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과아이들의 선한 영향력이 돌고 돌죠”

인터뷰 | 최성호 ‘마을과아이들’ 대표

등록 : 2022-12-08 15:26 수정 : 2022-12-0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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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구 망우동 중화초 교사인 최성호 마을과아이들 대표. 2012년 인근 동원초 교사로 재직하면서 망우동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마을공동체의 필요성을 느낀 최 대표는 2016년 동료 교사, 망우동 주민들과 함께 마을과아이들을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마을과아이들’이 망우동에서 한 다양한 활동이 인정받은 것 같아 너무 기쁩니다.”

중랑구 망우동 마을공동체 마을과아이들을 이끄는 최성호(56) 대표는 행복둥지 이야기 공모전 대상 후보로 선정된 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최 대표는 11월30일 “망우동은 특이하게 동 안에 초·중·고가 11개나 있다”며 “마을공동체의 필요성을 느낀 주민들과 초·중·고 교사들이 모여 마을과아이들을 만들었다”고 했다.

마을과아이들은 회원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모임에서 관계를 맺어 교류의 폭을 넓히고 지역과 연계해 망우동의 안전망을 만들어가고 관계의 질을 넓혀가는 공동체이다. “특정 목적이나 같은 세대끼리 모이는 게 아니라 모든 연령층이 모이죠.” 최 대표는 “청소년, 청년, 외국인, 어르신 등 대상을 특정하는 마을공동체가 많지만 우리는 아이, 성인, 학생, 어르신 등 마을 구성원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공동체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마을테드(TED)’ 프로그램은 단순히 어른이나 지식이 더 있는 사람이 강연하는 게 아니라 어린이, 중고등학생, 이웃 등 다양한 사람들이 강사로 나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나눈다.

“송곡여중 폐지, 마을과아이들이 함께 막았죠.” 지난 8월 송곡학원이 학생, 교직원, 학부모 등의 의견 수렴도 없이 폐교를 추진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송곡여중 학생이 마을테드 강사로 나서 폐교 반대 목소리를 내며 송곡학원 이사회가 독단적으로 결정한 송곡여중 폐교를 공론화했다. 학생과 교직원, 지역주민과 지역 단체의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송곡학원은 지난 11월 송곡여중 폐교 계획을 포기했다.

“공공과 협력하면서도 긴장 관계를 유지해 균형을 맞추려 하죠.” 마을과아이들은 회원 150여 명의 회비로 운영된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금 없이도 지속 가능한 모임을 추구한다. 최 대표는 “정부나 지자체에 너무 크게 의존해 단체가 치명적인 영향을 받거나 존립이 결정되는 상황은 없어야 한다”며 “재정 자립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마을과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사는 마을,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망우동에 있는 초중고와 협력해 공간과 프로그램을 공유한다.


“김장이나 반찬을 만들어 독거 어르신을 만나는 활동을 해오고 있는데, 올해 어린이 모임 활동에서 남은 예산으로 독거 어르신들에게 담요를 사서 편지와 함께 전달했습니다.” 마을과아이들은 어린이들과 노인이 서로 관계를 맺고 있다. 최 대표는 “어린이들은 예산을 잘 쓰는 방법을 스스로 결정해 집행하고, 어르신들은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뜻깊은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선한 영향력이 순환하고 있습니다.” 마을과아이들은 연말이면 작은 선물을 하면서 지역 사회 소상공인들과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올해 소상공인들은 마을과아이들이 개최하는 지역축제에 후원금을 보태기도 했다.

“행복둥지 공모전 상금이 따뜻한 연말 선물이 되면 좋겠다.” 최 대표는 “공간 유지를 위해 상승한 월세 비용을 충당하고 내년 마을축제 예산도 조금 확보하고 싶다”며 “지역 학생들 장학금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좋아했다.

이충신 선임기자 cslee@hani.co.kr

사진 마을과아이들 제공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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