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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창완 사당2동 주민센터 마을계획단 담당 주무관(사진 맨 오른쪽)과 주민들이 지난달 23일 열린 마을계획단 사전 기획모임에서 지역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당 2동의 미덕은 큰 시장이 있다는 점이다. 동네 만남의 장소가 되는 등 시장의 가치가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다른 동네로 이사 가고 싶지 않다는 사람들이 많다. 다만 지붕 아케이드 설치·시장 주차장 확보 문제 등 좀 더 현대화할 필요는 있는 것 같다. ”
“장 바닥에 좌판이 너무 많이 깔려 보행을 방해하는 측면도 있다. 행정당국이나 상인자치회에서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 같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2동주민센터 맞은편의 한 카페. 30~60대 사당2동 주민 11명이 돌아가면서 동네에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를 놓고 각자 의견을 피력하는 가운데, 사당2동주민센터로 이어진 남성시장 정비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거론됐다.
사당2동 마을계획단 사전 기획모임 성격으로 열린 이날 회의는, 지난해 11월18일 마을계획단 발대식을 개최한 동답게 주민참여도가 매우 높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주민자치 역량 강화를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마을계획단 사업은 2015년 일부 구에서 1차 시행한 뒤 지난해 13개구 35개동에서 확대 실시 중이다.
추창완(33)사당2동주민센터 마을계획단 담당 주무관은 “이날 기획모임도 바로 전날 스마트폰 단톡방에 고지해서 이뤄진 일종의 번개모임이었는데, 고지를 받은 11명 모두 참여했다”고 주민들의 참여도를 높게 평가했다.
지난해 11월18일 발대식도 무대를 중심으로 의자를 그 둘레에 배치해 서로 평등하게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행사 마지막에 리본을 서로 잇는 퍼포먼스를 실시하는 등 기존의 관변 행사에서 볼 수 없는 이색적인 모습을 연출한 것도 “행사 준비하는 기획모임에서 나온 아이디어 90% 이상을 반영한 결과”라고 추 주무관은 말했다. 발대식에도 마을계획단 활동가 50명 등 120명이 참석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기획모임에서 거론된 의제는 남성시장의 정비문제 말고도 공유공간 확보, 마을 안전, 개체 수가 늘어난 길고양이 문제, 노상흡연 문제, 육아·생태·문화 문제, 보행권 등도 거론됐다. 추 주무관은 “거론된 의제는 분과회의에서 논의를 진전시킨 뒤 내년 4월 주민투표를 거쳐 마을계획 사업으로 최종 확정할 계획”이라며 “동주민센터는 플렛폼만 제공하고 의제 확정과 실행 등은 모두 주민 스스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센터를 통해서 실행 예산을 배분받고 부족한 것은 주민참여예산을 신청해서 메울 수도 있지만, 모든 의사 결정을 주민 스스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 관변단체와는 다른 점이라고 한다. 서울시는 마을계획단이 주민자치 역량 강화뿐 아니라 궁극적으론 직접민주주의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당2동이 마을계획단의 모범 사례로 꼽힌 데는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뿐 아니라 담당 주무관인 추창완씨의 노력과 헌신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7월 2년 전문계약직으로 뽑힌 추씨는 그전까지 종합사회복지관이나 장애인복지관에서 5년6개월간 상담업무 등을 해온 사회복지사 출신이다. “마을과 지역이라는 키워드에 혹해서 마을계획단 담당 공모에 응모하게 됐습니다. 복지관에서 사람 이야기를 주 업무로 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마을계획단 기획위원으로 열성적으로 참여 중인 정해현(39)씨는 “추 주무관은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참여자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잡아주는 능력이 있다”면서 “발대식까지만 해도 ‘이거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 아냐’ ‘마을계획단이 뭐지’ 하는 우려와 걱정이 없잖았는데, 사전에 차근차근 준비 교육을 해서 참여 수준을 높여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기초 지방자치단체에서 해오지 않은 일을 추진하면서 어려운 점이 없지 않은 듯하다. “우선 정치적인 목적을 띠고 기획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분들은 아예 배제라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마을계획단 자체에 대해 박원순 시장의 정치단체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는 현실이거든요.” 여기에다 주민들이 마을사업 의제를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하는 것 못지않게, 그것이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논의를 심화시키는 것이 자신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인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마을사업 전문가로서 주민 의견이 100% 반영되는 것은 조심스러운 대목이 있습니다. 특정인의 의견이 사안을 주도할 가능성도 있고요. 그리고 주민들 이익 위주가 되다 보면 주민 이기주의가 심화될 수도 있고요.” 글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사진 장수선 기자 grimlik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주민센터를 통해서 실행 예산을 배분받고 부족한 것은 주민참여예산을 신청해서 메울 수도 있지만, 모든 의사 결정을 주민 스스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 관변단체와는 다른 점이라고 한다. 서울시는 마을계획단이 주민자치 역량 강화뿐 아니라 궁극적으론 직접민주주의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당2동이 마을계획단의 모범 사례로 꼽힌 데는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뿐 아니라 담당 주무관인 추창완씨의 노력과 헌신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7월 2년 전문계약직으로 뽑힌 추씨는 그전까지 종합사회복지관이나 장애인복지관에서 5년6개월간 상담업무 등을 해온 사회복지사 출신이다. “마을과 지역이라는 키워드에 혹해서 마을계획단 담당 공모에 응모하게 됐습니다. 복지관에서 사람 이야기를 주 업무로 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마을계획단 기획위원으로 열성적으로 참여 중인 정해현(39)씨는 “추 주무관은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참여자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잡아주는 능력이 있다”면서 “발대식까지만 해도 ‘이거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 아냐’ ‘마을계획단이 뭐지’ 하는 우려와 걱정이 없잖았는데, 사전에 차근차근 준비 교육을 해서 참여 수준을 높여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기초 지방자치단체에서 해오지 않은 일을 추진하면서 어려운 점이 없지 않은 듯하다. “우선 정치적인 목적을 띠고 기획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분들은 아예 배제라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마을계획단 자체에 대해 박원순 시장의 정치단체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있는 현실이거든요.” 여기에다 주민들이 마을사업 의제를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하는 것 못지않게, 그것이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논의를 심화시키는 것이 자신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인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마을사업 전문가로서 주민 의견이 100% 반영되는 것은 조심스러운 대목이 있습니다. 특정인의 의견이 사안을 주도할 가능성도 있고요. 그리고 주민들 이익 위주가 되다 보면 주민 이기주의가 심화될 수도 있고요.” 글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사진 장수선 기자 grimlik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