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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애 뽀빠이스쿨 대표(왼쪽)와 구자영 본부장이 지난 20일 서울의 한 노인종합복지관에서 어르신들을 대상
으로 1시간짜리 ‘음악을 활용한 인지건강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 3대 음악교수법’을 바탕으로 만든
프로그램은 재미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인지능력적 요소와 신체운동적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다.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유아 음악교육 분야서 30년 활동 경력
‘시니어 인지음악 프로’ 개발 뒤 책 출간
3대 음악교습법 바탕…‘인지·신체 개선’
“강사 양성 위한 민간 자격증 제도” 추진
“이렇게 즐거우면 나이 들었지만 살맛이 나요.”(81살 박금덕 어르신)
“노래하면서 박수 치니까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요.”(85살 김옥룡 어르신)
“다시 유치원생이 된 것 같아 신나고 즐거워요.”(88살 문경희 어르신)
지난 20일 서울의 한 노인종합복지관에서 만난 어르신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세 분을 포함해 이날 어르신 16명은 ‘시니어 인지음악 전문단체’인 뽀빠이스쿨(대표 이상애)이 진행하는 1시간짜리 ‘음악을 활용한 인지건강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오전 11시부터 진행된 프로그램은 대중가요와 동요·왈츠 등을 활용해 노인의 인지능력과 체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내용으로 빼곡했다. 순서마다 재미도 빠지지 않았다. 우선 ‘도토리’ ‘민들레’ ‘채송화’ ‘딸기’ ‘나비’ 등 닉네임을 정한 어르신들이 ‘인사송’과 함께 서로 밝게 인사를 건네면서 프로그램은 시작됐다. 이어 가수 김세환의 ‘사랑하는 마음’이 흘러나왔다. 어르신들은 진행을 맡은 이상애(56) 대표의 손가락을 주시했다. 손가락 개수가 변할 때마다 어르신들은 손뼉을 치거나 무릎을 치는 등 다른 동작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어서 왈츠곡이 흘러나오자 어르신들은 구자영(45) 뽀빠이스쿨 본부장의 도움을 받아 둘씩 짝을 지은 뒤 ‘봄바람 일으키기’ ‘터널 통과하기’ 등 다양한 활동을 연출해냈다. 어르신들이 그렇게 ‘소녀처럼 웃는 동안’ 1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 이 대표는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지만, 사실 그 웃음 속에서 어르신들이 엄청난 인지활동과 신체운동을 함께 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떻게 음악의 리듬 속에 ‘즐거움과 치유의 코드’를 가득 담을 수 있었을까? 이는 무엇보다 이 대표와 구 본부장이 오랫동안 음악치료 활동을 해온 전문가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 대표는 30년 이상 음악교육에 힘써왔다. 피아노를 전공한 이 대표는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는 일로 시작했다. 하지만 피아노 배우는 데 흥미가 없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들이 좀더 흥미를 가지고 음악을 배우게 할 수는 없을까’를 고민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세계 3대 음악교수법’을 차례로 배웠다. 1999년 숙명여대에서 진행한 ‘유리드믹스 전공’을 이수한 데 이어, 가톨릭대에서 ‘오르프슐베르크 과정’을 마치고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오르페오 음악박물관 신재현 관장이 운영하는 초담예교에서 ‘코다이 교수법’을 배웠다. “스위스에서 만들어진 유리드믹스와 독일에서 출발한 오르프슐베르크, 그리고 헝가리 음악가 졸탄 코다이(1882~1967)가 창안한 코다이 교수법은 각기 독특한 음악 교수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음악 교습을 좀더 효과적으로 해보겠다는 욕심이 세 가지 음악교수법을 모두 익히게 한 동력인 것 같습니다.” 이 대표는 이런 학습 등을 바탕으로 2010년 동료와 함께 세븐큐뮤직을 창립해 현재 부대표를 맡고 있다. 세븐큐뮤직은 ‘노래로 좋은 성품을 육성하자’는 취지로 다양한 유아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강사를 육성하는 곳이다. 이 대표와 구 본부장의 인연은, 구 본부장이 2010년 세븐큐뮤직에서 강사 자격을 획득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구 본부장은 “2003년생과 2007년생 두 아이를 잘 키우려는 마음에 음악 공부를 시작했다”며 “이에 따라 세븐큐를 접했는데, 거기서 이 대표를 만나면서 강사교육까지 받게 됐다”고 말한다. 이렇게 유아 음악교육에 힘쓰던 두 사람에게 2019년 큰 전환의 계기가 찾아왔다. 유아 음악교육에서 익힌 것을 바탕으로 시니어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이 대표는 “각 자치구의 데이케어센터를 비롯해 어르신들이 모여서 함께 지내는 시설은 빠르게 늘어나는데 제대로 된 ‘시니어 인지음악 프로그램’은 눈에 띄지 않았다”며 “세계 3대 음악교수법을 바탕으로 시니어 프로그램을 만들면 좋은 성과를 낼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3대 음악교수법이 모두 몸 사용을 중요시해 특히 어르신에게 필요한 인지능력적 요소와 신체운동적 요소를 모두 갖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구 본부장도 음악치료를 좀더 전문적으로 익히기 위해 같은 해 명지대 통합치료대학원 ‘음악치료 석사과정’에 들어갔다. 구 본부장은 “석사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80살이 넘으신 친정 부모님에게 시연해보면서 시니어 음악치료의 필요성과 효과성을 체험했다”고 말한다. 지난해 이 대표는 시니어 인지음악 프로그램을 완성한 뒤 이를 바탕으로 <인지건강 워크북>(올리브출판사 펴냄)을 출간했다. 구 본부장은 석사 학위를 받으며 음악치료사가 됐다. 두 사람은 이런 과정을 거친 뒤 올해 초 뽀빠이스쿨을 설립했다. 뽀빠이스쿨은 앞으로 크게 늘어날 시니어 인지음악 프로그램 시장에서 활동할 강사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프로그램을 더욱 발전시켜 ‘시니어 인지음악 강사 민간 자격증 제도’도 만들 계획이다. 두 사람의 첫 번째 활동으로 5월29일 ‘실버학교 지도자 세미나’를 개최하고 조만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팀’에 공모할 계획이다. ‘유아에서 어르신까지 음악으로 행복한 사회’를 꿈꾸는 두 사람의 활약이 기대된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지난 20일 서울의 한 노인종합복지관에서 만난 어르신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세 분을 포함해 이날 어르신 16명은 ‘시니어 인지음악 전문단체’인 뽀빠이스쿨(대표 이상애)이 진행하는 1시간짜리 ‘음악을 활용한 인지건강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오전 11시부터 진행된 프로그램은 대중가요와 동요·왈츠 등을 활용해 노인의 인지능력과 체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내용으로 빼곡했다. 순서마다 재미도 빠지지 않았다. 우선 ‘도토리’ ‘민들레’ ‘채송화’ ‘딸기’ ‘나비’ 등 닉네임을 정한 어르신들이 ‘인사송’과 함께 서로 밝게 인사를 건네면서 프로그램은 시작됐다. 이어 가수 김세환의 ‘사랑하는 마음’이 흘러나왔다. 어르신들은 진행을 맡은 이상애(56) 대표의 손가락을 주시했다. 손가락 개수가 변할 때마다 어르신들은 손뼉을 치거나 무릎을 치는 등 다른 동작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어서 왈츠곡이 흘러나오자 어르신들은 구자영(45) 뽀빠이스쿨 본부장의 도움을 받아 둘씩 짝을 지은 뒤 ‘봄바람 일으키기’ ‘터널 통과하기’ 등 다양한 활동을 연출해냈다. 어르신들이 그렇게 ‘소녀처럼 웃는 동안’ 1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 이 대표는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지만, 사실 그 웃음 속에서 어르신들이 엄청난 인지활동과 신체운동을 함께 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떻게 음악의 리듬 속에 ‘즐거움과 치유의 코드’를 가득 담을 수 있었을까? 이는 무엇보다 이 대표와 구 본부장이 오랫동안 음악치료 활동을 해온 전문가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 대표는 30년 이상 음악교육에 힘써왔다. 피아노를 전공한 이 대표는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는 일로 시작했다. 하지만 피아노 배우는 데 흥미가 없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들이 좀더 흥미를 가지고 음악을 배우게 할 수는 없을까’를 고민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세계 3대 음악교수법’을 차례로 배웠다. 1999년 숙명여대에서 진행한 ‘유리드믹스 전공’을 이수한 데 이어, 가톨릭대에서 ‘오르프슐베르크 과정’을 마치고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오르페오 음악박물관 신재현 관장이 운영하는 초담예교에서 ‘코다이 교수법’을 배웠다. “스위스에서 만들어진 유리드믹스와 독일에서 출발한 오르프슐베르크, 그리고 헝가리 음악가 졸탄 코다이(1882~1967)가 창안한 코다이 교수법은 각기 독특한 음악 교수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음악 교습을 좀더 효과적으로 해보겠다는 욕심이 세 가지 음악교수법을 모두 익히게 한 동력인 것 같습니다.” 이 대표는 이런 학습 등을 바탕으로 2010년 동료와 함께 세븐큐뮤직을 창립해 현재 부대표를 맡고 있다. 세븐큐뮤직은 ‘노래로 좋은 성품을 육성하자’는 취지로 다양한 유아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강사를 육성하는 곳이다. 이 대표와 구 본부장의 인연은, 구 본부장이 2010년 세븐큐뮤직에서 강사 자격을 획득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구 본부장은 “2003년생과 2007년생 두 아이를 잘 키우려는 마음에 음악 공부를 시작했다”며 “이에 따라 세븐큐를 접했는데, 거기서 이 대표를 만나면서 강사교육까지 받게 됐다”고 말한다. 이렇게 유아 음악교육에 힘쓰던 두 사람에게 2019년 큰 전환의 계기가 찾아왔다. 유아 음악교육에서 익힌 것을 바탕으로 시니어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이 대표는 “각 자치구의 데이케어센터를 비롯해 어르신들이 모여서 함께 지내는 시설은 빠르게 늘어나는데 제대로 된 ‘시니어 인지음악 프로그램’은 눈에 띄지 않았다”며 “세계 3대 음악교수법을 바탕으로 시니어 프로그램을 만들면 좋은 성과를 낼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3대 음악교수법이 모두 몸 사용을 중요시해 특히 어르신에게 필요한 인지능력적 요소와 신체운동적 요소를 모두 갖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구 본부장도 음악치료를 좀더 전문적으로 익히기 위해 같은 해 명지대 통합치료대학원 ‘음악치료 석사과정’에 들어갔다. 구 본부장은 “석사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80살이 넘으신 친정 부모님에게 시연해보면서 시니어 음악치료의 필요성과 효과성을 체험했다”고 말한다. 지난해 이 대표는 시니어 인지음악 프로그램을 완성한 뒤 이를 바탕으로 <인지건강 워크북>(올리브출판사 펴냄)을 출간했다. 구 본부장은 석사 학위를 받으며 음악치료사가 됐다. 두 사람은 이런 과정을 거친 뒤 올해 초 뽀빠이스쿨을 설립했다. 뽀빠이스쿨은 앞으로 크게 늘어날 시니어 인지음악 프로그램 시장에서 활동할 강사를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프로그램을 더욱 발전시켜 ‘시니어 인지음악 강사 민간 자격증 제도’도 만들 계획이다. 두 사람의 첫 번째 활동으로 5월29일 ‘실버학교 지도자 세미나’를 개최하고 조만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팀’에 공모할 계획이다. ‘유아에서 어르신까지 음악으로 행복한 사회’를 꿈꾸는 두 사람의 활약이 기대된다. 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