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든 그를 만들고 성장시킨 ‘김근태 정신’을 잊지 않고 그에 걸맞은 길을 계속 걸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