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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8월 비치클린 캠페인 ‘씨낵’을 운영한 김지은 환경재단 피디가 지난 16일 중구 을지로 환경재단 회의실에서 캠페인 포스터를 보며 설명하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입사 2년차, 첫 주관 비치클린 캠페인
더 많이 참여하게 게임하듯 재미 더해
입소문 덕에 8회 2천여 명 700㎏ 수거
“생활 속 쓰레기 덜 버리는 습관 중요”
“직접 주워보니 바다 쓰레기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는 걸 느꼈다고들 했어요.”
지난 16일 중구 을지로 환경재단에서 만난 김지은(27) 피디(PD)가 ‘씨낵’ 참여자들의 반응을 전했다. 씨낵은 바다(Sea)와 과자(Snack)의 합성어로 쓰레기를 주워 오면 과자로 바꿔주는 ‘비치클린 캠페인’이다. 환경재단이 롯데백화점, 한국관광공사의 후원을 받아 심각해지는 해양 쓰레기 문제를 알리고, 휴가철 늘어나는 바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올해 처음 진행했다.
씨낵 캠페인은 지난 7~8월 양양·강릉 등 동해안 해수욕장 4곳(서피비치, 경포, 주문진, 속초)에서 8회 열렸다. 해변 청소 도구와 과자를 실은 씨낵 트럭이 주말에 현장을 차례로 찾았다. 해변에서 쓰레기를 주워 가져오면 무게를 잰 뒤 참여자가 들고 온 다회용기에 고래, 오징어, 꽃게 등 모양의 과자를 담아줬다. 김 피디는 “바다 쓰레기 문제는 일상에서 접하지 못해 심각성을 잘 느끼지 못한다”며 “캠페인에 참여해 직접 경험하면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게 하는 효과를 기대했다”고 말했다. 캠페인은 ‘기대 이상의 성공’이었다고 김 피디는 평가했다. 목표치의 2배를 훌쩍 넘긴 2천여 명이 참여했고 담배꽁초, 일회용 플라스틱, 폭죽 잔해물 등 주운 쓰레기는 709㎏에 이르렀다. 대부분이 무게가 적게 나가는 쓰레기인 걸 고려하면 적잖은 양이다. 김 피디는 “인스타그램은 물론 리트위트 2만, 미디어 기사 100여 회 등 반응이 뜨거웠다”며 “참여자를 통한 자발적 홍보가 많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인증샷에 이용방법을 자세하게 알려준 점도 참여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지자체, 공공기관, 공익재단, 시민단체 등 20여 곳에서 캠페인을 같이 하자는 제안을 해왔다. 이번 캠페인은 입사 2년 차인 김 피디가 처음으로 주관한 프로젝트였다. 대학에서 언론영상학을 전공한 그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직업을 갖고 싶어 환경재단에 입사했다. 커뮤니케이션센터에서 디지털·영상 캠페인 홍보, 콘텐츠 제작 등을 해왔다. 지난 2월 사무처장이 비치클린 캠페인을 젊은 감각으로 추진해보라며 그에게 프로젝트매니저(PM) 역할을 맡겼다. 거의 한 달 내내 야근했지만 힘들지 않았다. “걱정도 되고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재밌게 해보자는 마음으로 즐겁게 준비했다”고 했다. 캠페인 기획 때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게 게임 하듯 재미를 더하려 애썼다. 김 피디는 “쓰레기를 주워 오면 과자를 받는 보상이 주어지는 등 좋은 일을 하면서도 재미를 찾을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에메랄드빛 바다색으로 래핑한 트럭에 과자 상점을 차리고 바다생물 모양의 과자를 진열해, 참여자가 인증샷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릴 수 있었다. 쓰레기 무게에 따라 기본 50g에서 최대 200g까지 과자를 받았다. 회차마다 최고 무게 쓰레기를 주워온 참여자에게 친환경 제품을 선물하는 이벤트도 곁들였다. 캠페인에서 어린아이들과 부모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엠제트(MZ)세대가 많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70% 정도가 30~40대 부모와 어린 자녀들이었다. 아이들은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물놀이 틈틈이 열심히 쓰레기를 주워오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김 피디는 “어른들이 무심코 버린 쓰레기를 아이들이 열심히 줍는 모습을 보며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마저 들었다”고 했다. 한 아이가 부모에게 “이렇게 쓰레기를 주워야 내년에도 깨끗한 해변에서 놀 수 있다”고 말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캠페인을 하면서 또 다른 쓰레기가 생기지 않도록 세심하게 챙겼다. 쓰레기를 담는 가방은 친환경 소재인 타이벡으로 만들었고, 사용 뒤 깨끗이 씻어 재활용했다. 과자는 비닐이 덜 나오게 대용량을 사 썼고, 참여자가 갖고 온 용기에 담아줬다. 용기가 없으면 종이봉투에 넣어줬다. 김 피디는 “전기 트럭과 친환경 래핑 방법을 찾지 못해 아쉬웠는데, 내년 캠페인에선 좀 더 친환경적으로 진행했으면 한다”고 했다. 환경재단에서 일하면서 그는 생활습관을 완전히 바꿨다고 한다. 김 피디는 “이전에 편한 것 중심으로 살았는데, 이제는 좀 불편하더라도 환경친화적 생활 실천을 하려 노력한다”고 했다. 텀블러와 에코백 사용은 기본이고, 옷은 중고장터에서 사며 샴푸 등은 제로 웨이스트 제품을 쓴다. 김 피디는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시대에 오래 쓰는 습관을 기르는 캠페인을 해보고 싶다고 한다. 그는 “환경을 생각하는 게 이타적 마음의 시작이라는 것을 깨닫는 사람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며 “환경을 지키는 선한 행동을 하려는 사람들이 지치지 않게 서로 의지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환경재단은 이 밖에도 올해 도심 정화를 위한 ‘서울쓰담’ 캠페인을 펼쳐 한강 쓰레기 줍기 등 도심에서 쓰레기 줄이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김 피디는 무엇보다 일상생활 쓰레기 줄이기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다 쓰레기의 약 70%가 육지에서부터 흘러 들어오기에, 집 주변에서부터 쓰레기 줍기를 생활화하고 쓰레기를 덜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이 깨끗해져야 바다도 깨끗해지기에 도심 정화 활동에 더 많은 시민이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씨낵 캠페인은 지난 7~8월 양양·강릉 등 동해안 해수욕장 4곳(서피비치, 경포, 주문진, 속초)에서 8회 열렸다. 해변 청소 도구와 과자를 실은 씨낵 트럭이 주말에 현장을 차례로 찾았다. 해변에서 쓰레기를 주워 가져오면 무게를 잰 뒤 참여자가 들고 온 다회용기에 고래, 오징어, 꽃게 등 모양의 과자를 담아줬다. 김 피디는 “바다 쓰레기 문제는 일상에서 접하지 못해 심각성을 잘 느끼지 못한다”며 “캠페인에 참여해 직접 경험하면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게 하는 효과를 기대했다”고 말했다. 캠페인은 ‘기대 이상의 성공’이었다고 김 피디는 평가했다. 목표치의 2배를 훌쩍 넘긴 2천여 명이 참여했고 담배꽁초, 일회용 플라스틱, 폭죽 잔해물 등 주운 쓰레기는 709㎏에 이르렀다. 대부분이 무게가 적게 나가는 쓰레기인 걸 고려하면 적잖은 양이다. 김 피디는 “인스타그램은 물론 리트위트 2만, 미디어 기사 100여 회 등 반응이 뜨거웠다”며 “참여자를 통한 자발적 홍보가 많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인증샷에 이용방법을 자세하게 알려준 점도 참여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지자체, 공공기관, 공익재단, 시민단체 등 20여 곳에서 캠페인을 같이 하자는 제안을 해왔다. 이번 캠페인은 입사 2년 차인 김 피디가 처음으로 주관한 프로젝트였다. 대학에서 언론영상학을 전공한 그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직업을 갖고 싶어 환경재단에 입사했다. 커뮤니케이션센터에서 디지털·영상 캠페인 홍보, 콘텐츠 제작 등을 해왔다. 지난 2월 사무처장이 비치클린 캠페인을 젊은 감각으로 추진해보라며 그에게 프로젝트매니저(PM) 역할을 맡겼다. 거의 한 달 내내 야근했지만 힘들지 않았다. “걱정도 되고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재밌게 해보자는 마음으로 즐겁게 준비했다”고 했다. 캠페인 기획 때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게 게임 하듯 재미를 더하려 애썼다. 김 피디는 “쓰레기를 주워 오면 과자를 받는 보상이 주어지는 등 좋은 일을 하면서도 재미를 찾을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에메랄드빛 바다색으로 래핑한 트럭에 과자 상점을 차리고 바다생물 모양의 과자를 진열해, 참여자가 인증샷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릴 수 있었다. 쓰레기 무게에 따라 기본 50g에서 최대 200g까지 과자를 받았다. 회차마다 최고 무게 쓰레기를 주워온 참여자에게 친환경 제품을 선물하는 이벤트도 곁들였다. 캠페인에서 어린아이들과 부모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엠제트(MZ)세대가 많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70% 정도가 30~40대 부모와 어린 자녀들이었다. 아이들은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물놀이 틈틈이 열심히 쓰레기를 주워오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김 피디는 “어른들이 무심코 버린 쓰레기를 아이들이 열심히 줍는 모습을 보며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마저 들었다”고 했다. 한 아이가 부모에게 “이렇게 쓰레기를 주워야 내년에도 깨끗한 해변에서 놀 수 있다”고 말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캠페인을 하면서 또 다른 쓰레기가 생기지 않도록 세심하게 챙겼다. 쓰레기를 담는 가방은 친환경 소재인 타이벡으로 만들었고, 사용 뒤 깨끗이 씻어 재활용했다. 과자는 비닐이 덜 나오게 대용량을 사 썼고, 참여자가 갖고 온 용기에 담아줬다. 용기가 없으면 종이봉투에 넣어줬다. 김 피디는 “전기 트럭과 친환경 래핑 방법을 찾지 못해 아쉬웠는데, 내년 캠페인에선 좀 더 친환경적으로 진행했으면 한다”고 했다. 환경재단에서 일하면서 그는 생활습관을 완전히 바꿨다고 한다. 김 피디는 “이전에 편한 것 중심으로 살았는데, 이제는 좀 불편하더라도 환경친화적 생활 실천을 하려 노력한다”고 했다. 텀블러와 에코백 사용은 기본이고, 옷은 중고장터에서 사며 샴푸 등은 제로 웨이스트 제품을 쓴다. 김 피디는 쉽게 사고 쉽게 버리는 시대에 오래 쓰는 습관을 기르는 캠페인을 해보고 싶다고 한다. 그는 “환경을 생각하는 게 이타적 마음의 시작이라는 것을 깨닫는 사람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며 “환경을 지키는 선한 행동을 하려는 사람들이 지치지 않게 서로 의지해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환경재단은 이 밖에도 올해 도심 정화를 위한 ‘서울쓰담’ 캠페인을 펼쳐 한강 쓰레기 줍기 등 도심에서 쓰레기 줄이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김 피디는 무엇보다 일상생활 쓰레기 줄이기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다 쓰레기의 약 70%가 육지에서부터 흘러 들어오기에, 집 주변에서부터 쓰레기 줍기를 생활화하고 쓰레기를 덜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이 깨끗해져야 바다도 깨끗해지기에 도심 정화 활동에 더 많은 시민이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