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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성동구 제공
지난 9월 한 달 동안 성동구 응봉초 4, 5학년 교실에서는 특별한 수업이 진행됐다. 성동구가 어린이 통학로 안전문제 해결을 위해 고안한 ‘메타버스로 만드는 안전통학로 리빙랩’ 수업이다. 구는 초등생이 좋아하는 메타버스 게임 ‘로블록스’에 집에서 학교에 가는 게임(스위트 홈, 세이프 스쿨)을 만들었다. 여기에 사회 교과에 나오는 사회문제 해결 내용을 반영해 만든 커리큘럼을 학교와 협의해 3차시 수업으로 진행했다.
“학교 앞 신호등 파란 신호가 짧아요.” “경사가 급한 곳이 많아요.” 메타버스에서 게임을 한 뒤 안전통학로 조성을 위한 리빙랩에서 아이들은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 직접 학교 주변 지도에 어느 지점이 위험한지, 어떤 해결방법을 실행하면 좋을지 스티커를 붙였다. “놀이터에 쓰레기가 많아요” “학교 근처 공원에 목줄 안 한 개가 오면 무서워요” 등의 의견도 있었다.
성동구는 리빙랩 수업에서 나온 어린이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3억1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통학로 개선을 추진한다. 예산은 디지털 공모사업으로 확보한 지원금에 구비를 더해 마련했다. 통학로에 반응형 키봇, 스마트 반사경, 지능형 전광판, 지능형 시시티브이(CCTV)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 설치물들은 메타버스 게임에 다시 반영해 아이들이 가상세계에서도 그 효과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구는 2018~2020년 3년에 거쳐 구내 21개 모든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1기 안전통학로 리빙랩을 진행했다. 학교마다 교직원, 학부모 단체뿐만 아니라 주변 상인 등 다양한 주민들이 참여하고, 교통 전문가와 관련 부서 공무원들이 모여 94건의 안전문제를 해결해 큰 호응을 얻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어린이 안전문제는 관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해주느냐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스마트 안전통학로 사업을 확대해 더 안전한 도시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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