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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3권 이상의 책을 읽어 서초구 다독왕 가족으로 뽑힌 어머니 김지현씨와 하선욱, 시욱, 창욱(왼쪽부터) 가족이 지난달 23일 구립 반포도서관에서 함께 책을 읽고 있다. 장철규 기자 chang21@hani.co.kr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구립 반포도서관 1층. 초등학교 5학년인 하선욱(10)양이 무대에 오르더니 주뼛주뼛 주머니에서 A4 용지 두 장짜리 수상 소감문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이렇게 수상할 줄 몰랐지만 진심으로 도서관의 중요성에 대해 더 많이 깨달을 수 있게 됐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은 책 중 가장 재밌게 읽은 책이 <나쁜 초콜릿>인데, 처음 도서관에서 빌릴 때 읽은 책입니다. 세계 공정무역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는 하루빨리 아프리카나 잘 못사는 나라들에서 힘든 노동을 하는 어린이들이 우리와 같은 생활을 하며, 평등하게 인권을 누리기를 바랐습니다.” 초등학생의 수상 소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야무지게 자신의 의사를 표시한 하양의 발표에 수상식장 여기저기에서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하양 가족(하양 어머니인 김지현씨와 하양의 두 남동생까지 4명)은 올 한 해 반포도서관에서 가장 많은 책을 빌려 읽은 다독왕 가족으로 선정됐다. 서초구는 올 1~10월 서초구 구립 도서관 2곳(반포도서관, 어린이도서관), 동 주민센터 안의 작은도서관 18곳 등 서초구 내 도서관을 이용한 구민 중 200권 이상을 빌려 읽은 스물여섯 가족을 ‘책 읽는 가족’으로 선정해 인증패를 전달했는데, 하양 가족은 그중에서도 으뜸이었다. ‘책 읽는 가족’ 인증과 시상은 올해가 두 번째로, 3대 이상의 대가족, 다문화 가정, 다자녀 가정 등 다양한 구성의 가족들이 포함됐다. 이들 가족에게는 인증패와 함께, 1년간 1회 도서 대출 가능 권수를 3권에서 최대 7권으로 늘리는 혜택도 준다.
하양 가족 네 명은 지난 10개월간 900여 권의 책을 빌려, 하루 평균 3.5권(대출일 기준)을 읽었다고 서초구 쪽은 밝혔다. 하양 가족은 반포도서관에서 하루에 한 명당 한 권꼴로 읽은 셈이다.
하양은 수상자로 선정된 뒤 서초구청으로부터 수상 소감을 준비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말을 듣고 직접 소감문을 써왔다. 평소 일기를 쓰는 습관에다가 노트에 판타지 소설 쓰기를 즐기는 하양에게 소감문 작성은 큰 어려움은 아니었던 듯하다.
하양이 소감문을 작성하는 데 걸린 시간은 겨우 20분. 3년 전 집 앞에 생긴 반포도서관에 엄마와 함께 하루에 한 번씩은 꼭 들른다는 하양은 어떻게 그렇게 많은 책을 읽었느냐는 질문에 “책을 읽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답했다.
어머니 김지현씨는 “선욱이의 수상 소감을 듣고 우리 딸이지만 기특했다. 아무래도 독서 체험이 자기 생각을 가다듬고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며 대견해했다. 김씨는 하루에 두 번씩 집 앞 반포도서관에 들른다. 오전에는 혼자서, 방과 후에는 아이들과 함께 들러서 책을 빌리거나 돌려준다.
김씨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동화책을 읽어주고, 책으로 방 안을 가득 채우는 등 아이들에게 독서 습관을 들이기 위해 남다른 애를 썼다. “우리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서 필요한 사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그러려면 다양한 책을 읽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인데, 요즘 선욱이가 판타지 소설을 편독하는 것 같아 살짝 걱정되기도 합니다(웃음).” 김씨는 그러면서 반포도서관은 집 앞에 있어서 이용하기 편하기도 하고, 분기당 5권씩 희망도서를 신청하면 2008년 이후 출간된 책은 대부분 구매해줘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고 했다. 서초구는 적극적인 도서관 정책을 펴는 것으로 유명하다. 조은희 구청장은 이날 시상식에서 “한 달에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도 많은데, 가족 1인당 하루 한 권의 책을 읽는다니 정말 훌륭하고 대단하다”며 하양 가족을 격려했다. 조 구청장은 이어 “리더가 되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지식은 네이버에 물어보면 되지만, 지혜를 쌓으려면 독서를 해야 한다. 빌 게이츠가 ‘오늘의 날 있게 한 것은 동네의 작은도서관’이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지역사회에 뿌리내리는 도서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초구는 내년에 ‘작은도서관’ 2개의 규모를 키우고, 2018년 준공 예정인 서초3동 주민센터 안에 작은도서관 1개를 추가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자도서는 서초구의 또 다른 자랑거리이다. 2만5000권의 전자도서를 보유해 서울시 자치구 중 보유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동시에 7만5000명이 이용할 수 있는데, 해마다 13만 명 정도가 서초구 전자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김씨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동화책을 읽어주고, 책으로 방 안을 가득 채우는 등 아이들에게 독서 습관을 들이기 위해 남다른 애를 썼다. “우리 아이들이 사회에 나가서 필요한 사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그러려면 다양한 책을 읽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인데, 요즘 선욱이가 판타지 소설을 편독하는 것 같아 살짝 걱정되기도 합니다(웃음).” 김씨는 그러면서 반포도서관은 집 앞에 있어서 이용하기 편하기도 하고, 분기당 5권씩 희망도서를 신청하면 2008년 이후 출간된 책은 대부분 구매해줘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고 했다. 서초구는 적극적인 도서관 정책을 펴는 것으로 유명하다. 조은희 구청장은 이날 시상식에서 “한 달에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도 많은데, 가족 1인당 하루 한 권의 책을 읽는다니 정말 훌륭하고 대단하다”며 하양 가족을 격려했다. 조 구청장은 이어 “리더가 되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지식은 네이버에 물어보면 되지만, 지혜를 쌓으려면 독서를 해야 한다. 빌 게이츠가 ‘오늘의 날 있게 한 것은 동네의 작은도서관’이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지역사회에 뿌리내리는 도서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초구는 내년에 ‘작은도서관’ 2개의 규모를 키우고, 2018년 준공 예정인 서초3동 주민센터 안에 작은도서관 1개를 추가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자도서는 서초구의 또 다른 자랑거리이다. 2만5000권의 전자도서를 보유해 서울시 자치구 중 보유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동시에 7만5000명이 이용할 수 있는데, 해마다 13만 명 정도가 서초구 전자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