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공유
강동구 둔촌동 일자산 허브천문공원은 허브를 오감으로 즐길 수 있게 체험과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5일 허브 삽목 체험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직접 만든 초코민트 화분을 들고 공원 레몬벨가못 밭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일자산 배수지 위 조성, 2006년 개원
180여 종 허브를 오감으로 즐기도록
6~10월 체험·교육 프로그램 이어와
체험 회차 증원, 배움반은 수료증 줘
“허브 키우기가 어렵다고들 하는데, 특성을 알면 잘 키울 수 있어요.”
지난 5일 오전 강동구 둔촌동 일자산 허브천문공원 체험학습장에서 삽목(식물의 가지, 줄기, 잎 따위를 자르거나 꺾어 흙 속에 꽂아 뿌리 내리게 하는 꺾꽂이)으로 화분 만들기 수업이 열렸다. 진행자인 최옥자씨는 수강생들에게 자신감부터 불어넣어줬다. 최씨는 자원봉사자로 2007년부터 16년째 활동해왔고, 현재 회장직을 맡고 있다. 강동구에서 허브 강사 자격증도 받았다.
이날 수업에는 새벽까지 내린 장맛비 탓에 예약자의 절반만 출석했다. 초등생 아이와 엄마가 같이 온 두 팀, 그리고 성인 네 명이 참석했다. 8명 모두 허브 꺾꽂이 체험은 처음이다. 강동구 밖 다른 지역에서 온 이들도 있었다. 서초구에 온 참여자 허수경씨는 “좋아하는 허브로 체험활동을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운 좋게 예약에 성공했다”며 “아침부터 멀리서 오느라 좀 힘들었지만, 허브를 키워 이웃과 나누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 즐겁다”고 했다.
서울의 대표적인 허브 군락지인 허브천문공원은 강동구와 하남시 경계에 있는 일자산 끝자락에 2006년 9월 들어섰다. 강동구가 상수도사업본부와 협력해 배수지 윗부분에 흙을 덮어 공원을 조성하고 하늘과 땅을 잇는 천문과 허브를 테마로 삼았다. 허브가 수돗물 소독 냄새를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도 테마 결정에 영향을 줬다고 한다. 공원 면적은 축구장 세 개를 합친 것보다 넓다. 2만5500㎡(7700여 평)에 유리온실, 관천대, 전망데크, 별자리 조명 등의 시설을 갖췄다. 허브 180여 종과 약용, 자생 식물 50여 종도 볼 수 있다. 허브마다 잎과 줄기 모습을 찍어 팻말 안에 담아뒀다. 학명과 원산지, 특징뿐 아니라 향기와 효과, 활용에 관한 얘기도 함께 실어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도와준다. 올해는 ‘유일 자생종’이며 멸종위기에서 복원된 노란 무궁화 ‘황근’의 아름다운 자태도 만날 수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허브 군락지인 허브천문공원은 강동구와 하남시 경계에 있는 일자산 끝자락에 2006년 9월 들어섰다. 강동구가 상수도사업본부와 협력해 배수지 윗부분에 흙을 덮어 공원을 조성하고 하늘과 땅을 잇는 천문과 허브를 테마로 삼았다. 허브가 수돗물 소독 냄새를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도 테마 결정에 영향을 줬다고 한다. 공원 면적은 축구장 세 개를 합친 것보다 넓다. 2만5500㎡(7700여 평)에 유리온실, 관천대, 전망데크, 별자리 조명 등의 시설을 갖췄다. 허브 180여 종과 약용, 자생 식물 50여 종도 볼 수 있다. 허브마다 잎과 줄기 모습을 찍어 팻말 안에 담아뒀다. 학명과 원산지, 특징뿐 아니라 향기와 효과, 활용에 관한 얘기도 함께 실어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도와준다. 올해는 ‘유일 자생종’이며 멸종위기에서 복원된 노란 무궁화 ‘황근’의 아름다운 자태도 만날 수 있다.
양서진양이 엄마와 함께 꺾꽂이한 초코민트를 화분에 심고 있다.
강동구는 개원 이듬해부터 해마다 6~10월 체험 프로그램을 이어왔다. 공원에서 자라는 허브를 활용해 처음엔 꺾꽂이로 시작해 해충퇴치제 만들기 등으로 점점 넓혀왔다. 2016년부터는 교육지원과 예산을 활용해 심화 과정의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심혜은 생태여가팀 주무관은 “허브는 단지 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감으로 느껴야 제대로 즐길 수 있기에 체험과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해왔다”며 “허브를 키우고, 활용하며, 나누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했다.
교육 프로그램은 배움반과 테마반으로 나눠 운영한다. 배움반에서는 10회에 걸쳐 기초 이론과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워 수료증을 받는다. 테마반에서는 허브차 블렌딩, 허브 화장품과 통증완화겔 디아이와이(DIY, Do-It-Yourself) 시연 등 3회의 심화 체험을 한다.
체험 프로그램에서는 삽목(나만의 허브화분 만들기)과 허브제품 만들기(오감만족 허브체험)를 각각 해볼 수 있다. 이날 체험 수업에서는 초코민트 꺾꽂이를 했다. 김배식 공원기획팀 주무관이 삽목의 장단점과방법을 그림을 그려 가며 쉽게 알려줬다. 김주무관은 개원 때부터 근무하며 ‘허브 박사’로 불린다. 그는 “삽목은 난도가 있어 뿌리 내리기 쉬운 것부터 경험해보는 게 좋다”며 “민트부터 시작해 로즈메리, 세이지 등으로 난이도를 높여가면 된다”고 설명했다.
참여자들은 가위와 물이 든 종이컵을 들고 허브 밭으로 나갔다. 밭에는 메뚜기인지 방아깨비인지 몸통이 길쭉하고 머리 부분은 뾰족한 초록빛 곤충들이 여기저기 날아다녔다.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민트향을 맡으며 곤충도 보며 신기해했다. 김지함(7)양의 엄마는 “주위에서 많이 추천해서 왔는데 허브를 직접 만지고 향기도 맡으니 마음마저 맑아지는 것 같다”며 “아이도 도시에서 못 보던 곤충을 보고 허브도 만지며 자연 체험을 할 수 있어 좋아한다”고 했다.
참여자들이 만든 초코민트 화분들.
참여자들은 네 마디의 민트 줄기를 5개 꺾어 물컵에 담아 체험학습장으로 돌아왔다. 흙이 담긴 흰색 작은 화분을 받아 나무 젓가락으로 낸 구멍에 하나씩 심었다. 양서진(9)양도 엄마의 도움을 받아 하나하나 정성 들여 심고, 흰색 표찰에 허브 이름과 심은 날짜를 적어 흙 위에 꽂았다. 마지막으로 창가 쪽으로 옮겨 물을 듬뿍 줬다. 양양의 엄마는 “아이가 허브 심는 것을 처음 해봐 신기해하고 재밌어한다”고 전했다.
김 주무관은 강의실로 다시 모인 참여자들에게 집에서 어떻게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를 알려줬다. “허브는 유익을 주는 식물이라 말려서 차로 마셔도 되고 요리에 써도 된다”며 “여러분이 직접 키운 믿을 만한 허브이니 마음 놓고 다양한 용도로 활용해보라”고 김 주무관은 권했다.
체험 프로그램 신청은 회차마다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할 수 있다. 심혜은 주무관은 “올해는 모집 정원을 15명에서 20명으로 늘렸다”며 “구청으로 문의하면 취소 자리에 참석 기회를 주기도 한다”고 알려줬다.
허브천문공원에서는 자원봉사자도 모집한다. 허브 씨 뿌리기와 키우기, 종자 받아내기, 잡초 제거하기 등의 활동을 주로 한다. 3~6월, 9~11월 주 2회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활동한다. 현재 활동 중인 봉사자는 21명이다. 최옥자씨는 “초기에 150명에 이를 정도로 많았는데, 코로나19를 지나면서 많이 줄었다”며 “신규 회원을 적극적으로 모집할 계획이니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사진 정용일 선임기자 yongil@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